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K투데이는 한 해를 돌아보며 북한에서 있었던 이슈와 변화들을 분야별로 종합 정리하는 특집을 준비하였다.
순서는 다음과 같다.
①당창건 70주년을 계기로 체제 안정성 과시한 북한(정치·국방·외교 분야)
②(경제·사회 분야)
③(문화·스포츠 분야)
④(과학·교육 분야)
주민의 지지를 확인한 2015년
올해 북한 정치의 주요 이슈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행사였다.
물론 7월에 우리의 지방선거에 해당하는 지방인민회의 대의원선거도 있었다.
하지만 한국 정치제도와 달리 북한에서는 선거가 정치지형의 큰 변화를 가져오지 않으며 정치체제의 안정성을 확인하는 일종의 축제 의미를 갖는다.
북한은 헌법을 통해 노동당을 집권당으로 규정했기 때문에 누가, 혹은 어떤 세력이 권력을 차지하느냐가 정치의 관심이 아니다.
북한에서 정치의 핵심은 주민들이 노동당을 얼마나 지지하는가의 문제다.
북한은 당창건 70주년 기념일에 맞춰 다양한 경제 성과들을 발표하면서 주민들의 사기를 북돋았고, 전체 성인들에게 보너스 100%를 지급하기도 하였다.
또한 70주년 경축 열병식 연설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인민대중제일주의'를 강조하면서 당원들에게 "위대한 인민을 위하여 멸사복무해 나아갑시다"고 호소했다.
이런 북한 지도부의 행보가 주민의 지지를 일정부분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당창건 70주년 군중시위. ⓒ신화망
일본의 교도통신은 12월 16일자 기사에서 북한 사정에 밝은 중국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인민의 지지는 크다"고 보도했다.
국내 전문가들의 분석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
무총리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산하 통일연구원은 12월 15일 펴낸 '2016년도 연례 정세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북한 정부를
평가하는 키워드로 '권력의 안정화'를 꼽고 이 점이 "2016년 7차 당대회 개최를 결심하는 자신감의 밑바탕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현준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 원장도 12월 17일자 시사위크에 기고한 칼럼에서 "김정은 정권 안정에 대한 논쟁이 있으나, 적어도 단·중기적으로는 안정적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지석 한겨레 논설위원도 11월 25일 칼럼에서 "하나의 체제로서 북한 정권은 안정됐다고 보는 게 일반적 평가"라고 소개했다.
실전 준비 태세를 보여준 북한군
올해 북한의 국방 분야 이슈로 상반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와 여름에 있었던 준전시상태 선포를 꼽을 수 있다.
동영상을 공개해 실패 논란을 잠재운 북한은 SLBM을 보유함으로써 인공위성 발사에 못지않은 성과라고 자축하며 국방력 강화의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고 선포했다.
SLBM은 발사 원점과 준비과정을 전혀 파악할 수 없고 목표물 근처까지 은밀히 다가가 공격할 수 있어 현재까지 인류가 개발한 가장 우수한 전략무기로 꼽힌다.
SLBM
발사 전날인 5월 7일 박영철 조국통일연구원 부원장은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과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미국이 우리에 대해서 그걸 강요할 때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8월 21일 북한은 전방지역에 '준전시상태'를 선포하였다.
지뢰폭발 사건에 이어 비무장지대 포격 사건까지 이어진 직후다.
8월 25일 남북 고위급 접촉의 극적 타결로 전쟁의 비극은 막을 수 있었다.
당시 언론 보도를 종합해보면 북한은 실제로 준전시상태 매뉴얼대로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전체 잠수함의 70%를 기동해 한·미 감시망에서 벗어났고, 특수부대 상륙작전에 이용하는 공기부양정 10여 척을 전진 배치했으며 일부 특수부대를 전방지역에 전개했다.
각종 미사일 기지 움직임도 활발했고, 전투기를 격납고로 옮겼으며 전방에는 포격준비 동향이 포착됐다.
미국 CNN방송은 8월 24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북한군의 움직임에 대한 미군의 반응을 전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군이 이런 식으로 움직이는 것은 처음 봤다"고 평가했으며 미군 사령관들은 "북한이 한국의 대북 심리전 방송
재개에 항의하며 '48시간'이라는 구체적인 시한을 대내외적으로 홍보하며 전력 증강을 하는 과정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였다"고
했다.
또 미군은 북한을 위협한다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 "B-52 폭격기의 한반도 비행을 취소"했으며 "미군 지휘관과 군사 전략가들은 … 한국 정부에 긴장 완화를 권고했다"고 한다.
왕성한 다자외교를 보인 북한
북한은 올해 왕성한 외교 행보를 보이며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확보하려고 하였다.
관심을 모았던 김정은 제1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북한은 각종 국제행사에 고위급 인물들을 파견하며 적극적인 외교 활동을 하였다.
4
월에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반둥회의) 60주년 기념 행사에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참석했고,
9~10월에는 '2015년 이후 개발 의제 채택을 위한 유엔 정상 총회'와 제70차 유엔총회에 리수용 외무상이 참석했다.
12월에는 프랑스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COP21) 당사국 회의에 리수용 외무상이 참가했고 캄보디아에서 열린 아시아의회총회(APA)에 안동춘 최고인민회의 부의장이 참석했다.
북한은 10월 22일 외무성 성명(평화협정 체결 제안 관련)을 유엔안보리 공식문건으로 배포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적극적인 외교 활동을 펼쳤다.
또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5월 러시아 전승기념식, 9월 중국 전승기념식 등에 각각 김영남 상임위원장, 최룡해 당비서를 파견해 주최국, 참가국들과 우호 증진의 기회로 삼았다.
북한은 10월 당창건 기념일에도 중국, 쿠바, 베트남, 라오스 등 주요 우호국의 공산당, 혁명당을 초청해 관계 발전의 계기로 삼았다.
특히 중국은 류윈산 상무위원을 파견해 북한과 관계 증진을 위한 광범위한 합의를 이뤘다.
개별 국가들과의 외교도 활발했다.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북한은 러시아와 다양한 협력 사업을 진행하였다.
전력, 철도, 광물자원 개발, 석유탐사 등 경제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들을 합의하고 협력이 이루어졌다.
또한 과학기술협력을 합의하고 새로운 군사협정을 논의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밀접해지고 있다.
특히 올해를 '북러 친선의 해'로 규정하고 교육, 영화, 음악 등 문화교류도 활발히 진행하였다.
북한은 수교 55주년을 맞은 쿠바, 수교 65주년을 맞은 베트남과도 고위급 회담을 진행하며 관계 강화를 합의하였다.
한편 서방 세계에서 주로 부정적으로 묘사되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수카르노의 별을 수상해 특별한 주목을 받았다.
수카르노의 별은 인도네시아 수카르노교육재단이 비정기적으로 수여하는 상으로 재단 측은 "북한 주민의 번영과 행복, 한반도의 평화와 조국통일을 위한 투쟁에 거대한 공헌을 하였다"고 수상 이유를 설명했다.
문경환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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