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총선넷 고발…총선 참패에 따른 정권차원의 분풀이?”


[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55]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이영광 기자  |  kwang3830@hanmail.net

이번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23석으로 원내 1당을 차지한 가운데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20대 총선시민네트워크’(이하 총선넷)이 발표한 낙선 대상자 35명 중 15명이 낙선했다. 특히 그중 ‘워스트 10’에서도 4명이 낙선해 4할의 낙선률을 보였다.
그러자 서울시 선관위는 지난 12일 총선넷이 20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온라인상에서 전국유권자를 상대로 최악의 후보, 최고의 정책 등을 투표로 선정·발표한 것과 오세훈 후보자 지역구 등 9곳 선거사무소 앞에서 ‘낙선투어’ 기자회견을 개최한 것이 선거법 위반이라며 검찰에 고발했다. 선관위의 고발 조치에 총선넷은 “유권자 단체에 대한 정치적 탄압”이라며 맞서고 있다.
선관위 고발과 아울러 총선에 대한 평가와 총선넷의 성과, 그리고 문제점을 짚어보고자 지난 26일 참여연대 사무실에서 총선넷 공동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한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을 만났다. 다음은 안 사무처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 ⓒ 이영광 기자
“20대 총선 결과 ‘여소야대’, 이명박근혜 정권에 대한 총체적 심판”
- ‘여소야대’라는 20대 총선결과에 대해 “박근혜 정권 심판”이라고 규정하셨던데.
“이번 선거에서 현상적으로는 새누리당이 참패했지만 누가 보기에도, 짧게는 박근혜 정부의 온갖 실정에 대한 아주 냉정한 중간평가와 심판이었고 길게는 이명박 정부까지 8년을 늘 오만하고 국민의 요구에 대해서는 화답하지 않는 등의 행태에 대한 총체적이고 종합적인 분노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심판으로 이어지면서 새누리당이 참패한 것이죠.
시민사회단체들이 파악한 밑바닥 민심은 박근혜 정권에 대한 실망이나 분노가 거센데 여론조사는 여당이 앞서는 것으로 나오니까 믿기지 않았어요. 그래도 저희가 확신을 못 하고 있었는데 실제 결과가 나온 것 보니 역시, 우리 국민들의 민심은 대단히 엄정하면서도 위대하죠.”
- 매 선거에서 야당은 정권 심판론을 주장했지만 안 먹혔어요. 그러나 이번엔 먹혔어요.
“모든 선거는 집권 세력에 대한 평가를 담고 있어요. 그런데, 때에 따라서는 집권세력이 야당보다 나아 보일 때나 야당보다 ‘좋은 작전’을 전개하는 경우는 예외가 될 때도 있겠지요. 예를 들면 이명박 정권 때 2012년 총선에서 야당은 자신들이 이긴다고 생각해 공천 과정에서 오만하고 자만했던 게 패배의 원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또 새누리당이 경제민주화와 복지 확대를 들고 나왔는데 그 부분에서도 밀렸고요. 즉 심판의 요소는 있는데 동시에 국민은 오만하고 자만하는 세력을 싫어해서 혼내준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경제위기나 안보 위기 속에서 2012년 보수 정부 4년 해 본 건데 그것으로는 평가하기 이르다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그러나 지금은 벌써 8년이잖아요. 8년 해보니까 안보나 경제는 잘할 것이라고 했던 보수 정부가 오히려 경제는 경제대로 무능하고 남북은 맨날 으르렁거리면서 아예 관리가 안 되는 것을 보면서, 저는 유예된 심판이 한꺼번에 이루어졌다고 평가합니다.”
“박근혜는 물론 ‘북풍’도 안 먹힌 선거…국민, 대안언론 등에서 진실 접해”
- 새누리당은 매번 선거 막판에 가면 읍소전략을 하는데 이번엔 양치기 소년이 된 느낌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중요한 특징 중 하나가 그동안 새누리당이 썼던 전략이나 ‘꼼수’들이 안 먹혔다는 거예요. 일단 북풍이 안 먹혔어요. 선거 마지막까지 종업원들이 탈북했다고 하고, 1년 전 귀순한 사람을 청와대가 나서서 공개했는데도 힘을 못 받았죠.
또 박근혜 대통령이 안 먹혔어요. 선거의 여왕이라고 불렸고 막판에도 빨간 옷 입고 격전지를 돌아다니는 등 노골적으로 선거에 개입한 거예요. ‘빨간 옷’을 입어서 문제라기보다는 새누리당 색깔의 옷을 입고 국회와 야당을 맹비난했었거든요. 이게 문제였는데, 이것 역시 안 먹혔죠.
그리고 새누리당은 항상 한 번만 살려달라고 큰절하는 등 읍소전략을 했잖아요. 하지만 이번에는 국민들껜 양치기 소년처럼 여겨졌거든요. 지난 8년 수없이 많은 기회를 줬는데 한 번도 국민의 기대에 화답하지 못해서 다 안 먹혔죠.
거기에 하나 더 이야기하면 최악의 언론 환경, 즉 수구적인 정부와 새누리당에 가장 유리한 언론 환경이었거든요. 방송 4사가 장악되고 종편이 편파를 일삼았는데도 그들이 얘기한 것처럼 야당을 심판한 게 아니라 오히려 여당을 심판한 것도 의미 있는데 그 배경엔 <GO발뉴스>나 <뉴스타파> 등의 대안 언론의 성장도 있고, 특히 요즘 우리 국민들이 팟캐스트를 많이 들으세요. TV나 라디오에서는 거짓말을 하고 편파 왜곡 보도를 일삼는데, 대안언론과 인터넷매체, 그리고 팟캐스트 등에서 진실을 접하고 현명한 행동을 해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새누리 참패 가장 큰 원인은 남 탓만 한 박근혜 대통령”
- 대부분 새누리당의 참패 원인을 공천파동으로 꼽아요. 하지만 공천 파동이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늘 있어서 그보다는 국정원의 대선개입과 간첩조작, 세월호 참사,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와 테러방지법 등으로 누적된 것이 폭발한 것 같은데.
“저는 새누리당 참패의 가장 큰 원인은 박 대통령에게 있다고 생각해요. 지난 3년 동안 너무 잘못을 많이 저질렀고 막판까지도 민심을 수용하는 게 아니라 빨간 옷 입고 돌아다니면서 국민은 정권에 실망하는데, 야당을 심판해달라고 하는 등 남 탓만 했잖아요. 그래서 참패했죠.
그럼 박근혜 정권에 대한 분노나 실망의 요체가 사회경제적 양극화, 민생고, 불평등 뿐이냐는 문제도 남아요. 사람들의 판단은 매우 복합적이잖아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느닷없이 강행했다든지,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방해하고 가족들을 모욕했다든지, 한일 ‘위안부’ 합의를 강행하고 잘했다고 큰소리를 친다든지, 모든 국정을 민주적으로 소통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기 맘대로 밀어붙이고 누구하고도 얘기 안 하고 독재하는 등 정권의 몰상식하고 반민주적인 방식이 겹쳐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심판이 이뤄진 거죠. 그래서 새누리당의 이른바 ‘마의 지지율’ 35%도 깨진 겁니다. 이것도 의미가 깊은 현상이거든요.
다만 새누리당이 그렇게 많은 잘못에도 불구하고 섬멸되지 않았잖아요. 여전히 한국에는 강력한 수구 세력이 존재하고 있고, 3분의 1에 달하는 강고한 보수층이 존재한다는 것도 드러났고 이들이 대선에 그대로 가기 때문에 여기서 야당이 조금만 잘못하면 새누리당은 다시 40~50%까지 올라가고 그러면 정권교체가 물 건너갈 수도 있다는 걸 의미하거든요. 그래서 야당이 잘해야 하고 쓸데없는 걸로 싸우지 말고, 사회경제적 양극화, 민생고, 불평등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 제대로 된 민생정책에 올인해야 한다는 숙제가 남겨졌죠.”
- 하지만 새누리당은 진박들이 대부분 당선되어 그게 가능할까요?
“이성적으로는 한국 사회의 발전, 또 정치의 발전을 위해서도 새누리당이 거듭나는 게 중요한 의미가 있거든요.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라도 거듭나야죠. 그러나 이미 진박 세력이 당을 장악했고 다수가 당선됐는데 가능하겠느냐는 지적은 일리가 있어요.
새누리당이 갈림길에 서 있는데 청와대 눈치를 보며 정당으로서 최소한의 체통이나 품위도 없이 끌려 다니면 새누리당은 대선에서 보나 마나 참패할 것으로 생각해요. 그러나 청와대에서 벗어나고 맞서 싸워서 합리적인 보수로 가서 유승민 의원 등을 내세워서 좋은 정책을 내세우면 야권과의 건곤일척의 승부가 가능한 구도가 되지 않을까요. 부디 합리적인 보수로 재탄생하시길 빌어봅니다.”
“朴 노골적 선거개입 제대로 견제 안한 제1야당.. 시민단체도 싸우는데”
- 박 대통령의 행보는 노골적 선거 개입의 연속이었는데, 야당이 제대로 문제 삼지를 않아요. 노무현 대통령은 말 한마디로 탄핵까지 당했는데.
“박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선거 개입한 건 조중동까지 사설을 통해 비판할 정도였어요. 그러나 야당이 아무런 액션을 취하지 않은 건 문제라고 생각해요. 결국, 더불어민주당이 호남에서 강하게 비판받은 요인 중 하나는, 국민의당이 지역주의를 선동하는 잘못도 있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그동안 박근혜 정권에 맞서서 뭘 제대로 싸웠느냐에 대한 호남민초들의 실망한 결과도 반영되어 있거든요. 이처럼 계속 박근혜 정권이 잘못해도 대충하고 제대로 싸우지 않으니 그 실망이 깊었던 것이죠.
박 대통령이 독재식으로 국정을 운영하고 거침없이 실정법도 어기며 함부로 하는데 누구도 제대로 견제를 못 하는 것에 대해서 분노와 실망과 답답함이 크다는 것이죠. 그런데 총선넷은 선관위로부터 고발도 당하고 최경환한테 고발을 당하면서도 굴하지 않고 하는데 총선넷 보다 엄청나게 힘이 센 야당들은 왜 그런 것을 안 하는지, 특히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비판의 한 원인이 됐다고 생각해요.”
“국민의당 호남석권.. 새누리‧더민주에 실망한 여론 겹치면서 선전”
- 국민의당의 호남 석권을 단순한 지역주의로 보면 안 된다는 주장도 있는데.
“국민의당의 일부 세력이 노무현 정부 때 호남이 홀대받았다는 식의 거짓 이야기를 퍼뜨리고 지역주의 피해자들에게 지역주의 요소를 자극한 건 대단히 잘 못 했다고 생각해요. 다만 호남민의 선택을 그것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죠. 더불어민주당에 그동안 수없이 많은 기회를 줬고 지지를 보냈는데 집권에도 실패했고, 박근혜 정권에 제대로 대응도 못 하고 거기에 대한 실망이 컸어요.
다만 국민의당도 믿음이 많이 가지는 않지만, 어찌 됐든 기회를 한 번 줘서 잘하는 지, 못하는지 한번 보자는 분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저도 참 조심스럽지만, 그런 민심은 그대로 존중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또 하나, 전국적으로 국민의당 정당 득표율이 26% 정도 나왔어요. 이건 1, 2당에 대해 광범위하게 실망여론이 있고 거기에 대한 민심이 표출된 것으로 봐야 하겠죠. 물론 안철수 대표나 국민의당을 유심히 지켜본 개혁적인 인사들 입장에서는 더불어민주당보다 형편없다는 지적을 많이 하지만 아직 일반 국민들까지 그렇게 평가한 건 아닌 건 같아요. 즉 전체적으로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속적인 비판, 거기에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 공천을 둘러싼 파동 그리고 1, 2당에 실망한 여론이 겹쳐지면서 국민의당이 선전한 측면이 있는 것이죠.”
- 그럼 왜 정의당은 예상외로 낮을까요?
“국민은 1, 2당에 많이 실망한 지점이 있었어요. 그럼 대안이 3당이나 4당으로 가야 하는데 선택지가 국민의당과 정의당이었죠. 하지만 이분들 입장에서는 정의당도 괜찮지만, 국민의당보단 선택을 못 받았어요. 진보정당이 분열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고, 한편으로는 안철수라는 강력한 대선 후보가 국민의당에 있었지만 정의당엔 안철수와 같은 강력한 대선 후보가 없다고 느껴진 것도 악영향을 끼친 것이죠.
무엇보다 진보, 중도, 보수가 혼재된 한국사회에서 진보적인 여론도 33%는 될 텐데 이 여론을 진보정당이 다 끌어오지 못했어요. 정의당이 진보적인 국민 사이에도 대안으로 온전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이번에 드러났어요. 이걸 겸허히 인정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시민사회단체나 진보적인 지식인층에서는 진보정당에 대한 지지가 크잖아요. 그래서 일반 국민의 여론은 못 느끼고, 소수 커뮤니티 사이에서 정의당 및 녹색당 등이 선전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나 근거 없는 낙관을 가지고 있었는데 깨졌죠. 또, 정의당을 비롯한 진보정당들이 국민들께서 보기엔 차이가 없어 보이는데 통합할 수 있다면 통합하라는 요구도 있다고 생각해요. 성적이 기대보다 못 미친 것은 사실이여도 국민의당 광풍 속에 정의당이 꿋꿋이 버텨서 선전한 것도 높이 평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한 가능성과 저력은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당에 밀리게 된 데에 대한 깊은 성찰과 함께, 심상정·노회찬 대표를 뛰어넘는 진보 스타들을 배출해야 해요. 또 진보정당이 성장하는 게 한국사회 정치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언론들도 국민들께서도 시민사회단체들도 진보정당에 더 투자해야 해요.”
  
▲ 2016총선시민네트워크와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를 비롯한 유권자 단체들이 25일 오후 종로구 참여연대 2층 강당에서 '선관위와 경찰의 유권자단체 고발 및 수사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선관위, 총선넷 고발…총선 참패에 따른 정권차원의 분풀이?”
- 총선넷이 낙선, 낙선 운동을 하셨어요. ‘최악의 후보 10인’을 선정했는데 그중 4명이 떨어져서 4할이에요. 뿌듯하셨을 같아요.
“전국 시민사회단체들이, 박근혜·새누리당 정권 8년에 줄기차게 맞서 싸우다가 구속되거나 압수 수색당하는 등 온갖 고초를 겪었지만, 잘못한 건 잘못한 것이라고 끈질기게 활동해온 게 이번에 심판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에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해요. 이번 총선은 많은 사람이 해보나 마나라고 냉소했는데, 대안 언론, 팟캐스트, 총선넷 등이 그나마 분발했다고 생각하거든요.
전체 35명 중 15명이 떨어져서 낙선율은 42.9%, 특히 ‘워스트 10’ 중에서도 4명이 떨어져서 낙선 운동도 일부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앞서는 지역이라고 나왔었거든요. 그런데, 지역 NGO들이 조직적이고 줄기차가게 낙선 운동을 했고 총선넷도 낙선 투어도 하고 SNS를 통해 집중적으로 그들의 잘못을 알렸고, ‘3분 총선’이라는 총선넷의 후보자 정보제공 사이트에는 무려 19만 명이 방문하셨더라고요. 거기엔 수도권과 2030세대가 많이 방문했어요.
막판엔 이노근, 김을동 후보는 노골적으로 총선넷을 비난하기도 했어요. 그러니 선관위와 경찰이 처음엔 별문제 없다고 했다가 뒤늦게 저와 인천평화복지연대 이광호 사무처장 등 총 14명을 고발하거나 소환 통보했거든요. 때문에 선거 결과가 안 좋은 것에 대해 정권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총선넷에 분풀이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하지만 이번 낙선운동이 더욱 정당성 있었다고 생각하는 건 근거 없이 선정하는 게 아니라 그동안 황당한 정책과 막말, 잘못된 정치에 앞장선 이들만 ‘총선넷 운영위원회와 유권자위원회’에서 35명 엄선한 것이거든요. 또, 3400명이 넘는 시민이 설문조사에 참여해서 직접 ‘워스트10’을 선정한 것이거든요.”
- 서울시 선관위가 총선넷을 검찰에 고발했는데.
“네 고발당했어요. 서울시 선관위가 저를 고발한 건 이해가 되는데 인천 평화복지연대 이광호 사무처장까지 고발한 건 이해가 안 됩니다. 그분은 서울에서 낙선 운동을 한 적도 없거든요.
저희는, 선관위가 안내해준 대로 후보자 이름과 정당명이 표기되면 선거법 위반이라고 해서 구멍 뚫어서 후보자 이름과 정당이 없는 ‘나는 안 찍을래요’라는 피켓을 들고 다녔고, 분명 선관위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했거든요. 근데 막판 그게 문제라는 식으로 시비를 걸고 있고, 인천 선관위도 모르게 인천 총선넷 실무자까지 고발한 것을 봤을 때 이는 외부의 압력이 있었을 것이라도 추정해요. 서울시 선관위도 시인했고요. ‘웟선에서 고발하라는 얘기가 내려와서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얘기하더라고요.”
  
▲ 지난달 15일 서울 종로구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2016 총선시민네트워크 대표단이 '공천부적격자 2차 명단 공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총선넷과 시민사회, ‘기억·심판·약속’ 슬로건 들고 박근혜 정권 심판”
- 20대 총선에서 총선넷의 성과와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세요?
“이번 총선의 또 다른 승자는 감히 이번 ‘총선’에 적극 대응했던 시민사회단체들과 각종 유권자단체일 것으로 생각해요. 총선을 몇 달 앞둔 시점에서 선거 망했다는 분위기가 시민사회, 진보진영, 또는 범야당 지지 그룹 곳곳에서 감지되고 표출되었지만, 뭐라도 해보자는 정신으로 주요 시민사회단체들이 곳곳에서 움직였거든요.
결과적으로 총선넷이 예전의 총선연대만큼의 영향력은 가지지를 못했지만, ‘나름 선전·선방했다’고 생각해요. 즉, 이번 총선에서 총선넷과 시민사회가 ‘기억·심판·약속’이라는 슬로건을 들고 박근혜·새누리당 정권을 심판하자고 일관되게 호소한 것도 좋았고, 박근혜 정권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에도 적극 맞서면서, 총선 분위기를 띄우는 데 일조했다는 것이죠.
다만, 진보정당의 침체 또는 정체라는 상황과 맞물려, 전체적으로는 정치적 대안 제시 및 대안의 확장에는 큰 기여를 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고, 활동시간이 너무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앞으로는 아무리 늦어도 총선 때는 100일 전, 대선 때는 6개월 전에는 출범을 해서 활동을 해야 할 것 같이요.”
“野, 제 역할 못하면 민심은 대선 기다리며 또다시 요동칠 것”
- 5월 말이면 20대 국회가 개원하는데 과제는 무엇인가요?
“20대 국회뿐만 아니라 19대 국회도 30일 정도 남았잖아요. 19대 국회 남은 기간 사회경제적 양극화, 민생고와 불평등을 해결할 수 있는 여러 법안이 통과되도록 최대한 노력해야하는데 새누리당의 반대로 여의치 않으면 20대 국회로 전환하고 초창기부터 심혈을 기울여야 해요.

대선이 1년 8개월 남았지만, 그사이 민심이 요동쳐서 야당을 심판할 수도 있어요. 기회를 줬는데 이상한 것으로 싸움만 해서 시간만 허비하기 그것보다는 좋은 정책으로 선의의 경쟁을 해야죠. 좋은 민생정책을 위해 절실하게 노력하느냐에 따라서 야당에서도 지지율이 엇갈릴 거로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우리 국민과 대안 언론, 그리고 시민사회가 야당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강하게 압박하는 것이 꼭 필요할 것입니다. 야당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민심은 대선을 기다리면서 또다시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야당들에도 줄기차게 경고도 해야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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