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적’ 새누리 이기는 게 중요…함께 뜻 모아야”


[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44] 더불어민주당 김광진 의원이영광 기자  |  kwang3830@hanmail.net

지난 2012년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민주통합당은 <슈퍼스타K>식 경선을 통해 청년비례 대표 4명을 선발, 남녀 각각 1명을 당선권에 배치했다. 그 중 한명은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주목을 받았다. 바로 김광진 의원이다.
어느덧 4년이 흘렀다. 그동안 김 의원은 국방위를 비롯해 여러 특위와 인사청문회에서 종횡무진하며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때문에 그의 한마디 한마디는 언론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그런 그가 20대 총선 지역구로 고향인 순천을 택했다. 순천은 호남 유일의 새누리당 지역구로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하지만 19대에서 보여준 의정활동으로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아졌고 여야를 통틀어 촉망받는 정치인으로 떠올라 재선은 문제없을 것으로 보았다. 그 또한 누구보다 재선을 바랬었다. 자신의 권력욕 때문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의정활동을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그는 당내 경선에서 순천시장을 지낸 노관규 후보에게 석패했다. 경선이 끝난 지 열흘이 지난 3월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 의원을 만나 경선 패배에 대한 소회와 4년의 의정활동, 그리고 당내 현안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김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 <사진제공=더불어민주당 김광진 의원실>
4년간의 국회의원 생활 스펙터클…“일 참 많이 했어요”
- 더불어민주당 전남 순천 경선에서 노관규 후보에게 패해 공천에서 탈락했어요. 소회가 있을 것 같아요.
“떨어진 사람이 무슨 소회가 있겠어요(웃음). ‘떨어졌구나’하고 사는 거죠. 순천이 호남 유일의 새누리당 지역구였기 때문에 노관규 후보가 꼭 승리해서 더민주당이 다시 탈환하기를 바라는 거죠.”
- 느낀 점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많은 시민이 지지해주시고 성원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제가 선거를 치르면서 흔히 말하는 ‘조직을 동원한 선거’ 혹은 ‘돈 선거’를 하지 않아도 비등한 정도로 올라섰다는 것은 시민의식이 성숙했다는 증거라 생각합니다.”
- 이제 5월이면 19대 국회가 마감되어 임기를 마치게 되는데 청년비례로 당선된 후 4년을 어떻게 평가하세요?
“이 기자님과 인터뷰가 이번까지 해서 6번째예요. 4년 동안 국회의원 한 명을 6번 하는 것도 많지 않을 것 같아요. 그럴 정도로 스펙터클 했다고 생각해요. 이슈가 많았고 관련한 사안도 많았고 비단 청년비례로의 역할 뿐만 아니라 국방위, 정보위, 시민운동가 등의 역할이 있었던 것 같은데 스스로 평가하자면 일 많이 했어요.
4년간 국방위원회에서도 남들이 잘하지 않았던 일을 했고,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은 많이 해결했어요. 국회에서 제가 상임위만 해도 국방위, 여성가족위, 예결위, 운영위, 정보위, 학교폭력 특위,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 등 다양하게 활동했고 청문회도 국방부 장관, 국정원장, 황교안 국무총리 등 이슈가 되는 일들을 많이 해서 의원으로서의 후회는 없어요. 일은 열심히 잘했다고 스스로도 평가하고 많은 분이 그런 평가도 해주세요.
다만, 청년 비례였기 때문에 청년 비례가 20대 국회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것을 보면서 서포팅하고 싶었는데 청년 비례가 후순위로 밀려나면서 저의 2기를 제대로 채워내지 못한 죄송스러움과 안타까움을 갖고 있죠.”
  
▲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비선실세 국정농단 진상조사단 김광진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진상조사단 1차 회의 브리핑을 하며 언론 보도 내용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정치, 시스템이나 규정 보다 강한 힘에 지배받아”
- 청년 비례에 대해 논란은 어떻게 보셨어요?
“누군가 ‘옳은 것이 이기게 하는 강한 힘은 이 세상에 두 가지인데 하나는 정치고, 하나는 전쟁’ 이라고 이야기를 하던데, 이번 비례대표 공천을 보면서 정치는 시스템이나 규정절차보다 강한 힘에 훨씬 더 많이 영향을 받는다는 생각을 했어요.
다른 것들은 제가 말할 만한 문제가 아닙니다만, 청년비례는 저희 당헌 102조에 청년 몫과 관련, 비례대표는 남녀 각각 1인을 당선 안정권에 한다고 명시되어있어요. 근데 당헌 절차상 지켜지지 않았죠. 그리고 공직선거법 47조에 보면 비례대표의 홀수 번은 여성으로 한다고 되어있는데 15번까지 안정권이 되다 보니 15, 16번을 바꾸어서 남성을 15번으로 하고 청년 비례인 정은혜 씨를 16번으로 밀었단 말이에요. 당헌·당규나 법률을 위반하면서까지 한 고라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 4년 동안 아쉬운 점은 뭐예요?
“4년 동안 많은 지지자가 있었죠. 그중에는 개인 김광진을 지지하는 분도 있고 청년 정치인으로서의 미래를 고민하고 걱정해주시는 분도 많았는데 그분들을 하나로 조직화하지 못한 게 아쉬워요. 그래서 이후에는 그런 일을 해보려고 합니다.”
- 여러 상임위를 했었어요. 김 의원 개인의 능력이 있어서였겠지만 결국 의원 수가 모자라서 겸임을 하게 된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다른 측면인데, 제 원래 상임위인 국방위를 4년간 했고 나머지 상임위는 부처 규모가 작고 관리 감독할 역할이 많지 않기 때문에 겸임했어요. 물론 말씀하신 것처럼 의원 숫자가 늘어나면 그것도 상설 상임위가 될 수는 있겠지만 지금도 의원 수의 부족으로 상설상임위와 겸임 상임위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저는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국회의원 수는 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입니다. 대한민국의 인구구조로 봤을 때 500명 정도로 국회의원은 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고 그중에 다수는 비례대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회의원 수 늘려야 실직적인 국민 의사 반영 가능해져”
- 그럼 지역구와 비례대표 비율을 50:50으로 해서 지역구에서 지지율만큼 당선자가 못 나오면 비례에서 충원하는 게 좋다고 보세요?
“가장 좋은 방법은 전체를 독일식 정당명부제처럼 하는 게 좋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근데 우리는 일반적인 정치문화보다는 지역 정치에 대한 관심도가 높기 때문에 전면적인 독일식 정당명부제로 가기에는 조금 시기상조죠.
다만 그게 말씀하신 것처럼 반반이 될지 아니면 조금 다르게 될지는 지금 말씀드릴게 아니죠. 왜냐면 의원 수를 어떻게 할 것이냐에 따라 다를 테니까요. 지금은 지역구 의원 수도 너무 작고, 군 단위를 4~5개씩 겹쳐서 하는 것은 잘못된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전체적으로 국회의원 수를 늘려가야 지역이든 비례대표든 실질적인 국민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죠.”
“여론에 편승 말고 할 말 당당하게 해야 진짜 정치인”
- 국민의 불신이 큰 것이 증원의 걸림돌 같아요.
“그러나 저는 국민의 여론이라고 하는 것이 국민의 뜻인지 아니면 만들어진 여론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볼 시점이라고 생각해요. 이제는 정치인들도 당당하게 얘기를 해야 하고, 보이는 여론에 편승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진짜 정치인이죠.
먼저 국회의원 수가 늘어나서 국민에게 피해 가는 게 없어요. 급여가 조금 더 많아질 수 있겠다고 하지만 그만큼 국민의 세금을 아낄 수 있어요. 지금처럼 정부가 마음대로 수백 조를 막 쓰지 않고 4대강이나 방산비리 다 막아낼 수 있어요.
그리고 재벌들이 저렇게 맘 놓고 안하무인격으로 일하는 것을 국회의 권한이 커지면 커질수록 견제하고 조정하고 약자를 보호하는 일들을 강하게 할 수 있습니다. 실제 국민에게 훨씬 도움 되는 일이라고 강력히 말씀드리고 그렇게 나가야 합니다.”
“20대 총선, 공천파동으로 정책 담론은 실종”
- 지난 25일까지 공천 작업이 끝났어요. 물론 본인이 공천 대상자였기 때문에 말하기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겠지만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저희 당뿐만 아니라 각 당이 이번 선거에서 공천 파동이 있었잖아요. ‘옥새파동’으로 시작해서 ‘도끼시위’ 등 여러 이슈가 있다 보니까 정책 담론이 다 빠진 상황이에요. 그게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하튼 공천이 완료됐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평가가 지금 시기에 의미 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일단 공천된 사람들이 당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평가는 선거 이후에 해야겠죠.”
  
▲ 4·13총선 순천시선거구 노관규 후보는 지난달 30일 선거사무소에서 출정식을 갖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노 후보와 김광진 의원이 포옹하고 있다. <사진제공=노관규선거사무소,뉴시스>
“‘낡은 진보’ 대체할 ‘새로운 카드’가 뭔지 자문해봐야”
- 이번 공천의 특징이 이른바 ‘친노’로 불리는 인사들과 운동권이 낙천된 걸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종인 대표 등 비대위는 운동권을 낡은 진보로 규정하던데.
“물론 이해찬 전 총리를 비롯해서 소위 말하는 ‘친노’ 인사들, 그리고 강한 발언을 해온 사람들이 낙천했습니다만, 제가 비대위나 공관 위에 있었던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그 의도와 목적까지 명확하게 알지 못해요.
그러나 김종인 대표가 주창하는 낡은 진보를 대체하는 새로운 카드는 무엇인지, 국민이 그것에 설득되고 있는지에 대해서 자문해 봐야 합니다. 낡은 진보의 대항마로 데려온 혁신적인 진보, 혹시 진보가 싫은 것이라면 혁신적이고 새로운 중도층으로서 공천의 근거를 지도부가 보여줄 필요가 있는데 아직 그런 모습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국민이 이 당에 대해서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 더민주당의 우클릭에 대해 지지자들이 우려하고 있어요. 김 대표는 ‘우클릭’ 해도 이른바 ‘집토끼’는 더민주당을 찍을 테니 중도층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인 것 같은데 오판이라는 지적도 있어요. 지지율이 정의당으로 옮겨간 현상만 봐도 그렇구요. 이건 어떻게 보세요?
“저는 이 논쟁뿐만 아니라 기존에 어떤 사안이나 이슈가 벌어질 때마다 ‘집토끼’ 대한 고민을 더 깊이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온 사람이에요. 그리고 저희 지지자분들은 말 그대로 정의당으로 가실 분도 있겠지만,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분도 많아요. 그래서 투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정말 중요한 요소인데 ‘어차피 저 사람들은 우리 찍어’라는 생각을 갖고 정치를 하고 당을 운영한다면 전 잘못된 행위라고 생각하고 어쨌든 많은 시민이 저희 당을 어쩔 수 없어서 찍는 게 아니라 사랑하고 좋아해서 찍을 수 있도록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한 일이겠죠.”
정치 혐오로 투표 포기?…투표해야 좋은 정치 가능해져
- 더민주당은 ‘그래도 새누리당의 압승을 막기 위해서 2번을 찍어달라’고 요구합니다. 그러나 선거가 새누리당 압승을 막기 위한 것만은 아니잖아요. 그리고 새누리당 압승을 막기 위해 더민주당을 찍으면 지지자들은 계속 무시당할 거라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즉, 지지자들이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투표를 다른 당에 해야 하는지 아님 그래도 새누리당을 막기 위해 더민주당을 선택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을 것 같은데요.
“안 찍어주면 바뀔까요? 그렇지 않을 거거든요. 어쨌든 누군가를 선택하는 것이고. 예를 들어 다수의 사람이 정의당으로 옮겨가서 정의당이 당선된다면 그건 다른 측면이겠죠. 그러나 1:1구도에서 그럴 수 없기 때문에 결국 투표를 포기하거나 군소정당을 찍으면, 지역구 투표에서는 현실적으로 새누리당의 당선을 유리하게 만드는 것이라서 시민이 그것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야 합니다. 물론 소선거구제의 단점이 그런 것이라서 군소정당이 어렵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정치에서 보면 어쨌든 투표를 해주시는 것이 새누리당이 집권하고 다수당이 되는 것보다는 훨씬 좋은 정치가 되는 겁니다.”
- 더민주당은 조중동 프레임에서 못 벗어나는 것 같아요.
“누누이 말하지만, 더민주당은 진보정당이 아닙니다. 물론 전 조중동의 입장에 동의하진 않아요. 예를 들어 저희 당의 스탠스를 <GO발뉴스>에 맞추는 것은 맞지 않거든요. 그리고 70%의 국민이 조중동을 봐요. 그것에 대한 인식도 갖는 것이죠. <한겨레신문>을 보는 사람, <팩트TV>를 보는 사람들 모두가 저희 지지자예요. 그래서 저희 당이 어떤 결정을 내릴 때마다 항상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저희 지도부가 조중동이 원하는 방식대로 정치하거나 조중동이 어떻게 평가할까 염려해서 정치하지는 않아요, 저도 지도부를 해본 사람이기도 하고 이 당의 국회의원으로서 역할도 해봤는데 그렇게 편승하지 않고 의원총회에서 다양한 의사들, 예를 들어 이번에 비례대표에서 칸막이 공천을 해도 의원도 아닌 평당원들이 중앙위원회에서 무력화시키잖아요. 이게 민주정당의 모습이거든요. 꼭 그렇게 단정 지어 매도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새누리당은 ‘공공의적’…대의 위해 함께 뜻 모으고 합심해야”
- 총선에서 여야 1:1구도가 되지 않으면 새누리당의 개헌선인 200석을 넘을 것이란 우려가 큰데 어떻게 전망하세요?
“사실 제 선거를 치르기 바빴고 떨어진 후보기 때문에 전체적인 판세까지 챙길 여력은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건 상식의 문제죠. 수도권에서 여야가 1,000~2,000표에서 지는 선거구가 수십 개인데 국민의당이 저렇게 나오면서 야권의 표를 분열시켰죠. 물론 새누리당 표를 일부 가져간 것도 있지만, 다수는 야권이 가져가게 된 거죠.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고 실제 선거 구도의 결과가 조금씩 나오고 있지만 심각한 위기가 초래되고 있어요. 그래서 현장에 있는 많은 분이 후보끼리 단일화라도 하자는 주장을 하는 것인데 국민의당은 그것조차 인정하지 않겠다고 얘기해요.
여러 고민이 듭니다. 사실 두 거대 정당만 있는 것이 좋은 구조인가란 고민은 있어요. 전 다양한 정당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필요하면 다른 당과 연대를 이루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겐 새누리당이라는 공공이 적이 있죠. 새누리당을 이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 대의를 위해 많은 분이 같이 뜻을 모으고 합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이제 15일 후면 새로운 당선자들이 나오기 때문에 인터뷰도 그분들에게 거의 가겠죠. 어쩌면 <GO발뉴스>와 하는 제 임기 중에는 마지막 인터뷰가 되지 않겠냐는 생각을 갖습니다만, 앞으로도 다양한 사안과 이슈에서 자주 뵙고 제가 지난 4년간 고민하고 생각해왔던 걸 잘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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