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과 전망] 북이 쥔 세가지 무기와 북미대결전의 향방
위성발사, 핵억제력, 특별행동
[분석과 전망] 북이 쥔 세가지 무기와 북미대결전의 향방
한성 기자
기사입력: 2012/05/31 [00:56] 최종편집: ⓒ 자주민보
[다음은 지난 5월 10일 구속되어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중인 자주민보 한성 기자가 편지로 보내온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_편집자]
대선 승리를 위해 올해 11월까지의 북미대결전을 소강국면에 묶어두려는 것이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라고 했을 때 북의 대미정책은 어떤 기조를 띄게 될 것인가?
이를 얼마나 정확히 분석하느냐 하는 것은 11월까지의 북미대결전의 향방을 얼마만큼 과학적으로 조망해 내느냐 하는 문제이다. 북 외무성 5.22 발표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미대결전에서 의미있는 대화국면들은 많은 부분, 대결국면의 출구전략이었다. 극한의 대결국면이 지속되다가 대화국면이 열리곤 했던 것이다. 북미대결전에서 북이 구사하는 전술이라고 ‘벼랑끝 전술’이라는 말이 나온 것은 이 때문이었다.
외무성 5.22 발표문에서 주목되는 대목은 세 가지이다. 위성발사 권리를 ‘적대세력의 방해책동’을 물리치면서 행사할 것이라고 한 것이 첫 번째이다. 두 번째는 핵억제력 확대강화의 명분으로 미국의 적대정책을 설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의 제재, 압박이 계속된다면 자위적 대응조치를 취한다는 것이 세 번째이다. 여기에서 북이 말하는 ‘자위적 대응조치’와 관련하여 모든 전문가들이 내놓고 있는 일치된 견해는 3차핵실험이다.
정리하자면 북은 5월 22일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이후로 위성발사를 계속하게 될 것이며 이를 미국이 인정하지 않으면 3차핵실험 등을 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명백히 밝힌 것이다.
미국이 즐겨 쓰는 표현을 빌린다면 북의 ‘도발’인 셈이다. 결국, 5.22 외무성 대변인 입장 발표는 북이 미국을 ‘돌이킬 수 없는’ 대화국면으로 강제해 내는데서 선공정으로 요구되고 있는 대결국면으로 끌어가기 위한 주동적인 조치로 볼 수 있다.
따라서 11월까지 북미대결전의 정세는 북미관계를 소강국면에 묶어두려는 오바마 행정부와 대화국면을 목표로 대결국면으로 끌어가려는 북이 치열하게 벌이는 대결전이 될 것으로 전망해 볼 수 있다.
현상적으로 보면 주동은 북이 틀어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의 대북정책은 이른바 ‘기다리는 전략’이었다. 극단으로 치닫는 대결국면을 대화국면으로 막았으며 그 대화국면이 ‘돌이킬 수 없는’ 대화국면으로 발전하려고 하면 대결국면을 들이대곤 하는 과정의 반복이었다. 결과적으로 소강국면이었다.
미국이 오랫동안 유지시켜왔던 소강국면은 그러나 치명적인 문제를 발생시켰다. 북이 핵미사일 능력을 한껏 높여 낸 것이다. 북 미사일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도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다른 곳도 아닌 미국 내에서 나왔다.
4월 3일 조선일보는 평양 산음동 미사일 공장에서 40m의 대형 장거리 탄도 미사일이 확인되었다는 기사를 실었다. 4.15 열병식에 등장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대형 미사일이라고 했다. 두 번에 걸쳐 핵실험을 했다는 북의 핵능력을 가늠하기는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미국 내의 한 민간보고서는 북을 핵보유국으로 명시하고 있기도 했다. 미국 곳곳에서 오바마의 ‘기다리는 전략’이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기다리는 전략’의 실패를 최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북 외무성 5.22 발표문이다.
광명성3호를 두고 위성이냐 미사일이냐 하는 것은 애초 그 어떤 유의미성도 없는 논란이었다. 경제적 측면과 군사적 측면을 다 동시에 포괄하고 있는 것이 ‘광명성3호’이다. 광명성3호는 위성이자 미사일인 것이다. 외무성 발표문이 ‘적대세력의 방해책동’을 물리치고 ‘당당하게’ 그리고 ‘끊임없이’ 발사권리를 행사할 것이라고 하는 ‘위성’역시도 위성이자 미사일이다.
북이 이후로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한다 해도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국제사회의 대응은 미약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광명성3호 발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은 기껏해야 유엔안보리 의장성명에 불과했다. 의장성명은 그 어떤 법적구속력도 갖고 있지 않다. 이것들은 북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보유하는 것을 미국이 강제적으로 막을 수 있는 길이 없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결국 외무성 5.22 발표문이 ‘위성발사권리행사’라는 것이 현 시기 북미대결전의 향방을 가를 수 있는 것으로서 북이 쥐고 있는 위력한 무기라는 것을 의미해준다. 북이 쥐고 있는 또 하나의 무기는 외무성 발표문에 언급되어 있는 ‘핵억제력 확대강화’이다.
‘핵억제력 확대강화’가 3차핵실험을 의미한다는 것을 부정하는 전문가는 없다. 그 전문가들은 아울러 북의 3차핵실험이 우라늄탄 실험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플루토늄탄 핵실험은 기술적으로 두 번 이상은 필요없다. 북이 우라늄탄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북미대결전은 이 때까지와는 전혀 다른 내용과 양상을 띌 수밖에 없다. 북은 세계최대의 양질 우라늄 광산을 갖고 있다.
북핵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북에서 핵무기가 대량생산된다는 것은 극히 자연스러운 일로 될 수 있다. 미국으로서는 상상하기도 끔직한 일이다. 그러나 북의 3차핵실험이 미국에게 결정적으로 치명적인 위협으로 되는 것은 핵확산 및 이전문제이다.
우라늄탄은 플루토늄탄과는 달리 얻는 과정이 복잡하지도 길지도 않다. 실험하는데 넓은 공간이 필요하지도 않다. 북의 3차핵실험은 북의 핵보유를 공개화하고 공식화 하는 것이다. 현실은 북의 핵보유의 공식화가 핵확산 및 이전 가능성을 현실화시킴으로써 핵을 중심에 놓고 구축되어 있는 세계패권질서를 송두리째 흔들어 버릴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11월까지 북미대결전의 향방을 가르는데 있어 북이 쥐고 운용할 무기는 위성, 핵 말고도 또 하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이 4월 이명박 정부에게 통고했던 ‘특별행동’이 그것이다. 북의 특별행동 통보는 전혀 복잡할 것 없이 단순한 문제이다. 우리를 군사로 친다는 선전포고인 것이다.
현 시기 북미대결전에서 ‘특별행동’이 띌 수 있는 의미는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특별행동은 단순히 남북사이의 대결 범주 안에서 실행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간 북미대결전에서 대결국면의 주체는 북과 미국이 기본이고 다이다.
그러나 이후 대결국면이 극한으로 치닫게 될 때 이명박 정부까지도 북미대결의 전선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특별행동’이 갖는 첫 번째 의미이다.
‘특별행동’은 이울러 극단에 이르렀을 때의 북미대결전 수위가 남북간 군사전까지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해 주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북은 북미대결전을 올 11월까지 소강국면에 묶어두려는 미국에 맞서 미사일과 핵으로 끊임없이 대결국면을 조성시켜 나가고 급기야는 ‘특별행동’까지도 실행시키는 등의 수단을 동원, 북미대결전을 벼랑 끝으로 몰아갈 것으로 보인다.(2012년 5월 28일 청계산에서, 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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