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 어떡해” 12시간 날아온 막내딸의 절규
“우리 아빠 어떡해” 12시간 날아온 막내딸의 절규
경찰 물대포를 맞아 위중한 상태에 놓인 농민 백남기 씨의 딸 백민주화 씨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중환자실 앞에서 어머니 및 가족과 인사를 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아빠 어떡해, 우리 아빠 어떡해”
12시간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막내딸은 아버지 백남기씨가 누워있는 중환자실 앞에서 오열했다. 부산하게 움직이던 중환자실 앞은 그녀의 울음소리로 정적이 흘렀다. 동생을 부축하던 언니도, 이를 지켜보던 엄마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19일 오후 6시경, 네덜란드에 살고 있는 백남기(68)씨 셋째딸 민주화(29)씨가 남편, 아들과 함께 귀국해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을 찾았다. 지난 5월 한국을 찾았던 민주화씨는 200여일 만에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아버지를 만나러 다시 한국에
왔다. 백씨의 이목구비를 똑 닮아 멀리서도 백씨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엄마 품에 안겨 오던 세 살배기 아들은 낯선 곳 낯선 사람들에 어리둥절해했다. 그러나 할머니를 보자 알아보고 방긋 웃어 중환자실
앞에 모여 있던 백씨 가족과 지인들의 슬픔을 잠시 거둬주었다. 민주화씨 가족이 곧 병원에 도착한다는 소식에 가족들은 낯설어할
아이를 위해 간식거리를 사다놓으며 맞을 준비를 했다.
경찰 물대포를 맞아 위중한 상태에 놓인 농민 백남기 씨의 딸 백민주화 씨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아버지 병문안을 마친 뒤 눈물을 흘리며 나서고 있다.ⓒ양지웅 기자
애써 울음 참던 막내딸, 쓰러진 아버지 앞에서 멈추지 못한 오열
“아빠가 쓰러진 사진 보니까 나랑 너무 닮은거야. 진짜 아빠랑 많이 닮았구나, 하면서 엉엉 울었어”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엄마, 언니와 껴안으며 눈물을 꾹 참던 민주화씨는 언니의 손을 잡고 중환자실로 향했다. 민주화씨는 가족들에게 “내가 너무 우니까 애가 놀라더라구. 내가 이렇게 울면 안되겠다 싶었어”라며 애써 울음을 참았다.
그러나 의식을 잃은 채 누워있는 아버지를 보고 나온 민주화씨는 오열을 멈추지 못했다. 백씨는 그토록 아끼던 막내딸이 찾아왔지만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딸의 눈물을 지켜볼 수 없었던 백씨 부인은 손주에게 할아버지와 찍은 동영상을 보여주며 슬픔을
달랬다. 아무것도 모르는 손주는 핸드폰 화면 속 할아버지를 보며 환하게 웃었다.
지난 14일 경찰의 물대포를 직사당한 백남기씨는 5일째 의식불명 상태로 중환자실에 입원해있다. 정치인, 종교인 등 각계각층
인사들이 백씨 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병원을 찾고 있는 가운데 백씨의 쾌유를 기원하고 경찰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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