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은 왜 정세를 ‘전쟁이냐 평화냐’로 몰아가는 것일까?

전선은 단순하게 종식은 단숨에 [분석과 전망] 북은 왜 정세를 ‘전쟁이냐 평화냐’로 몰아가는 것일까? 한성 기자 기사입력: 2012/09/07 [08:43] 최종편집: ⓒ 자주민보 [다음은 지난 5월 10일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 등의 혐의로 구속되어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중인 자주민보 한성 기자가 편지로 보내온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_편집자] 전쟁불사를 하면서까지 대결국면을 극단으로 몰아가고 있는 북 <만약 적들이 신성한 우리의 영토와 영해에 단 한 점의 불꽃이라도 튕긴다면 즉시적인 섬멸적인 반타격을 안기고 전군이 산악같이 일떠서 조국통일 대업을 성취하기 위한 전면적 반공격전에로 이행할 데 대한 명령을 전군에 하달했으며 이를 위한 작전계획을 검토하고 최종수표했다.> 북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8월 25일 전선 시찰 길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군혁명영도 시작 ‘52주년을 경축하는 연회에 참석, 그렇게 연설했다. 충격적이었다. ‘도발에는 즉시적인 대응타격으로 침략전쟁에는 정의의 조국통일대전으로 대응’ 하는 것이 자신의 원칙적 입장이며 확고한 의지라고 북은 수도 없이 밝혔었다. 그렇지만 그것들은 대부분 당 기관이나 정부기관 그리고 언론논평 등을 통해 나온 것들이었다. 한 나라의 최고지도자의 공개연설에서 전쟁이 강조되고 작전계획까지 언급된다고 하는 것은 전시가 아닌 바에야 흔한 일이 아니다. 흥미로운 것은 주요 언론사들이 8.25연설을 주요 뉴스로 다루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미합동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을 계기로 삼아 군의 기강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거나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서 면모를 과시한 것이라는 류의 분석을 내 놓을 만 한 팩트를 의도적으로 버리고 만 셈이다. 8.25연설이 갖는 정세 규정력을 애써 부정하겠다는 의도가 읽힐 법도 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작전계획을 검토·결재했다는 곳은 서해남단 최전방부대인 장재도·무도 방어대였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장재도·무도 방어대 시찰 역시 8.25연설 충격에 버금갈 만한 것이었다. 남과 북이 가공할 화력을 집중시켜놓고 지근거리에서 서로 맞바라다 보고 있는 최전방 지역에 북 무력의 최고지도자가 비무장 소규모 목선을 타고 부대시찰을 한다는 것은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은 일이었다. 더구나 그 지역은 2년 전 연평도 포격전이 벌어져 전 세계적인 주목을 끌었던 곳이기도 했다. 8.25연설 장재도·무도 방어대 시찰 등 김정은 제1위원장의 충격 행보는 8월 집중적인 전선시찰 안에서 이루어진 사건들이었다. 8월 2일 방북한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접견한 이후 김정은 제1위원장은 오랫동안 평양에 없었다. 8월 7일 제552군부대 관하 구분대와 항공 및 반항공군 제10017부대를 찾는 것으로부터 김정은 제1위원장의 전선 시찰은 시작되었다. 전선 시찰은 17일 장재도·무도 방어대에서 24일 여성해안포중대인 ‘감나무중대’로 이어졌으며 8.25연설을 거쳐 28일과 29일에는 각각 제313대연합부대 지휘부와 318부대로 계속되었다. 국가차원의 대규모 행사로 평양에서 열렸던 8.28청년절 때에도 김정은 제1위원장은 전선 시찰길에 있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삼복철’ 전선 시찰길은 8월 25일 인민무력부에 새로 제작되어 걸립된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8월 30일에 참배하기 직전에야 마무리되었다.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 때에는 하룻밤 자고나면 서울이 점령되었다는 소식, 두 밤 자고나면 제주도에 공화국 기발이 꽂혔다는 소식, 미국이라는 땅 덩어리가 지옥으로 변하였다는 소식이 우주를 날 것> 이는 북 로동신문 정론에 있는 한 구절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전선 시칠갈이 이어지고 있던 8월 27일자에 실린 정론이었다. 주목되는 것은 전장의 범위에 미국까지를 포함시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이 제국주의 국가로서 수행했던 모든 전쟁의 전장은 외국이었다. 미 본토를 전쟁터로 설정했다는 것에 대해 북이 처음으로 하는 언급이 아니라는 것을 이유로 삼아 호전성 시위 정도로 봐 넘길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비록 정론에 실렸기는 해도 군 무력에 대한 특별한 자신감까지도 엿보이는 내용인데다가 결정적으로는 8.25연설과 결부시키게 되면 무력을 통한 판갈이를 하자는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실질적인 전쟁불사로 보이는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은 현 시기 북미대결전에 무력대결전의 최극단까지로 치달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지만 정세는 보다 더 고도하고 냉철한 눈을 요구하고 있다. 평화협정체결, 한미동맹해체, 주한미군철수를 요구하는 북 북미대결전은 지난 7월, 북이 싱가포르에서 미국을 만나 대결국면의 종식방안을 제시한 것 까지도 중요하게 붙안고 있다. 민간급인 데다가 북이 일방적으로 드라이브를 건 것이기는 하지만 북이 싱가포르회담은 그 내용 때문에 현 시기 북미대결전에서 적지 않은 정세규정력을 가질만한 것이었다. 북이 미국에 제시한 것은 평화협정체결, 한미동맹해체, 주한미군철수 등 세 가지였다. 북미대결전 과정에서 기본적이면서도 원론적인 내용으로 수도 없이 등장했던 터라 새삼스러울 것일 수는 없었다. 그러나 정세적 의미는 매우 각별하다.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은 궁극적으로는 북과 전쟁을 하자는 것이고 동시에 지금은 한반도에 긴장이나 갈등을 적절하게 산입시키자는 것이다. 전쟁의 목적은 당연히 북의 말살에 있다. 그리고 한반도에 적절한 긴장과 갈등 유지는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특히 북의 경제강국 건설을 저지·지체시키려는 것에 그 정치적 목적이 있다. 이에 따르면 북이 미국의 대북적대적 정책을 폐기시키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북의 주장에 의거하지 않아도 쉽게 밝혀진다. 전쟁계획을 파탄시키는 것이며 한반도에 긴장과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북이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을 폐기시키려는 목적인 것이다. 북의 주장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전쟁의 화근이며 정전협정은 한반도 긴장과 갈등유지의 조건이며 한미동맹은 미국의 한국에 대한 지배와 간섭이다. 결국 북미 싱가포르회담은 북이 미국에게 대북적대정책을 실질적으로 폐기하라고 강력하게 요구한 것이다. 북미는 전선을 단순화해 종식을 향해 단숨에 달려가게 되나? 북이 전쟁불사 입장을 최고 높은 수준의 방식으로 강력하게 밝히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을 직접 만나 대결국면의 평화적 해소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이것으로 현 시기 북미대결전은 전쟁이냐 평화냐 하는 대결구도를 분명히 띄게 되었다. 새삼스러울 것은 전혀 없다. 북미대결전에서 전쟁이냐 평화냐 라는 긴장국면은 수도 없이 조성되곤 했었다. 오바마 행정부 들어서서도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현 시기의 긴장국면은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분명히 내보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전선이 단순화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전쟁으로 가든 평화로 가든 전선을 둘 중에 하나로 또렷이 확정하는 것이다. 원하는 것은 전쟁과 평화 중에서 뒤로 밀리는 것이 은밀하게 배수진을 치는 그런 양태가 아니라 누구나 훤히 들여다볼 수 있고 전망에 대한 예측까지도 쉽게 할 수 있는 투명한 전신인 것이다. 전쟁도 평화도 아닌 중간국면은 북의 입장에서 보면 미국의 대북전략이 수행되는 또 하나의 형태일 수도 있다.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그런 상황을 지금에 와서 북은 타개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만일 이후 전선이 평화국면으로 급속히 이동하게 된다면 현 시기 북이 전쟁불사로 정세를 극단으로 몰아가는 것은 미국에게 운신의 폭을 좁혀 ‘평화’출구를 선택하도록 하는 압박전술이었음을 증명하는 셈이다. 이는 물론 미래에 확인할 사안이기는 하다. 추정인 것이다. 그렇지만 압박전술이 미국만이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추론만으로도 흥미로운 일로 된다. 현 시기 ‘전쟁이냐 평화냐’의 긴장국면에 갖는 또 하나의 특징은 전선의 해소 즉, 전선이 단순하다는 것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으로서 대결국면이 복잡한 경로나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미대결전은 북과 미국 간에 국한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우리민족의 통일에 대한 문제이며 동북아의 정치지형과 직접적으로 결부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을 기본으로 해서 중국, 일본은 물론 러시아까지도 관련되는 문제인 것이다. 북핵문제를 놓고 6자회담이 구성되었던 것은 이를 직접적으로 증거해 준다. 그러나 지금은 다를 수도 있다. 북이 정치사상강국, 군사강국으로 자임하고 나선 지 이미 오래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 4.15연설에서 “군사기술적 우세는 더는 제국주의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며 적들이 원자탄으로 우리를 위협 공갈하던 시대는 영원히 지나갔습니다.”라고 밝혔다. 북은 그렇게 핵보유국까지 선포한데다가 7월 31일 외무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미국의 대북적대시정책이 계속 되어도 끄떡없이 경제강국 건설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되었다”고 선언했다. 북의 자신감이 허세가 아니라고 했다면 북미간의 역관계는 획기적으로 바꿔질 수밖에 없다. 북미간의 직접담판이 문제해결의 정수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설령, 여전히 국제적인 틀을 필요로 하게 될지라도 그것은 외형상 모양새를 갖추는 외피일 뿐인 것이다. 결국, 이 때까지 북미간의 협상이 갖고 있었던 지리함이나 우여곡절이 반복되는 양상에서 벗어나 깔끔하고 빠르게 전선이 진전될 수도 있는 것이다. 러시아는 친북성향이 또렷한 푸틴이 이미 집권하고 있다. 중국 또한 국가발전전략을 자본주의적 성장보다는 사회주의적 분배 쪽으로 잡고 있는 시진핑이 집권을 코앞에 두고 있다. 북으로부터 ‘기다리는 전략’을 파산 당한 오바마가 미국의 행정부에 다시 들어서게 된다면 북미대결전은 곧바로 한 없이 단순화되어 단숨에 종식되는 국면으로 치달아 갈 수도 있을 것이다. (2012. 9. 4 청계산에서 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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