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선 민주당 “범법정권 심판”...대정부 투쟁 본격 돌입

 


민주당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집회에 30만명 운집...김건희 특검 촉구

2일 서울역 인근에서 더불어민주당 주최로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및 특검 촉구 국민행동의 날' 집회가 열리고 있다. 2024.11.02.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의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공천개입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서울 시내 한복판에 또다시 '국정농단 규탄', '대통령 하야'를 외치는 구호가 울려 퍼졌다. 2일 더불어민주당의 장외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역으로 모인 시민들은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며 '김건희 특검법' 통과를 촉구했다.

이날 민주당이 서울역 일대에서 주최한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국민행동의 날' 범국민대회에는 민주당 추산 시민 30만여명이 운집했다. 시민들은 무대가 설치된 서울역 4번 출구부터 숭례문을 넘어서 거리를 메웠다.

시민들은 '김건희를 특검하라'라는 손피켓을 들고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국민이 심판한다"고 외치며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법 통과를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과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에 대한 규탄의 발언들이 쏟아졌다. 주호철 최고위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명태균의 불법 공천개입과 이권개입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윤석열, 김건희는 국정농단과 헌정질서 외면의 주범"이라며 "뒤늦게 수사하는 척 시늉하는 검찰을 믿을 수 있겠나. 특검만이 답"이라고 강조했다.

김병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하루 다르게 오물풍선이 날아와서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전선에서는 확성기 방송으로 국민들이 잠을 자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걸 해결하지도 못하는 윤석열 정권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불씨를 한반도로 가지고 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통령 하야' 요구가 나오기도 했다. 사전행사 무대에 오른 배우 이원종 씨는 "우리 국민이 주권자임을 다시 한번 저들에게 각인시키자"라며 윤 대통령을 향해 "스스로 죄를 인정하고 하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하야해서 법 앞에 무릎 꿇고 대국민 사죄하라"면서 "아니면 여기에 모인 많은 국민들이 한뜻이 돼서 멱살을 잡아 끌어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지도부에서도 "윤 대통령을 끌어내려야 한다"며 강하게 규탄했다.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비리로 끌어내려도 부족한데 무능하기까지하다"면서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윤 대통령은 이제 내려와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김민석 최고위원도 "박정희보다 잔인하고, 전두환보다 뻔뻔한 부부 날강도는 박정희, 전두환보다 더 무서운 철퇴를 맞을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날 민주당은 김 여사에 대한 특검법을 반드시 관철하겠다고 밝혔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은 높은 물가에, 높은 이자에, 의료 대란에 못 살겠다고 아우성인데 대통령과 정부와, 국민의힘과, 검찰은 김건희 지키기에 혈안"이라며 "윤석열 정권에서 벌어진 온갖 기괴한 일의 뿌리를 따라가면 항상 김건희가 나온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건희의 온갖 불법을 옹호하고 지키느라 정의가 사라졌다. 김건희 특검은 상식과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라며 "원내대표로서 국민과 당원에게 약속한다. 김건희 특검법을 반드시 관철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들이 2일 서울역 인근에서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및 특검 촉구 국민행동의 날' 집회에 참석해 특검법 통과 촉구 천만인 서명운동을 마친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11.02. ⓒ뉴시스

이재명 "상습적 범법정권...윤 대통령, 김건희·채 해병 특검법 수용해야"

이날 집회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불의한 반국민적 권력을 우리 손으로 확실히 심판하자"며 본격적인 대정부 투쟁을 시작할 것을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부터 '김건희 특검법 통과 등을 위한 천만인 서명운동'을 통한 범국민행동을 시작한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 헌법 제1조가 유린되고 있다"면서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 논란 등을 겨냥해 "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통령이 아닌, 책임 없는 자들이 국정을 지배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주권자의 합리적 이성이 아닌 비상식과 몰지성, 주술이 국정을 뒤흔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진 촛불집회를 언급하면서 "주권자를 배반한 권력, 선출되지 않은 권력자의 국정농단은 이 땅에서 영원히 사라진 것으로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어처구니없게도 최악의 정권을 맞아 3년도 안 된 시간에 꿈은 산산이 흩어지고 있다"면서 이태원 참사,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채상병 사망 사건 등을 거론했다. 이 대표는 "사계절이 두 번이나 바뀌었지만 그들이 왜 죽어야 했는지 아직 이유도 알 수 없고, 대통령, 총리, 장관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에 대해 "사익과 정치탄압을 권력남용에는 진심인데, 국민과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하는지 알 길이 없다"면서 "이 정권은 한 마디로, 상습적으로 법을 어기는 범법정권"이라고 규정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을 향해 "국민의 압도적 주권의지가 반영된 김건희 특검, 채 해병 특검을 즉각 수용하라"며 "민생과 경제를 살리는 긴급한 조치를 즉각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민생과 경제에 치명적인 전쟁 유발 책동을 중단하고, 한반도 평화의 길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여당을 향해서는 "대통령이 잘못하면 여당이 바로잡아야 하는데, 언제까지 용산 눈치만 볼 생각인가"라며 "국민의힘이라는 당명이 부끄럽지 않으려면, 국민을 보고 민심을 따라야 한다"고 특검법 수용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8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러 결국 빙빙 돌고 돌아 제자리로 온 것 같아 참으로 허탈하다"면서도 "촛불로 몰아낸 어둠이 한층 크고 깜깜한 어둠이 돼 복귀했지만, 어둠이 결코 빛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다시 증명하자"고 범국민행동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이날 민주당은 이 대표의 천만인서명운동 개시 선언과 지도부의 첫 서명을 시작으로 범국민행동에 돌입할 방침이다. 당내에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국민행동본부’'를 설치하고 서명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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