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전 실장, 남북 비밀접촉 시인
임태희 전 실장, 남북 비밀접촉 시인
<추가> 현인택도 토로..일각 "대선-책임회피용 폭로"
2012년 06월 20일 (수) 17:06:10 조정훈 기자 whoony@tongilnews.com
2010년 3월 천안함 사건이 발생하기 전, 남북이 정상회담을 위해 비밀접촉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임태희 전 청와대 대통령실장은 지난 19일 <채널A>와 인터뷰에서 관련내용을 시인했다. 임태희 전 실장은 남북 비밀접촉 당사자로 지목되어 왔으나 정부는 공식 부인해 왔다.
임태희 전 실장은 '2009년 10월 싱가포르 비밀접촉'에 대해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을) 싱가포르에서 만난 것이 사실"이라고 확인하며 "횟수를 말할 수는 없지만 여러번 만났다"고 말해 북측과 수차례 비밀접촉 한 것으로 밝혀졌다.
임 전 실장에 따르면, 당시 남북은 비밀접촉에서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양해각서 초안을 작성했다. 당시 양해각서에는 북한이 군군포로와 납북자 일부의 남한 내 고향방문이나 송환을 허용하는 대신, 남한이 경제적 지원을 하는 내용이었다.
그는 "국군포로 이산가족 납북자 문제들에 대한 북측의 인도적 조치에 상응해서 우리가 식량이나 기타 물품들을 지원하는 프라이카우프의 원형을 이야기 했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양해각서 초안에 대한 최종합의는 남북 당국간 회담에 넘겼다고 했다. 이에 2009년 11월 7일과 14일 개성에서 남북회담에 열렸으나, 남북은 정상회담 조건을 놓고 이견을 보여 결렬됐다.
이후 2010년 3월 천안함 사건이 발생,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와 비슷하게, 당시 통일부 장관이던 현인택 대통령 통일정책특보는 19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남북간 의미있는 대화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현 전 장관은 "2009년 8월 서거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조문을 위해 서울을 찾은 북한의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 부장과 김기남 노동당 비서를 만난 것이 마지막 접촉"이라며 "매우 의미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조문을 계기로 남북이 만난 뒤, 임태희 전 실장이 싱가포르에서 비밀접촉, 정상회담 개최를 논의한 것으로 파악된다.
당시 특사조문단 단장 자격으로 서울을 방문한 김기남 비서는 이명박 대통령을 만났으며,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은 현인택 장관과 만난 바 있다.
현인택 전 장관은 '남북대화'에 대해 "남북한간의 대화가 상당한 정도로 진행중일 때, 북한이 천안함 사건을 일으켜 남북관계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싱가포르 남북 비밀접촉'에 대해 20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박수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정부의 입장은 남북 간의 비밀접촉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공식입장"이라며 회피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임태희 전 실장의 시인과 현인택 장관의 발언은 "의도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임태희 전 실장의 입장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하나의 전략적 의도가 담겨있다"고 평했다.
현인택 전 장관의 발언에 대해서는 "자신은 북과 대화를 안하는 매파가 아니라 나름대로 대화를 준비했지만 북한이 진정성이 없었다는 것이다. 모든 책임을 북한에 전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이날 오전 대선출마 선언 자리에서 임태희 전 실장은 거듭 비밀접촉을 언급하며, "남북문제는 '사람'중심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이 내 신조"라며 자신의 남북관계 인식을 강조했다.
양무진 교수는 "(두 사람의 발언의) 문제는 책임회피"라며 "정말로 전략과 의제를 갖고 정상회담을 추진했다면 북한을 설득시켰어야 했다. 전략도 없고 정상회담을 위한 징후가 없었다. 이들의 발언은 남북관계 경색에 대한 책임회피 이상이하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추가,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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