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 비대위는 ‘통합’도 ‘혁신’도 포기할 건가??

[반론기고] 강기갑 비대위는 ‘통합’도 ‘혁신’도 포기할 건가 김미희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당선자 입력 2012-05-17 08:43:44l수정 2012-05-17 12:32:48 16일 하루 동안 강기갑 비대위원장의 목소리가 여러 언론을 통해서 나왔습니다. 강 위원장은 민주노동당 대표 출신으로 누구보다 당을 사랑하는 마음이 강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민중의소리 인터뷰를 포함하여 강 위원장의 육성에는 걱정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마음을 열고 이 비판을 들어주시길 빕니다. 첫 번째로 강 위원장은 ‘통합’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이번 사태가 무슨 의도로, 누구에 의해 시작되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5월 2일에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단 이틀 뒤인 4일의 전국운영위원회에 지도부 총사퇴와 비례 당선자 사퇴 안건이 올라왔습니다. 진상조사위는 ‘총체적 부실.부정’이 있었다고 하고, 누구의 잘못인지는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비례 당선자들의 책임이 아니라는 말을 여러 번 공식석상에서 했습니다. 결국 잘못이 없는 사람을 사퇴시키는 일인데, 진상조사 발표한 지 이틀 만에 ‘표결’ 처리한 것입니다. 일방통행은 그 이후에도 계속되었습니다. 이석기 당선자는 ‘당원총투표’라는 타개책을 던졌는데, 다수파(현 비대위 측)는 한 때 이를 받아들였다가 결국 거부했습니다. 그리고 중앙위원회가 열렸고, 다들 아는 것처럼 폭력사태가 벌어졌습니다. 폭력사태는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심상정 의장의 회의 진행이 사실 날치기에 가까웠다는 것도 생방송을 본 사람들은 다 알 것입니다. 왜 이렇게 급하게 가야 합니까? 그런데도 강 위원장께서 5월 말이라는 시한을 걸고 무조건 사퇴를 종용하는 것은 그 동안 정면충돌을 한 번 더 하자는 것 밖에 안 됩니다. 아직 시간이 있고 타개책이 나올 수 있는지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두 번째로 강 위원장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진상조사’입니다. 책임을 지는 것도 좋고, 국민적 시각을 고려하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이 진상조사입니다. 지난 번 조준호 위원장의 진상조사위가 작성한 보고서가 문제가 많다는 건 다들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먼저 진상조사를 차분하게, 완전하게 해야 합니다. 누가 누명을 썼고, 누가 정말 부정을 저질렀는지, 어떤 부실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가 나와야 합니다. 이런 게 혁신이지 무슨 기자회견하고 용서 비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밖에 안 된다고 봅니다. 신뢰받는 외부 인사들을 모시고, 이 분들의 판단을 존중하면 됩니다. 이 일이 잘 되면 비례 당선자의 거취 문제도 합리적이고 자연스럽게 마무리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그 분들이 책임질 일이 있다면 두 말 없이 책임을 져야하고, 누명을 썼다면 명예를 회복시켜 주면 됩니다. 그러고도 국민적 시선에 차가운 데가 있어 사퇴를 해야 한다면 그 때 설득해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강 위원장은 당원을 믿고 당원의 힘을 모아서 쇄신을 해 나가야 합니다. 강 위원장께서 오래 생각해보고 하는 말씀인지 아니면 기자의 질문에 답하다보니 나온 것인지는 모르지만 당 지도부 선출에서 국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씀을 했습니다. 언뜻 들으면 좋은 말이지만, 이는 사실상 새누리당 지지자나 민주당 지지자도 통합진보당의 당 대표 선출에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됩니다. 정당은 자신의 정강정책과 당원에 기반을 두어 운영되고, 국민은 선거를 통해 정당에 대한 지지를 밝히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문제에서 국민의 뜻을 앞세우다보면 좋은 점도 있겠지만 결국 통합진보당이나 민주당이나 큰 차이가 없어질 것이 분명하고, 이름이 알려진 명망가가 아니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명망가 정당, 원내 정당이 되고 말 것입니다. 이번 사태는 통합진보당 당원들의 시각이 국민의 눈높이보다 너무 낮아서 생긴 문제가 아니라, 당 지도부가 엄정한 시스템을 만들지 못해 생긴 것입니다. 당원의 수준은 높습니다. 당 지도부의 무능 때문에 생긴 문제를 이유로 당원의 권능을 축소해 지도부의 전횡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안 될 일입니다. 김미희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당선자 Copyrights ⓒ 민중의소리 & vop.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