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바로 박근혜의 기를 꺾을 수 있을 때다
10가지의 약점은 10월 재보선 압승에 상당한 불안감으로 작용할 것
임두만 | 등록:2013-09-23 08:32:51 | 최종:2013-09-23 09:27:18
박근혜는 김한길과 회담한 다음 날 청와대에서 "야당이 장외투쟁을 고집하면서 민생을 외면한다면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는 말로 야당을 윽박질렀다.
잡다한 설명 빼고 이 말은 곧 "없는 놈이 동냥질 하려면 고분고분해야지 어디서 고갤 빳빳이 들어?"라고 윽박지른 것이다. 또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퇴 건에 대해서도 "인터넷 안 봐요? 난리났어요"라든가, "검찰총장을 감찰하겠다는 것은 잘한 것"이라고 황교안을 두둔했다. 이는 대통령으로서의 대단한 자신감이다. 아니 어쩌면 오만이다.
그런데 나는 박근혜가 이런 자신감, 또는 오만을 가질 수 있는 근거를 우리 국민들이 제공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일단 박근혜가 무엇을 하든 무조건 지지하는 지역민이 최소 전 국민의 35% 이상이다. 거기다 북한을 철천지 원수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 35%가 사는 지역민 말고 수도권, 강원권 충청권 인구 중 최소 20%다. 이것은 정당과 정책에 관계없이 북한 김정일집단은 철천지 원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박근혜가 아주 뻘짓만 안 하면 최소한 고정 지지층이 55%는 된다.
이들 중에서 10%, 최소 5~6%가 이탈해야 정권을 빼앗길 수 있는 위험신호다. 그런데 박근혜는 그걸 너무도 잘 안다. 그래서 그는 지금 당당하다는 것이 내 판단이다. 때문에 박근혜는 "야당이 뭘 하든, 난 북한만 잘 요리하면 돼"였다. 그리고 박근혜의 그런 생각에 의한 작전은 지금까지는 잘 맞았다.
추석전까지 박근혜 지지율 60~70%설은 사실 북한이 제공한 것이었다. 특히 개성공단 문제와 이산가족 상봉, 그리고 평양에서 열린 역도선수권대회에서 우리 태극기가 게양되고 애국가가 울리는 등 남북화해신호가 결정적이었다.
최근 북한이 이처럼 유화적으로 나온 것은 그들 나름대로 판단이 있었겠지만 북한의 이런 행동은 사실 우리 국민들에게 '박근혜의 일관된 대북정책에 당장 아쉬운 북한이 굴복한 것'이란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따라서 박근혜는 거칠 것이 없었다. 그의 내심에는 '김대중 노무현은 퍼주며 북한에 이용당했고, 이명박은 이도저도 못해서 남북관계만 망쳤는데 나는 북한을 굴복시켰어'이런 자신감… 그 때문에 '북한도 내게 굴복하는데 야당 니들이 내게 대들어?'라는 오만함이 그를 더 거칠 것 없는 강경으로 내몰았다. 때맞춰 국정원이 한 건 하면서 충성경쟁을 하고 민심은 이석기 죽일놈으로 흘렀다.
이런 자신감은 여야대표와 만나는 3자회담에서 김한길이 굴복하고 자신은 베푸는 모습으로 나타나야 했었다. 그런데 마침 채동욱 사건이 터지므로 김한길은 더는 물러설 곳이 없었다. 굴복할 줄 알았는데 대들었다. 이게 기분 나쁜 박근혜는 회담 후 김한길에게 "없는 놈이 동냥질 하려면 고분고분해야지 어디서 고갤 빳빳이 들어?"하는 투로 '국민저항' 운운하는 망발까지 나가버렸다.
그런데 국민들도 거기까지는 용납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자랑거리이던 지지율이 빠지는 것 같더니 한 이틀 사이에 10%대까지 훅 빠져버렸다. 그래도 박근혜나 그 일파는 태평이었다. 추석이 있었고 연휴가 끝나면 바로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열리면서 온 방송과 신문이 영상이나 사진으로 도배하면 다시 '역시 박근혜'라는 여론으로 돌아올 줄 알았다.
이 때 그동안 내심 준비했던 기초노령연금 공약후퇴를 하면서 재원타령을 하고… 친박근혜 언론들은 '예산 부족이므로 공약후퇴는 과감한 결정'이라고 칭찬하고 나서면 좀 면구스럽기는 하나 퇴로는 열릴 것으로 보았다. 그리고 여기에 진영 복지부 장관이 '책임지고 사퇴'하는 식으로 언론플레이를 하면 박근혜는 상처입지 않고 '우리 박근혜' 환호는 계속될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여기까지다.
1. 채동욱 건은 시간이 갈수록 박근혜에게 불리해져 간다.
2. 이석기 건도 시간이 갈수록 박근혜에게 불리해져 간다.
3. 바람잡이 북한이 이산가족상봉행사를 연기시켜버렸다.
4. 북을 맹렬비난했으나 되돌아온 것은 북측의 더한 비난이다.
5. 따라서 당분간 남북화해무드는 냉전무드로 바뀔 것이다.
6. 기초노령연금공약후퇴는 노인층 불만으로 나타날 것이다.
7. 국정원 대선개입 건에 대한 종교계 반발이 심상치 않다.
8. 아베 때문에 교과서 문제로 붙은 친일파 논쟁은 더 불리하다.
9. 아베 때문에 원전, 해산물, 대일관계 등 해결이 더 어렵다.
10. 4대강 등 이명박 악취에 대한 부담을 털어야 하는데 그도 어렵다.
최소한 이상 10가지의 약점은 10월 재보선 압승에 상당한 불안감으로 작용할 것이다. 여기다 야당의 강경투쟁 같은 비협조는 정국의 물꼬를 돌릴 수 없도록 할 것이다.
그래서다. 지금 박근혜와 박근혜 정권에 비판적이면서 박 대통령과 이 정권이 '상식적 대통령' '상식적 정권'이 되길 바라는 세력은 지금이라도 공격의 목표를 이상 10가지에 두고 힘을 합해야 한다. 그것이 새 정치고 그것이 오만한 정권과 대통령의 기를 꺾는 것이다. 대통령과 정권이 국민 무서운 줄 알아야 민주주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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