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최근 북으로 귀환한 박인숙 씨 사건을 보며

‘우리는 북한이탈주민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나’ <초점> 최근 북으로 귀환한 박인숙 씨 사건을 보며 2012년 07월 03일 (화) 16:03:30 김양희 기자 tongil@tongilnews.com 최근 탈북한 뒤 북으로 귀환한 박인숙 씨의 내외신 기자회견이 공개된 사건이 있었는데요, 2012년 6월 28일 <조선중앙통신>의 기자회견을 통해 박인숙 씨는 다시 북으로 귀환한 이유에 대해 “탈북자들에게 차례지는 일자리란 오물청소, 그릇닦기, 시중들기 등 가장 비천하고 어려운 일 뿐이며, 그들의 자살률은 여느 사람들의 5배에 달한다”며 “남한사회에 환멸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그는 “탈북자들은 어지러운 남조선 사회를 저주하고 자신들을 원망하며 공화국으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이후 그녀의 귀환 이유를 놓고 ‘평소 아들을 그리워해’, ‘북이 가족을 인질로 잡은 탓’이라는 등 그 귀환 배경에 대해 의견이 분분합니다. 결국 본인이 그 배경을 밝혔지만 남한에서는 북한에서 밝힌 박인숙 씨의 이유는 외면한 채 자신들의 생각대로 이유를 추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쨌건 실제 박인숙 씨가 어떤 이유로 북에 귀환을 하고 기자회견장까지 나왔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녀의 입에서 나온 이유들이 그저 외면할 수만은 없어 조금은 부끄럽기까지 합니다. 얼마 전 우연히 한 여성 북한이탈주민을 알게 됐는데요, 그 분은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남한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들은 결혼 이주여성보다도 더 못한 냉대를 받고 있다고. 결혼 이주여성들이야 남한 사회에서 잘 적응하고 살면 그만이지만, 툭하면 색깔논쟁이 벌어지고 또 북에서 어떤 사안이 있을 때마다 북한이탈주민들은 욕을 먹어야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평생을 사회주의적 사고방식으로 살아왔는데 경쟁이 치열한 자본주의 사회가 살기에 그리 녹록치 않았다고 합니다. 그 분 말씀으로는 남한으로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이 2만3천명인데 그중에서 미국, 영국 등 타국으로 이민을 간 이들이 3천여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얼마 전 그 분의 친구도 만삭의 몸을 이끌고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고 하는데요, 친구에게 “목숨 걸고 이곳에 왔는데 그 말도 안 통하는 나라에 어찌 가서 살려고 하니?”하고 물었더니 “나야 탈북자니까 이곳에서 눈치 받고 멸시를 당하고 살아도 되지만 태어날 아이는 무슨 죄가 있어서 부모가 탈북자라는 이유만으로 놀림을 받고 살도록 두니?” 했답니다. ‘모든 사람들은 평등하다’, ‘다양성을 인정해야한다’ 등등 뭐 아무리 떠들어도 전라도나 경상도 등 지방 사투리를 쓰는 사람들도 다시 한 번 쳐다보게 마련인데 북한 말투를 쓰는 사람을 우리가 얼마나 색다르게 생각했는지 곰곰이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실제 진학, 취업 등에서 북한사람들은 시도도 해보기 전에 제외되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게다가 남한사람들도 어려운데 북한사람들은 혜택을 줘서 오히려 우리가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그들은 그저 정부에서 주는 보조금으로 사는 최하층민으로 밖에 살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런 그 분들에게 안보강연 등은 어찌 보면 생계를 위한 좋은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좀 더 많은 강연을 받기 위해서는 남한 사람들이 듣기 원하는 더 자극적인 내용을 전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분이 북한이탈주민으로 가장 힘든 점은 남한사람들이 자신들을 동등한 인격체로 대해주기보다는 그저 정치적으로 이용을 하는 소모품처럼 생각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생계가 어려운 북한이탈주민들에게 보수단체에서는 돈을 몇 푼 쥐어주며 집회 등에 동원을 하기도 한답니다. 실제 이번에 임수경 의원이 실언을 했을 때 북한이탈주민들이 대거 집회에 나와서 항의를 하곤 했는데 보수단체에서 일당 4만원씩 준다고 하고 모집을 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렇다고 그 분이 진보단체를 좋아하는 것은 아닙니다. 진보단체들은 자신들의 처지, 그리고 북한 주민들의 인권에 대해 전혀 모른 척 외면을 하는 것이 싫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북한이탈주민 분은 국정원과 하나원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북한이탈주민들은 국내에 입국을 하면 국정원에서 3개월 조사를 받고 하나원에서 남한사회 정착에 대한 교육을 받는데요, 자신은 북에서 한 번도 버스를 타보지 않은 시골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곳에 오니 물론 교육을 해주는 것은 고맙긴 하지만 버스로 매일 이곳저곳 끌고 다니니 멀미가 나서 무엇을 배웠는지 하나 기억도 없었다고 합니다. 또 하나원에서 함께 교육을 받은 아는 이 하나는 군인 출신인데 국정원에서 혹시 간첩일지 모르니까 그렇겠지만 어찌나 조사를 심하게 받았는지 말도 못하게 힘들어 했다고도 했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남한에 정착한 북한이탈주민들의 삶에 대해 자료 조사를 해봤더니 생각보다 북한이탈주민들에게 우리 사회의 장벽은 높았습니다. 북한이탈주민들의 실업률은 13.7%로 일반 국민들의 4배가 넘고 자살률은 무려 16.3%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자살률을 보이는 우리 국민 전체 자살률의 3배 가까이 높습니다. 또 북한이탈주민들의 자살로 인한 사망비율은 16.3%나 됐습니다. 이들의 기초 생계급여 수급 비율은 54.4%에 이르고 일을 하더라도 이들의 월 평균 급여는 100만원 선이라고 합니다. 탈북 청소년들의 중고등학교 자퇴율 역시 우리 청소년들보다 훨씬 높고 진학률은 낮습니다. 특히 문제는 북한을 탈출하기 위해서는 브로커의 도움이 필요한데 이들에게 도움을 받고 나오면 우리 정부에서 주는 정착지원금을 고스란히 브로커에게 넘겨줘야 한다고 합니다. 맨몸으로 남한 사회에서 사는 것이 우리도 녹록치 않은데 북한이탈주민들에게는 더욱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다보니 여성들은 성매매 등에 쉽게 빠지기도 합니다. 또 북한이탈주민들끼리 사기를 치는 범죄자로 전락하거나 노숙자신세를 면치 않는 이들도 늘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 당시 한나라당 소속의 김영우 의원이 발표한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시설인 ‘하나센터’ 30곳과 관련 단체를 통해 탈북자 222명을 상대로 인권 실태를 조사한 결과는 더욱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북한이탈주민의 66%가 ‘생활 형편이 어렵다’고 느끼고 있으며 특히 개인당 월 100만원도 못 버는 이들이 77%(162명)에 달했고, 56%(118명)는 정부가 정한 최저 생계비인 월 50만원도 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북한이탈주민의 63%는 직업이나 직장을 구할 때도 상당한 차별을 받았으며 입국초기 조사과정에서 폭언이나 욕설을 들었다는 응답이 14%, 여성들의 경우 남성 조사관으로부터 성경험 여부를 조사받았다는 응답이 80%에 달해 이들에 대한 인권 침해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한동안 북한 인권문제가 심각하다고 하며 중국의 탈북자 북송 반대 캠페인이 대대적으로 일어난 적이 있는데요, 우리 사회에서는 정작 그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서 그러는 것은 아닌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목숨을 걸고 이 땅에 왔지만 우리가 그들을 자살로, 이민으로, 최하층민으로 내몰고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김양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통일뉴스(http://www.tongil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评论

此博客中的热门博文

[인터뷰] 강위원 “250만 당원이 소수 팬덤? 대통령은 뭐하러 국민이 뽑나”

‘영일만 유전’ 기자회견, 3대 의혹 커지는데 설명은 ‘허술’

윤석열의 '서초동 권력'이 빚어낸 '대혼돈의 멀티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