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5일 2차 민중총궐기를 하루 앞두고...

[기자칼럼 ]이상한 나라의 '당신과 나'

12월 5일 2차 민중총궐기를 하루 앞두고...
 
이수경   기사입력  2015/12/04 [16:14]



▲     © 이수경

11월 14일 민중총궐기라 명명한 시위가 일어난 후, 이 나라는 이제 우화적인 요소가 점점 더 가미되어가고 있다. 이 사회의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그 많은 이야기들을 따라갈 수 조차 없다.

오 늘 오전에 도착한 소식엔 대학로까지 거리를 걸어가는 것과 시청광장에 모이는 건 허락을 받았다며 환호하는 사람들의 무리가 보였다. 어제는 신고만 하면 되는 일에 안된다고 한 것을 아니야 신고만 하면 되는 거였어 라고 친절하게 읽어준 판사에게 우리 모두 환호를 보냈다. 우리의 환호는 그 판사의 용기때문이였는지도 모른다고 변명을 대고 싶다.

갑 자기 시민들과 함께 시위를 했던 다른 나라의 공주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하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우리가 뉴스에서 보고 있는 박정희의 딸은 공주인지도 모른다. 실제로 청와대에는 일곱난장이가 살고 있을지도 모르며 누군가가 늘 독사과를 보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그런 상상을 하다가  이번 해외 나들이에서 그녀가 했다는 한복전시회 소식을 읽고 있노라며 영국 황태자의 사랑의 울며 웃으며 나날을 보내던 영국 소녀들이 떠오른것도 사실이다.

911 때 단 7분동안 반응하지 않았던 아들 부시대통령이 왜  그랬는지는 조사위까지 만들어졌지만 세월호참사때 7시간동안 – 그 7시간이면 거의 하루 근무기간과 맞먹는다 – 박정희의 딸이 무엇을 했는지 입에 올리는 것 자체가 반역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  혹은 그 사람들만 TV 출연을 해서 그런 생각을 하면 안된다고 나 스스로 다스리고 있다.

모 든 것이 과거로 돌아가고 있다고 외치고 있지만 법을 무시한 정부에 항거하는 출근하지 않는 법 전문가들 이야기는 없다. 노동법을 이정도로 흔들어 놓으면 각 지역에 있는 시장들이 시청에서 하루 파업 쯤 한다는 소식도 올라올 때가 되었는데 유독 몇 몇 의 개혁적인 생각을 가진 시장들이 움직이면 성급하게 대권으로 간다는 딱지만 잔뜩 붙여놓는다. (하지만 실제로 다가가보면 보좌관들 몇 명은 이제 더 이상 시정은 관심이 없어보이기도 한다)

50 일 넘게 단식을 하던 한 학생이 병원으로 실려가고 또 한 학생이 죽음을 말하고 사라지고 나서야 한 학교 이사회는 그제서야 물러난다. 이제 단식 며칠 정도로 누가 관심을 가져주거나 하던 시대는 끝났다고 한다. 고공농성도 지금은 관심을 가지지만 2년 쯤 뒤엔 고공농성하다가 굶어죽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올 법도 하다.

권 력이 TV미디어와 언론을 이렇게 장악해 가고 있는 것에 “전문 시위꾼”들과 “종북좌파”들만 반대한다고 하는 이 이상한 나라에는 이런 위험한 현상에 – 그것이 자기자신이 지지하는 것을 동조하든 반대하든 획일화되어간다는 것에 – 맞서는 방송인들이 없다. 그런 방송인들이 한번의 용기있는 행동으로 얼마나 많은 것을 잃게되어가는지 그리고 그러한 기득의 폭력이 얼마나 강하고 변함없이 힘을 잃지 않는지 이 사회에서 총체적으로 학습되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 첫걸음은 대학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군대에서 응용되며 사회에 나올 때 즈음 이미 잔뜩 가지고 있는 채무관계와 성공의 인맥사다리 앞에서 우리는 불의를 어떻게 지나쳐야 하는지 잘 학습하게 된다. 불의보다 신용이 우선시되는 사회가 되었다.

오 랜 불의와 달라지지 않는 국가폭력앞에서 우리는 모두 여왕의 크리켓 경기에 초대된 공과 크리켓 채가 되었다. 이 경기안에서 “목을 잘라라” 하고 여왕이 외칠까봐 여왕이 치는대로 굴러가며 혹은 만족감이 되도록 굴러가며 살아남아야 하며 목을 잘라라 하는 순간 수풀속으로 달려들어가  잘 숨어야만 한다.  여왕의 심기를 건드렸다고 생각하는 카드병정들은 개사료를 던진 것만으로도 사람을 잡아 가두기도 한다.

어 제 다큐 "나쁜 나라"가 개봉되었다. 지금 이 나라는 나쁘다 좋다로 이야기되어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평가를 얻는 듯해서 이 나라를 나쁘다고 표현하는 것에 반대한다. 이 나라는 이상한 나라다. 자국민을 IS 와 빗대어 말한 대통령의 표현에 분노하는 이 나라 국민들은 아마도 이 이상한 나라에서 너무 오래 살아온 듯 하다. 지금 이 곳은 이상한 나라이며 당신과 나는 여왕에게 그 존재조차 눈에 띄고 싶지 않은 이상한 모자를 뒤집어쓴 미친 모자장수일수도 있다.

한 도시에 거리와 광장에 나갈 때 그 어떤 허가와 신고가 필요한 시민은 없다. 우리는 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그 어디든 우리의 자의로 갈 수 있으며 길이 막히면 항의할 수 있다. 굳이 집결해서 막는 곳이 아니라 단 한번도 가지 않았던 곳으로 국회로 경복궁으로 시청으로 구청으로 하물며 조선일보사 로비로.  어디든지 가서 조용히 앉아 책을 읽고 명령불복종으로 항의할 수 있는 방법. 대책위에게 왜 좋은 방법을 생각하지 못하냐고 속상한 마음을 토하는 것도 더 이상 하지말자.

대한민국이 더 이상 이상한 나라가 되는 것에 항의하고 나 자신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미화하는 일도 그만. 여왕을 잡아야 이상한 나라 이야기는 끝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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