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호의 맛있는 우리말 [341] 들어가세요(?)
최태호의 맛있는 우리말 [341] 들어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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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바꾸다’라는 말을 하면서 전화 예절에 대해 잠시 언급한 적이 있다. ‘바꾸다’는 타동사이므로 그 앞에 나오는 단어가 ‘대상’이 된다. 그래서 아빠가 전화에 대고 “얘, 엄마 바꿔”라고 하면 ‘지금 있는 엄마를 새 엄마로 바꾸라’는 말이 된다. 참으로 무서운 말인데,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써 왔다.
그리고 전화를 끊을 때면 “안녕히 계십시오”라고 하는 말보다는 “예, 들어가세요”라고 한다. 도대체 어디로 들어가라는 말인가.
때로는 언중이 사용하는 언어가 문법과 괴리된 것이 많다. 말할 때는 “야, 너 일루 와 봐”라고 하지만 쓸 때는 “야, 너 이리와 봐”라고 한다.
‘들어가다’는 ‘향하여 가거나 자리를 옮기다’라는 의미로 쓰이고, 혹간에 ‘남이 모르게 훔치다’는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사전을 봐도 전화를 끊을 때 쓰는 말이라는 설명은 없다. “학교에 들어가다” “김치에 양념이 많이 들어가다”와 같이 쓰는 것이 맞는데, 왜 끝인사로 쓰이게 된 것일까. 들어가라면 어디로 들어가야 할까.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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