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尹 망상 헤어나오지 못해…헌재, 민주주의 퇴행 바로잡아야”

 [아침신문 솎아보기] 탄핵가결 1면 기사에 담긴 신문들 속마음은

국민의힘 한동훈도 사퇴 기자회견, 리더십 한계

기자명조현호 기자

  • 입력 2024.12.16 07:36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국회 탄핵안 가결 이후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국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가(찬성) 204표 부(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였다. 이제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심판 착수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이르면 1월에 결정이 나올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검찰과 경찰도 윤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망을 좁혀가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윤 대통령에 소환을 통보했으나 불응했다. 2차 통보할 예정이다. 2~3차 통보까지 불응할 경우 체포한다는 방침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민심에 반하는 탄핵반대표가 85명이나 나온 국민의힘은 찬성을 독려한 한동훈 대표와 찬성한 의원들 마녀사냥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아무런 사과하지 않은채 포기하지 않겠다며 끝까지 법정에서 뿐 아니라 대다수 국민들과도 싸울 기세다. 동아일보는 망상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탄핵이 가결된 뒤 처음 맞은 월요일자 신문 1면엔 다양한 관점의 탄핵 관련 기사 제목이 눈에 띄었다. 다음은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윤석열 1차소환 불응 검찰, 오늘 2차통보>

국민일보 <수사 속도내는 검 “윤 소환불응…곧 2차 통보”>

동아일보 <尹, 檢출석 거부… 헌재, 오늘 첫 탄핵 회의>

서울신문 <국회 둘러싼 준엄한 민심>

세계일보 <비상 시국에…’국정안정협의체’ 거부한 여>

조선일보 <“우리 사회에 火가 너무 많다”>

중앙일보 <대통령, 검찰소환불응 계속 거부땐 체포 검토>

한겨레 <윤 “책임회피 않겠다”더니…출석요구 불응>

한국일보 <“민주주의 살렸다, 이젠 경제 민생 살려야”>

검찰 초유의 현직대통령 소환통보했으나 불응, 체포 검토

검찰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국회의 탄핵 표결 다음 날인 15일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11일 통보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동아일보는 1면 기사에서 “현직 대통령이 피의자 출석 요구 등 검찰 수사와 탄핵심판을 동시에 받는 초유의 상황에 직면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2면 기사에서 “윤 대통령이 조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체포영장이나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고, 경향신문은 1면 기사에서 “검찰은 윤 대통령에게 추가로 출석 요구를 하고, 윤 대통령이 계속 응하지 않을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강제 구인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윤석열 탄핵 헌재 결정 이르면 1월에 나올 수도

한국일보는 2면 기사 <헌재로 넘어간 윤의 운명…이르면 내달 파면 여부 결정>에서 “헌재 결정은 빠르면 내년 1월에 나올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헌재의 윤 대통령 탄핵 사건 사건번호는 ‘2024헌나8’이고, 사건명은 ‘대통령 윤석열 탄핵’이다. 한국일보는 헌재 연구관 출신의 노희범 변호사가 “윤 대통령의 위헌적 계엄 선포로 인한 내란 혐의는 국회 증언과 수사기관 진술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사실 관계가 드러났다”며 “아무리 길어도 두 달, 정말 빠르면 4주 내지 5주 내에도 선고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전했다. 김종대 전 헌재 재판관도 “국회에 출석한 증인들 진술이 모두 공문서라서 헌재가 따로 조사할 필요 없이 바로 증거로 쓸 수 있다”며 “심리에 그렇게 많은 시간이 필요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동아일보 “尹 자화자찬 어이 없다, 망상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윤석열 대통령은 14일 국회에서 탄핵안 가결 뒤 담화에서 “잠시 멈춰 서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자신의 업적을 자화자찬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동아일보는 사설 <尹 또 자찬 일색 담화… 8년 전 朴은 “제 부덕” 고개 숙였는데>에서 윤 대통령이 탄핵안이 가결되자 이번엔 정치적 피해자라도 된 듯한 언행을 하고 있다면서 “이런 태도는 실로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육군참모총장, 방첩사령관, 수방사령관, 특전사령관은 구속되거나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관련자 체포도 이어지고 있고, 경찰 1, 2인자인 경찰청장과 서울경찰청장도 구속됐다”며 “수족들은 이렇게 내란죄로 줄줄이 엮여 사법 심판의 대상이 됐는데 정작 그 ‘우두머리’인 윤 대통령은 여전히 망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 소환에 불응한 것을 두고도 동아일보는 “이런 부조리가 또 어디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헌재가 민주주의 퇴행 조속히 바로잡아야”

동아일보는 다른 사설 <헌재, 민주주의 퇴행 조속히 바로잡아야>에서도 윤 대통령 탄핵사건의 조속한 심판을 촉구했다. 동아일보는 “윤 대통령이 자진 사퇴를 거부하며 여당과 정부에 국정을 위임하는 이상한 비정상 체제가 해소되고 헌법 절차에 따른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된 것은 다행이지만 정부의 제한적 리더십은 작금의 혼란과 불안을 일소하기엔 한계가 뚜렷한 것도 사실”이라며 “어느 때보다 신속한 헌재의 탄핵 결정이 필요한 이유”라고 썼다.

동아일보는 “헌법의 수호자로서 헌재는 법리에 따른 신중함, 나아가 빠른 혼란 종식을 위한 과단성을 보여줘야 한다”며 “이번 결정은 그 사법적 판단 못지않게 한국의 지난한 민주화가 이룬 여정을 돌아보며 퇴행적 궤도 이탈을 바로잡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겨레도 사설 <헌재, 신속·단호한 탄핵심판으로 헌법 수호해야>에서 “신속하게 결론 내야 할 이유가 뚜렷하다”며 “탄핵 사유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엄중하다. 헌정을 파괴하는 내란 사태를 일으킨 죄과는 단죄를 한시도 미룰 수 없다”고 썼다. 내란 사태가 지속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도 했다. 또한 한겨레는 “사유가 단일하고 법리가 명백하고 증거가 차고 넘친다”며 “무더기 증인 신청 등 탄핵심판을 지연시키려는 윤 대통령 쪽의 갖은 술책에도 헌재는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윤 대통령 탄핵소추, 이제 차분히 경제·안보 지킬 때>에서 이번 탄핵 결과를 두고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조차 납득시키지 못했다”며 “윤 대통령이 느닷없고 독단적인 계엄령 선포로 선진 한국을 수십 년 후퇴시키려 했다는 국민적 분노가 컸다”고 해석했다. 조선일보는 “계엄 선포 열흘 남짓 만에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면서 국가적 분열이 장기화하지 않은 것은 다행”이라고 썼다.

한국일보는 사설 <이제 헌재의 시간…공정한 탄핵 심판 위해 당리당략 버려야>에서 “공명정대한 탄핵심판을 담보하려면 공정한 재판관 선출이 필수적”이라며 “야당은 지금까지 후임 재판관 선출에 협조하지 않았는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수사 검사 등의 직무정지가 길어지는 것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끊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신임 재판관 임명 과정에서 이런 정파적 접근법이 재연돼선 안 된다”며 “정파성이 향후 탄핵심판 결과의 불복 빌미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고 썼다.

국민의힘 당권경쟁 친윤 회귀 우려, 한동훈 리더십 한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오늘(16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사퇴할 것이라고 많은 신문들이 보도했다. 한겨레는 1면 <한동훈 오늘 사퇴>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뒤 당 안에서 거센 사퇴 요구를 받아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대표직에서 물러난다”며 “7·23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지 146일 만”이라고 보도했다. 최고위원 5명이 무더기로 사퇴했고, 당 의원총회에서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했다. 한 대표가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한겨레는 3면 기사에서 “당 안팎에선 ‘국민의힘이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의 한계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동아일보는 5면 기사 <韓 5개월만에 리더십 한계 노출… 당내 “탄핵 오락가락, 韓-韓체제 등 패착”>에서 “국민의힘 당 지도부가 붕괴되면서 한동훈 대표의 리더십이 대표 취임 5개월 만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친한계 일각에서도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대표가 탄핵안을 두고 찬성→반대→찬성으로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위헌 논란을 일으킨 ‘한-한(한덕수 국무총리-한동훈 대표) 공동체제’를 대안으로 제시하면서 한 대표 스스로 리더십에 균열을 일으켰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해석했다.

경향신문은 4면기사에서 한 대표를 두고 “당을 이끌며 보수진영 대권 주자 1위로 부상했지만,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기지 못했다”며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에서 오락가락하며 자충수를 둔 데다, 허약한 당내 기반 속에 친한동훈(친한)계 일부도 등을 돌려 위기 국면을 돌파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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