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저리’와 ‘어리보기’

 최태호의 맛있는 우리말 [352] ‘머저리’와 ‘어리보기’

최태호 필진페이지 +입력 2024-11-27 06:20:59
 
▲ 최태호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어린 시절에는 참으로 욕도 많이 했다가족 중에 여자라고는 어머니 한 분밖에 안 계셨으니 남자 다섯 명이 모여서 이야기를 하면 반은 욕이었다병신·등신·머저리·바보·찐다 등등의 말을 많이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필자가 유난히 욕을 많이 했다고 하는데믿고 싶지 않은 말이다투덜투덜.
 
머저리는 어리보기(말이나 행동이 다부지지 못하고 어리석은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와 같은 말이다. ‘온머저리라고 하면 완전히 드러난 머저리를 놀림조로 이르는 말이다. ‘어리보기는 어리가리라고도 한다한마디로 어리석은 사람이라는 뜻이다. ‘어리는 어리석다이고, ‘가리는 사람을 뜻한다.
 
머줍다(동작이 둔하고 느리다)’와 머지다(연줄이 끊어지다)’ 등의 단어와 연관지어 머저리의 어원을 유추해 본다. ‘멈추다와 멎다와 같은 맥락에서 확인할 수 있다(서정범 새국어어원사전’). ‘어리는 사람을 의미한다벙어리·귀머거리 등에서 볼 수 있다그러므로 머저리란 뭔가 멈춰 있는 것처럼 얼뜨거나 어리석은 사람’ 이라는 말이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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