4.13 총선, 나는 이렇게 분석한다


두 야당, ‘위기’는 심각하고 ‘기회’는 불안하다
김갑수 | 2016-04-18 16:05:42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4.13 총선, 나는 이렇게 분석한다- 두 야당, ‘위기’는 심각하고 ‘기회’는 불안하다

4.13 총선은 예상을 깨고 두 야당이 선전하여 새누리당을 위축시킨 성과를 낳았다. 사실 나 자신도 선거 일주일 전 예상에서 새누리당의 의석 수를 160석 이상으로 보는 착오를 저질렀다.
<출처:연합뉴스>
선거가 끝나자 나는 오랫동안 사색해 보았다. 도무지 예상과 달리 이런 결과가 도출된 원인을 짚어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세간의 선거 분석 글을 대부분 읽어 보았다. 하지만 어떤 선거 분석도 핵심을 놓치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했다.
대체로 언론이나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가 박근혜와 새누리를 심판한 것이라고 하면서, 그 직접적인 요인으로 새누리당의 공천 파행을 들었다. 또한 호남에서는 ‘호남홀대론’으로 문재인과 더민주를 심판한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납득이 되지 않았다. 심판 당해야 할 요인은 더민주에도 분명히 있었고, 공천 파행 역시 더민주와 국민의 당에도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호남인의 더민주 심판은 대략 이해가 되는데, 더민주의 비호남 전국 약진은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특히 더민주는 부산과 대구 등지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가시화했지 않은가?
이틀 이상 사색해 본 결과 최소한의 논리를 부여할 수 있는 총선 분석을 다음과 같이 할 수 있게 되었다.
1) 이번 총선은 항간의 평가처럼 새누리 심판이 강한 것은 아니었다.
2) 호남에서 문재인과 더민주를 거부하니까 비호남인, 특히 영남인이(출신 포함) 그 반작용으로 더민주에 대한 지지를 강화했다. 이것은 본질적으로 김영삼과 김대중이 격돌한 1992년 대선 정국에서 나타난 고도의 지역주의 현상과 흡사한 것이다.
3) 호남인의 국민의 당 선택은 결코 안철수를 최종 인정한 것은 아니다. 이것은 말을 바꾸면 안철수를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뜻도 되지만 여전히 가변적인 것은 사실이다. 다만 호남인이 문재인과 더민주를 거부한 것만은 틀림없다. 전자의 경우는 앞으로 안철수가 어떻게 처신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일단 한 번 거부된 문재인의 경우는 반전되기가 어렵다. 호남인은 안철수가 아니다 싶으면 다른 인물을 찾겠지만 문재인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은 적다.
4) 결과 더민주는 상수적 지지 기반이었던 호남을 상실한 셈이 된다. 대신 호남인에 대한 반발심으로 영남과 수도권에서 표를 얻었는데 이것은 안철수에 대한 호남인의 지지보다 훨씬 가변적이고 불안한 것이다.
5) 한국에서 상수적 지역 기반이 없는 정치세력은 소멸한다. 명분도 좋았고 재능 있는 정치인이 많았던 꼬마민주당, 국회 과반수를 장악했던 열린우리당이 몰락한 것도 상수적 지역 기반이 없었기 때문이다.
6) 1967년 이후 한국에서 성공한 정당은 모두 지역당이었다. 새누리당은 가장 큰 지역당일 따름이다. 한편 더민주는 부산에서 5석 획득으로 새누리의 지역 기반을 침탈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러므로 부산 등지에 더욱 몰입하여 이른바 PK의 지역 기반을 만들어낸다면 장수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향후 얼마 안 되어 몰락의 길을 걸을 가능성이 많다. 만약 만에 하나 더민주가 영남 지역기반을 차지한다면 새누리를 영구 퇴출시킬 수 있는 혁명적 변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7) 또한 국민의 당은 호남을 지역 기반으로 하여 탄생했기 때문에 일정 기간 존재감을 가지겠지만 확장성에 한계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획기적인 연대 또는 김대중만 한 대형 지도자의 출현 없이는 집권이 어렵다.
8) 그러므로 두 야당에 찾아든 기회는 불안한 것인 반면 위기는 심각한 것이며, 위기의 심도는 지역기반을 상실한 더민주가 더 심각하다.
9) 결국 새누리의 권토중래는 언제든지 가능하다. 이것은 20개월 후인 차기 대선에서 실현될 가능성이 높으며 늦어도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십중팔구 실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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