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현상, 조중동은 때리고 민중은 환호?

(서프라이즈 / 화씨911 / 2012-07-25) 안철수 현상이 정국을 강타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SBS 힐링캠프가 방송된 하루 뒤인 24일 조사한 여론 지지표를 보면 안철수 현상이 대중들에게 어떻게 투영되고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25일 리얼미터 발표, 즉 24일 여론조사결과는 다자대결 구도에서 박근혜 지지율이 전날 34.3%보다 2.3%포인트 하락한 32.0%였다. 반면 안철수 지지율은 전날 22.7%보다 무려 5.5%포인트 폭등한 28.2%로 나타났다. 따라서 양자 간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 내인 3.8%포인트로 크게 좁혀졌다. 그리고 이는 양자대결 구도의 격차를 더 벌리는 결과로도 나왔다. 이미 전날인 24일 발표에서 역전이 이뤄진 안철수-박근혜 양자대결 구도는 이날 발표에서 안철수 48.3%, 박근혜 45.2%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비록 오차범위이기는 하지만 3%포인트 차이는 박근혜나 그를 옹립하려는 측에겐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는 포인트다. 이 때문에 지금 새누리당, 특히 박근혜 측에서는 상당히 당황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전방위적으로 안철수에 대한 공격에 나서고 있다. 이런 현상은 25일 자로 발간된 조중동을 보면 더 확연하다. 오늘자 조중동은 약속이나 한듯이 일제히 안철수 때리기에 나선 것이다. 조선일보의 공격수는 김창균 논설위원, 그는 칼럼 제목을 <안철수의 ‘부정출발’>이라고 붙인 뒤 안철수의 방송출연을 선거 광고방송으로 치부했다. 김창균은 “안 교수는 지상파 TV 두 곳의 홍보성에 가까운 프로그램에 1시간씩 출연했다. 수백억 원 가치의 광고를 공짜로 한 셈”이라는 문장으로 이를 대변한 것이다. 또 “방송사가 공정 선거 관점에서 판단했다면 대선이 5개월도 안 남은 시점에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 중 한 명을 예능 프로그램에 초대하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안 교수를 출연시킨 SBS를 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창균은 앞서 유력 대선주자이자 실제 현실정치인인 박근혜와 문재인이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때는 이런 글을 쓴 적이 없다. 더 황당한 것은 “다른 대선 주자들은 교과서에 이름이 나오고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안 교수와 경쟁하는 게 불공정하다고 불평할 것”이라고 했다는 점이다. 안철수가 교과서에 나온 것이 안철수가 원해서도 아니고 안철수가 대선 유력주자가 돼서도 아닌데 뜬금없이 교과서까지 물고 들어간다. 앞서 교과부가 도종환 의원의 시를 교과서에서 삭제하자고 한 것과 다르지 않다. 더 나아가 “안 교수가 지지율이 높은 덕에 다른 주자가 못 나가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지율을 더 올릴 기회를 얻은 것은 자본의 힘으로 불공정한 경쟁을 하는 재벌과 어떤 점이 다른가”라고 비난한 점은 거대신문사 논설위원이 쓴 글이라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는 치졸한 논리다. 방송 연예 프로그램은 시청률이 생명이다. 프로그램을 만드는 피디들은 상대 방송국의 경쟁 프로그램이 어떤 테마로 어떤 인사가 출연하는지까지 세심하게 파악할 정도로 자기 프로그램의 시청률 제고를 위해 노력한다. 안철수는 현재 현실 정치인이 아니다. 하지만 국민적 관심사가 매우 높은 공인인 것은 분명하다. 그가 대통령 선거에 나왔을 때 최소한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정도는 국민들이 알아야 한다. 방송피디도 이점에 착안했을 것이다.아마 내가 방송을 만드는 프로듀서라고 해도 이런 사람이 방송에 나오겠다면 쌍수를 들고 환영할 것이다. 따라서 이는 대담프로그램을 만드는 피디에게 불공정이란 누명을 씌울 수 있는 사안 자체가 아니다. 더구나 골목상권까지 다 잡아먹는 재벌의 속성과는 비교할 대상도 아니다. 그런데 신문사 논설위원씩 되는 사람이 그런 비유를 했다. 결국 비난을 위해 치졸한 논리를 동원한 셈이다. 중앙일보 공격수로 나선 오병상 수석논설위원, 그는 <안철수가 무서운 이유> 라는 칼럼을 썼다. 그리고 오병상은 이 칼럼에서 안철수의 등장에 “정치인들이 전율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이 칼럼을 읽으면서 이런 글쟁이가 거대 언론사 수석논설위원이라는데 더 전율한다. 그는 이 칼럼에서 “현재 유력 후보인 박근혜나 문재인이 대통령이 될 경우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는 대충 예상가능하다.”며 박근혜와 문재인이 “박정희의 딸, 노무현의 분신이란 이미지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무서운 얘기다. 박근혜가 집권하면 박정희식 정치를 한다는 것도, 문재인이 집권 뒤 노무현식 정치를 한다는 것도... 그의 예측대로라면 박근혜가 집권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대한민국은 다시 1970년대식 1인 지배 국가로서 인권탄압과 독재가 횡횡할 수 있다. 또 문재인이 집권하면 언론도 거대정당도 대통령을 흔들어 대통령이 정치다운 정치를 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런데도 오병상은 이런 현상을 “실망스러운 점이 많겠지만 예측가능하다는 점에선 덜 불안하다”고 한다. 반면 안철수에 대해서는 “안철수가 헌신적인 의료인이며, 성공한 사업가며, 창의적인 교육자인 점은 이미 확인됐다. 그러나 과연 그런 성공이 훌륭한 대통령까지 보장할 수 있을까”라며 “정치와 무관했던 개인적 경험, 그리고 최근 10개월간 학습결과로 정리한 공약집뿐”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있다. 그러면서 “정치인 안철수를 평가하기엔 아직 많이 부족하다. 앙시앵 레짐 이후에 대한 청사진이 없다. ‘소통과 합의’만으론 공허하다”는 쉰소리까지 했다. 우리는 대한민국 역사 60여 년 동안 정치 경험이 풍부한 민주적 대통령을 가져본 적이 드물다. 더욱 ‘소통과 합의’의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을 가져본 적도 드물다. 이승만은 망명한 운동가, 장면은 유약했던 학자, 박정희는 아웃사이더 군인, 전두환은 출세지상주의자, 노태우는 눈치꾼, 대한민국 역사 40년을 관통했던 지도자들의 면면이다. 그리고 이후 민주화된 대한민국의 대통령 중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도나 정치경력을 내세울 수 있으며, 현 대통령인 이명박도 정치가보다는 사업가였다. 그런데 이들 중 누가 소통과 합의에 의한 정치를 했는가? 김대중도 노무현도 이루지 못한 정치다. 여소야대에서 소통과 합의를 반대하는 거대야당 때문에 언제나 휘둘리기만 했다. 중앙일보는 소통과 합의의 정치를 위해 노력했던 김대중 노무현은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었고 1인지배 일방통행식 정치를 일삼았던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을 추종했던 신문이다. 그래서인가? ‘소통과 합의’를 공허하다고 하는가? 무서운 일이다. 동아일보 사설, 이 사설은 안철수의 방송출연을 ‘홍보전략’이라고 썼다. 그리고는 “대선 출마 가능성을 언뜻언뜻 비치는 유력 후보가 언론 인터뷰를 피하고 연예프로에 나가 상처받지 않고 대중적 인기를 올리기에 급급한 모습에서 실망감을 느낀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런 신문들과는 다르게 안철수는 지금 일반 대중들에게는 블루칩이다. 지지율은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기존 정당들을 전전긍긍하게 하고 있다. 안철수가 말한대로 높은 자살률과 저 출산이라는 현상이 말하는 미래가 불투명한 나라에서 그나마 미래를 희망적으로 봐도 되겠다는 사람이 늘게 하고 있다. 그가 정치에 입문, 대통령 후보로 나오든 나오지 않든 그와 동세대를 살면서 그로 인해 시대의 아픔을 치유 받고 있다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언론도 정치인도 새겨야 할 화두다. 형님과 문고리 권력이 감옥 문 안으로 들어가고서야 마지못해 “모두 내 책임입니다”라고 고개 숙이는 대통령이 있는 나라에 그나마 복지와 정의 평화를 말하는 지식인 지도자가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다. 안철수 때리기에 급급하면서 박근혜 바라기만 하고 있는 조중동은 민중들에게 처참하게 버림받는 날이 기필코 올 것이라는 것을 잊지말라. 민심은 점점 그리 흐르고 있다. 화씨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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