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미싸일’은 이남을 향하지 않습니다
이병진 교수
기사입력: 2012/07/24 [20:02] 최종편집: ⓒ 자주민보
[이 글은 북을 방북했다는 이유로 간첩으로 몰려 8년형을 선고 받고 전주교도소에 수감중인 이병진 교수가 편지로 보내온 기사입니다._편집자]
한·미·일 3국 군사동맹이 가시화 되면서 동북아 지역이 신냉전체제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한일군사협정이 보류되었지만, 한미 외교·국방장관(2+2)회의에서 3국 안보협력을 강화하기로 했고 3국 외교부 장관이 워싱턴에 실무급 운영그룹을 설치 운영하기로 한 것은 3국 군사동맹이 이미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일본과 미국은 겉으로는 이북의 핵개발과 미사일 위협 때문에 한·미·일 군사동맹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중국을 견제하려는 속마음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런 미국의 아시아 태평양 전략에 따라서 미·일 군사동맹을 강화시키면서 한국을 하위체제로 끌어들이는 것이 3국군사동맹의 본질이다.
이남의 보수세력과 이명박 정권은 이북의 핵위협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려면 한·미·일이 연합하여 이북을 군사적으로 압박해야 한다고 한다. 만약 이남이 이북을 군사적으로 공격할 의도가 있다면 그런 주장이 맞다. 그런데 우리의 헌법은 군사적으로 이북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평화를 수호하는 것이다. 우리가 공격 받으면 군사적으로 대응을 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먼저 공격을 하여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 그것이 헌법적 가치이다. 오히려 우리 입장에서 이북을 공격할 의도가 없는데도 한·미·일 군사동맹을 맺어 이북을 압박하면 불필요한 군사적 대결과 긴장만 높아질 것이다.
한편 보수세력은 이북의 핵무기와 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고 방어하기 위해 한·미·일 군사동맹이 필요한 게 아니냐며 반문한다. 언뜻 산술적으로 보면 맞는 말 같다. 압도적인 군사적 힘의 우위로 이북의 군사적 공격을 억제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그렇지가 않다. 이는 핵무기와 미사일의 군사전략적 특징을 이해하지 못한 무지이다.
한반도는 군사작전지역이 넓지 않기 때문에 남과 북 사이에 전면전이 벌어지면 재래식 무기만으로 군사작전을 해도 군사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이북이 핵과 미사일로 공격하려는 국가는 일본과 미국이다.
“이북의 군사력에 이남 사람들이 의구심을 갖고 크게 걱정을 합니다.”
“우리민족에게는 손톱하나 다치지 않게 해야죠. 우리 미싸일은 우리민족에게 못된 짓을 하는 일본으로 날아갈 것입니다.”
필자가 만난 북측 관계자가 필자에게 단호하게 건넨 말이다.
이 이야기가 이북의 실제 군사전략인지 아닌지는 필자도 확인할 길이 없다. 그러나 필자는 이 말이 결코 공허한 빈 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자신감은 이북이 지난 3월 2일 전략로케트사령부를 전격 공개한데서도 확인이 된다. 현재 일본에서는 6곳의 미군 공군기지, 3곳의 미군 해군기지, 1곳의 미군 잠수함기지가 있으며 5만명의 미군이 주둔해 있다.
일본도 이북의 미사일이 일본을 겨누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 미사일이 일본에 도달하는데 5~10분의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발사 징후를 파악하고 초동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 만큼 이북의 미사일 존재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도쿄 서의동 특파원, “자위대 간부 내년 미 국방부 파견 … 일본 ‘군사적 보폭’ 넓힌다. 경향신문 2012년 7월 18일)
이런 상황에서 일본은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보다 엉뚱하게 재무장화를 서두르고 있고 미국이 이를 적극 도와주고 있다. 이런 조건에서 만약 이남이 미·일 군사동맹의 하위체제에 끼어들면 이남은 일본으로 향하는 미사일을 방어하는 하수인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전반적인 흐름을 짚어볼 때, 미국이 우리에게 한·일 군사동맹을 강요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미국과 일본이 이북의 미사일 공격 위험에 놓이자 우리를 방패막이로 이용하려는 것이다. 만약 일본에 있는 미군기지가 이북의 미사일 공격을 받으면 미군과 일본이 알아서 대응할 일이지 우리가 섣불리 나설 수는 없다. 왜냐하면 남과 북은 현재 전쟁이 잠시 중단된 상태이기 때문에 우리가 섣불리 군사적 대응을 하면 곧 전면전이 된다. 그것은 핵전쟁이다. 우리민족이 몰락한다. 일본은 저들의 군사 대국화의 야망을 실현하려고 틈만 나면 한반도의 유사시 사태에 개입하려 하지만 남과 북이 군사적으로 첨예하게 대결하고 있는 우리는 사정이 전혀 다르다.
그것뿐이 아니다. 궁극적으로 한·미·일 군사동맹을 그들의 아시아 태평양 전략차원에서 중국을 견제하려는데 이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미·일 군사동맹에 편입되어 3국 군사동맹을 맺으면 우리는 중국과도 군사적 긴장관계에 놓이게 될 것이다.
우리의 옛 속담에 혹을 떼려다 붙인다는 말이 있다. 한·미·일이 연합하여 이북을 군사적으로 압박하려고 맺은 3국 군사동맹이 도리어 우리에게 또다른 혹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지나친 이기심과 욕심이 화를 가져온다는 선조들의 충고를 잘 새겨들어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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