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재를 무력화 시키는 북의 능력

이병진 교수 기사입력: 2014/03/16 [17:38] 최종편집: ⓒ 자주민보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북한제재위원회가 지난 11일 연례보고서를 공개하였다(박병수 기자, “북한 로켓에 한국산 반도체 썼다”, 한겨레신문, 2014년 3월 12일). 이 보고서에는 미국이 앞장서서 강력하게 제재를 하고 있는데도 북이 어떻게 실용인공위성을 자체 개발하여 쏘아 올렸는지 이해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북은 2012년 12월에 실용위성인 ‘은하3’을 발사하여 궤도 진입에 성공하여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였다. 더군다나 북은 여러 차례의 핵실험을 실시하여 미국이 주도하는 징벌적 성격의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었는데 실용위성 발사를 성공시켜 미국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북한제재위원회는 그 때 발사한 로켓 엔진의 잔해 일부를 서해바다에서 인양하여 분석한 결과를 이번에 발표한 것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로켓 발사체에는 “6개 국가에서 제작한 14개 종류의 부품이 확인”됐는데 “이들 부품 대부분이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제재 대상에 해당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런 사실은 미국의 제재가 아무 의미가 없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최첨단 과학기술 장비와 민감한 부품소재들이 북에 들어가지 못하게끔 철저히 차단하고 있지만, 북은 제재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 단순한 부품들을 가지고 인공위성을 쏘아 올렸다. 북한제재위원회조차 북이 “복잡한 시스템을 조립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인정하였다. 북은 그런 수준 높은 과학기술을 토대로 미국의 제재를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현실적으로 미국의 제재가 성공하려면, 북의 과학기술 수준이 낙후하여 스스로 복잡한 시스템을 만들 수 없다는 전제가 성립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보고서에서 전문가 패널들이 인정하고 있듯이 북은 그런 단계를 뛰어넘어서 아주 단순한 부품들을 가지고도 매우 복잡한 시스템을 스스로 조립할 수 있는 과학기술을 갖고 잇다. 따라서, 나는 미국이 아무리 북에 제재를 가하여도 북의 혁신적인 과학기술의 진보를 막을 수 없고 제재도 실패할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20년 전에 평양에 방문했을 때도 북은 정권의 명운을 걸고 과학기술의 혁신을 강조하였었고 실제로 그런 과학기술 혁명의 성과들을 직접 보기도 하였다. 그 때 나는 겉으로 보기에는 아주 허술하고 별 쓸모도 없을 것 같은 과학 성과물들을 보면서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목탄(숯)을 이용한 원동기 작동, 메탄가스를 이용하여 발전기를 돌리는 일에 ‘자력갱생’의 자부심으로 가득한 과학자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모든 것을 자체의 기술과 자체실정에 맞게 만들고 생산하겠다는 그들의 투지가 인상적이었다. 이번 북한제재위원회의 보고서는 북에 대한 제재를 더욱 촘촘히 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일반인들이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부품들까지 제재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여론을 만드는 데 악용될 수도 있다. 만약에 그렇게 제재를 강화한다고 정말로 북이 겁을 먹고 미국의 의도대로 따라올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제재 수위가 더한층 강화되면 될수록 그것을 조롱하듯이 북은 그들의 과학기술 성과들을 공개할 것이고 미국은 위신만 더 떨어질 것이다. 또한 중국이 일반 생활가전에 쓰이는 부품의 북한 반입을 차단하더라도 북은 다른 제3세계 나라들에서 그것들을 수입할 것이므로 중국이 한층 강화된 제재에 동참한데도 별 효과도 없을 것이다. (물론 중국은 그런 의미 없는 제재에 참여하지도 않을 것이다.) 북은 일본, 미국, 유럽 국가들이 폐기 처분한 컴퓨터, 휴대폰 등을 가져와 분해하여 반도체칩을 재활용하고 있다. 그런 재활용 반도체 부품을 중국에 되팔고 있다(Adam Minter, "Did North Korea recycle your laptop?", The Korea Herald, March 10. 2014). 이런 현실이 초라한 ‘제재’의 결과물이다. 이제 미국은 그들의 대북정책에 대해서 정말 진지하게 재검토해야 한다. 미국은 그들이 주도하는 신자유주의 질서 체제에 순응하지 않으면 제재를 가하고 군사력으로 위협하는 퇴행의 길로 갈지 세계인류문명의 발전에 기여할지 결단을 내려야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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