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이 수상하다

 

예비역 800명 규모 극우 단체, '계엄'과 연관 의혹... 관계자 "노상원·김용현 회원 아냐" 부인
24.12.20 17:52l최종 업데이트 24.12.20 19:06l
 
 서울 종로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19.1.30
서울 종로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19.1.30 ⓒ 연합뉴스

계엄 선포 이틀 전 경기도 안산의 한 롯데리아에서 계엄을 사전 모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정아무개 국군정보사령부 대령 측이 20일 변호인을 통해 정보사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장악 시도를 시인한 가운데, 예비역 장성 군인들의 단체인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대수장)이 주목 받고 있다.

이날 정 대령의 자백을 통해 계엄 세력들이 부정 선거 음모론에 집착해 있었음이 다시금 드러났는데, 부정 선거 음모론을 앞장서 퍼뜨려온 전광훈 목사 집회에 모습을 드러내 온 대수장이 일부 극우 군인들의 본거지 역할을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 홈페이지 '공지사항(활동내용)'난에 올라온 '중앙선관위 선거개혁 촉구 집회 참가(20240311)' 게시글. "2024. 03. 11(월) 16:00-18:30,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문앞 도로상에서 선거개혁 촉구 집회에 참가하였습니다. 집회에는 자유와연대, 육사총구국동지회, 해사구국동지회, ROTC연합회 등 자유우파 여러 단체가 참가하였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 홈페이지 '공지사항(활동내용)'난에 올라온 '중앙선관위 선거개혁 촉구 집회 참가(20240311)' 게시글. "2024. 03. 11(월) 16:00-18:30,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문앞 도로상에서 선거개혁 촉구 집회에 참가하였습니다. 집회에는 자유와연대, 육사총구국동지회, 해사구국동지회, ROTC연합회 등 자유우파 여러 단체가 참가하였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 홈페이지

대수장은 문재인 정부의 9·19 남북군사합의에 반대하며 2019년 1월 출범한 단체로, 육·해·공군 및 해병대 출신 예비역 장성 회원만 800명에 달한다고 한다. 대수장의 현재 상임대표는 육군대장 출신으로 19대 국회에서 충남 부여·청양 지역구 의원을 지낸 김근태 전 새누리당 의원이 맡고 있다. 김근태 대수장 상임대표는 윤석열 대선 캠프에서 국방정책특보로 활동하기도 했다. 21대 국회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를 받은 뒤 윤석열 정부 국방부 장관까지 오른 신원식 국가안보실 실장 역시 전략위원으로서 초기 대수장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국회 정보위원회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대수장은 태극기 집회를 쫓아다니며 부정 선거를 외쳐온 세력"이라며 "선관위 장악 임무를 맡았던 정보사 쪽의 OB들도 대수장에 많이 포진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김용현 전 장관은 지난 2020년 대수장이 국회에서 주최한 '6·25전쟁 70주년 회고와 반성'이라는 토론회에 토론자로 나서기도 했다.

전직 수도방위사령관인 김도균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대수장이라는 조직이 만들어지고 나서 신원식 안보실장과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이 이 단체에 아주 깊숙이 활동했다"라며 "최근 이 단체가 탄핵 반대 성명도 발표하고, 내란 수괴 윤석열과 김용현에 응원 화환을 보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영치금까지 준비한다는 제보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쪽에서는 계엄 가담 혐의로 최근 구속된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중장)의 아버지인 이규환 예비역 중장 역시 대수장 쪽 인사라는 말이 나온다. 현재 계엄 당시 정보사 군인들이 선관위 직원들을 납치해 수도방위사령부 지하 벙커에 이송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국회 국방위원회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의 부친 이규환씨는 나이가 80대를 훌쩍 넘겨 최근에는 활동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알지만, 과거에는 태극기 부대 쪽 활동을 오래 해온 것으로 안다"고 했다.

대수장 측 "김용현·노상원·이규환 모두 회원 아냐… 전광훈 집회? 서명운동만 한 것"

대수장 측은 이같은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대수장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신원식 실장이 대수장 회원이었던 것은 맞지만, 김용현 전 장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이규환 예비역 중장은 대수장 회원이었던 적이 없다"고 말했다.

대수장 측은 전광훈 목사 집회에 부스를 차려놓고 '핵무장 천만인 국민서명운동'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전광훈 목사 집회나 태극기 집회에 단체 차원에서 정식으로 참석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대수장 측은 "회원 개개인이 참석한 것은 있을 수 있지만, 대수장 차원에서 참석한 적은 없다"라고 했다. 대수장 측은 "내일(21일) 광화문에서 예정된 탄핵 반대 전광훈 목사 집회에도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대수장 측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응원 화환을 보내고 영치금까지 준비하고 있다는 김도균 전 사령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회원 개개인이 대수장 이름을 써서 화환을 보낼 수는 있었겠지만, 단체 차원에서 보낸 적은 없다", "대통령 영치금을 준비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 홈페이지에 실린 글. '천벌 받을 촛불' 제하 광고 사진이 실려 있다.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 홈페이지에 실린 글. '천벌 받을 촛불' 제하 광고 사진이 실려 있다. ⓒ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 홈페이지

앞서 정보사 정아무개 대령의 법률 자문을 맡고 있는 김경호 변호사는 이날 언론에 배포한 자료에서 정 대령이 계엄 당시 선관위 직원들이 출근하면 군이 신원 확인 후 특정 장소로 강제 이동시키는 계획을 준비한 점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정 대령은 12·3 비상계엄 선포 이틀 전인 지난 1일 문상호 정보사령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김아무개 정보사 대령과 함께 안산의 한 롯데리아 매장에서 만난 4명 중 한 명이다.

19일 JTBC·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해당 안산 롯데리아 매장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집에서 도보로 15분 거리에 위치한 곳이었고, 노 전 사령관의 집은 'OO보살'이란 이름으로 운영된 '점집'이었다. 노 전 사령관은 이곳에서 역술인으로 활동해왔다고 한다. 그에 앞서 노 전 사령관은 육군정보학교장으로 재임하던 지난 2018년 여군 교육생을 술자리로 불러내 강제 추행해 징역 1년 6개월 형을 받고 불명예 전역한 바 있다.

한 예비역 군인은 통화에서 "국정원·청와대에서 근무하는 등 군에서 승승장구하던 노 전 사령관이 역술인이었다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라며 "노 전 사령관이 아무리 김용현 전 장관과 친하다고 해도, 현직 국방 장관이 저런 정도의 인물과 논의를 해왔다는 게 충격이고 참담하다"고 했다.

 지난 2016년 9월 26일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 출석한 노상원 정보사령관.
지난 2016년 9월 26일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 출석한 노상원 정보사령관.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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