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텅구리’ 이야기
최태호의 맛있는 우리말 [354] ‘멍텅구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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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텅구리는 물고기 이름이다. 멍텅구리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1.아둔하고 어리석은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 2.병의 목이 좀 두툼하게 올라와서 예쁘게 생기지 아니한 되들잇병. 3.도칫과의 바닷물고기. 몸의 길이가 25cm 정도이며, 갈색이고 잔 점이 많다. 몸이 통통하고 가슴지느러미가 크며 배에 빨판이 있어 바위 따위에 붙는다’고 되어 있다.
그런 것을 보면 ‘멍텅구리’는 물고기 이름에서 온 것이 확실하다. 이것이 확장되어 ‘(주로) 분량만 많이 들어가는 병’으로 ‘되들잇병’이 되었고, 여기서 다시 사람으로 확장되어 ‘아둔하고 어리석은 사람’의 뜻으로 바뀐 것이다.
‘멍청이’라는 말도 있다. 이것은 ‘멍텅구리’가 ‘멍텅이’로 변했다가 다시 ‘멍청이’로 변한 것으로 본다. 함경도 방언에서 ‘ㄷ’과 ‘ㅈ’을, ‘ㅌ’과 ‘ㅊ’을 서울말과 다르게 발음할 때가 많다. 예를 들면 정거장을 ‘덩거당’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멍청이’는 ‘멍텅구리’에서 유래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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