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호·정진후 의원은 법조인과 교육자의 양심과 정의 지켜야
서기호·정진후 의원은 법조인과 교육자의 양심과 정의 지켜야
(서프라이즈 / 인병문 / 2012-07-18)
원칙에 어긋난 정치논리 앞세운 ‘제명’ 결정 안 된다
통합진보당 의원단은 18일 워크샵을 열어 이석기·김재연 의원 거취문제에 대해 논의한다. 이를 토대로 19일 의원총회를 통해 ‘제명’ 결정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새 지도부가 구성되자마자 발 빠른 행보로 기어코 정치적 희생양을 만들 모양새다.
두 달 넘게 지속돼온 통합진보당 사태의 외형으로 불거진 이석기·김재연 의원 거취에 대한 열쇠는 정진후 김제남 서기호 의원이 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9일 예정된 의원총회에서 이들의 선택에 따라 ‘제명’ 여부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양측의 공방에 침묵으로 일관했던 정진후·김제남 의원과, 얼마 전 새롭게 의원직을 승계한 서기호 의원은 사회적으로 존경 받는 교육자와 법관, 그리고 도덕적 양심을 생명으로 하는 시민사회단체 출신으로서 이번 결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이번 사태의 진실 공방을 정리해 본다.
왜곡된 근거에 의한 잘못된 결정 = 두 의원 제명을 주장하는 측의 근거는 지난 5월 4일 전국운영위원회와 12일 중앙위원회 결정이다. 전국운영위는 이때 공동대표단 총 사퇴와 함께 “비례대표 선출과정의 정당성과 신뢰성을 상실한 만큼 순위경쟁 명부의 비례 당선자와 후보자 전원은 총 사퇴한다”는 결정을 내린다. 또한 “진상조사위원회의 보고서가 당원의 명예를 지키고 구체적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는 데 일부 미흡함을 인정하고, 향후 보다 충분한 조사가 이뤄지도록 노력한다”는 조항도 의결된다.
즉, ‘총체적 부정·부실 선거’라는 1차 진상조사위원회의 발표에 근거한 ‘비례후보 총 사퇴’인 것이다. 그러나 1차 진상조사위의 구성과 조사, 결과발표가 얼마나 편향되고 왜곡됐는지, 부실한 보고서인지는 그 뒤 명확히 드러났다. 당시 운영위조차도 ‘미흡함을 인정하고 향후 보다 충분한 조사’를 약속한 부분도 있다.
각계 원로들, “진실 규명과 명예회복이 먼저...제명은 아무 도움 안돼”
그렇기 때문에 “정확한 조사가 이뤄지기 전에 미리 사형선고를 내린 결정”이라는 비판과 함께 “왜곡된 근거에 의한 잘못된 결정”이라는 지적을 받으며, 해당 인사들과 각계 원로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통합진보당 제명 결정을 우려하는 각계 원로 모임’ 78명은 지나달 6일 기자회견을 열어 “왜곡된 진실에 의해 일시적으로 통합진보당에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었다면 진실을 바로 잡아 땅에 떨어진 당의 명예를 회복하는 것이 먼저 할 일”이라며 “제명이라는 극약 처방은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고 극한 대결만 불러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재연 의원 사퇴 문제 = 당의 결정에 따라 제명이 추진되고 있는 김재연 의원의 경우 부당함과 억울함은 더욱 분명하다. 서로 다른 잣대를 가지고 하나의 결론을 내는 모순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은 총선 비례후보를 결정하는 데 있어, 한 데 묶어 투표로 순위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정진후·김제남 후보와 같은 개방형명부와 유시민·서기호 후보 같은 전략명부, 청년명부, 그리고 여성·장애인·일반 명부의 비례후보가 각기 다른 방법으로 결정돼 순위가 매겨진다. 즉, 개방형과 전략 명부는 공동대표단이 지명해 토론을 거쳐 순번 배정을, 청년명부의 경우 별도 선거를 통해 1등 후보에게 일정한 순번 배정을, 여성·장애인·일반 명부는 한 번의 경선을 통해 순번 배정을 하는 형태다.
청년비례 김재연 의원은 부정 경선과 아무 상관 없는 전략명부에 해당
이때, 청년명부로 나선 김재연 후보는 3번을 부여 받았다. 김재연 후보는 앞서 2월 17일부터 약 1개월 가량 전국을 순회하며 진행한 ‘위대한 진출’ 프로그램에 맞춰 당당히 경선에서 1위를 차지, 이 같은 순번을 받은 것이다. 핵심은 부정 논란이 일어난 일반·여성·장애인 명부 경선과 별도로 치러졌다는 점이다. 이후 김재연 후보는 개방형·전략 명부 후보들과 함께 당원 찬반투표를 받았다. 즉, 순위경쟁 명부가 아닌 전략명부에 해당하는 사안이다.
그런데 전국운영위원회는 별도로 진행된 두 경선을 무시하고 ‘순위경쟁 명부’라는 것으로 통합해 총 사퇴를 결정하고, 며칠 후 열린 중앙위원회에서도 이를 추인하게 된 것이다. 청년비례 후보 역시 경선을 통해 결정됐지만, 사태의 발단인 부정 의혹을 받은 경선과는 아무 상관이 없기 때문에 김재연 후보의 ‘억울하다’라는 반발이 나오는 것이다. 당에서 청년학생 부문의 중요성을 인정해 당선 안정권에, 그것도 3번에 배치해 놓고 전혀 논리에 맞지 않는 결정을 근거로 ‘사퇴’ 권고와 ‘제명’을 하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 부분이다.
야권단일화를 위한 불가피론 = 일각에서 야권단일화를 위해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국민의 눈높이’론이다. 부정경선 논란으로 당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나빠진 만큼, 여기에 관련된 이석기·김재연 의원을 제명하고, 새롭게 거듭난 모습으로 야권단일화를 이뤄 대선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논리이다.
하지만, 이는 진보정당의 정체성에도 배치되고, 연대의 기본정신에도 맞지 않는 사이비 정치논리이다. 연대는 상대방을 서로 존중하고 인정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이번 문제는 진보정당의 정신에 맞게 양심과 정의에 기초해 진실을 밝혀야 하며, 이를 통해 상대를 설득해 연대를 이룰 때만이 진정한 야권단일화와 대선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이는 수구진영의 ‘종북주의’와 ‘색깔론’ 주장을 인정하는 꼴이기도 하다. 겉으로는 이를 배격하면서도 안으로는 수구진영의 왜곡 거짓 선전에 현혹된 국민들의 눈높이를 핑계 삼아 해당자들을 제명하는 것은 ‘동지의 목을 쳐 적에게 바치는 격’이다. 당에서 출당시킨다면, 다음 수순은 ‘국회의원 자격심사안’이다. 두 의원에 대한 ‘입법살인’을 방조하는 치명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그 이후 통합진보당의 당 활동과 소속 국회의원에 대한 트집 잡기와 색깔론을 이용한 진보정당 죽이기는 불을 보듯 뻔하다.
서기호·정진후·김제남 의원의 원칙과 양심에 따른 결정을 기대한다
통합진보당은 지난 총선에서 양심을 지키며 사회정의 실현과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인사들을 영입해 비례의원 후보로 선정했다. 유권자들은 사회적으로 존경 받는 이들 인사들과 정당의 정체성을 지켜온 통합진보당에게 약 10%의 지지율로 6명의 비례의원을 뽑아줬다.
유권자들은 이석기·김재연 의원 거취문제와 관련해 서기호 전 판사와, 교육자와 시민사회단체 출신의 정진후·김제남 의원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유권자들은 정의와 진실에 기초해 법조인의 소신과 양심을 지켜온 서기호 의원과 두 의원이 어느 정파의 정치적 논리에도 휘둘리지 않고 진실과 정의가 바로 설 수 있는 결정을 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억울한 정치적 희생양, 색깔론에 편승한 마녀사냥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인병문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3&uid=129725
http://www.seoprise.com/etc/u2/774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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