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安 ‘통합신당‘ 순산하려면
육근성
기사입력: 2014/03/04 [00:11] 최종편집: ⓒ 자주민보
▲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은 2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신당 창당과 기초선거 정당공천 하지 ©자주민보, 민중의소리 제공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은 민주당이 각자 후보를 낼 경우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를 얻게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 우려를 한방에 털어 낼 수 있는 정치적 결단이 나왔다.
‘安·민주’ 양세력의 통큰 정치적 결단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제3지대 정당을 만들어 통합하는데 전격 동의한 것이다.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과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2일 공동발표문을 통해 ▲새정치를 위한 신당 창당과 통합으로 2017년 정권 교체 실현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약속 이행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 실현 등 민생중심 노선 견지 ▲한반도 평화구축 및 통일 지향 ▲대선 불법 선거 개입 진상규명 등에 합의했다고 선언했다.
이로써 야권은 견고한 지지층에 확장성까지 더해진 단일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셈이다. 앞으로 태동할 ‘통합신당’은 야당사를 통털어 최고 수준으로 평가 받을 수 있는 정치적 파워를 갖게 될 수도 있다.
이 뿐만 아니다. 당장 6.4 지방선거부터 새누리당과의 대결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명분을 쥐게 됐다.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에 합의함으로써 공천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새누리당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게 분명하다.
‘약속실천’ VS ‘거짓말’ 구도로 치러지게 될 6.4선거
‘기초선거 무공천’은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무공천’을 할 경우 야당과의 싸움에서 불리해질 것을 우려해 약속을 깨고 ‘공천 유지’를 선언했다.
安·민주 ‘통합신당’이 무공천을 실천에 옮길 경우 6.4지방선거는 ‘약속을 깬 정당’과 ‘약속을 지키는 정당’ 간의 대결이라는 프레임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져 이것만으로도 새누리당은 ‘거짓말 정당’이라는 비난에 매몰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박근혜 정부 1년 동안 태반의 공약이 폐기되거나 대폭 수정돼 새누리당에게는 ‘먹튀 정당’이라는 오명이 씌워져 있다는 상태다. 여기에 ‘약속이행 VS 약속 폐기’ 구도로 6.4선거가 치러진다면 새누리당의 대패로 이어질 수 있다.
새누리당에게는 매우 힘든 선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강력한 방어와 변명을 들고 나온다 해도 게임의 승패가 야권 쪽으로 기우는 것을 돌려놓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다.
새누리 TK 지역당으로 추락할 수도
야권의 결집과 강력한 명분을 거머쥐게 된 ‘통합신당’이 새정치를 제대로 실천에 옮겨 정권 교체까지 이뤄 주기를 바라는 게 대다수 시민들의 열망이다.
물론 통합에 대한 내부 반대와 파열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사소한 개인적 이익과 기득권을 내려놓는 결단이 요구된다. 작은 희생도 없이 큰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통합 발표에 대한 반응은 놀라웠다. 발표가 있는지 불과 4시간만에 실시된 여론조사(리서치뷰-팩트TV/휴대전화, 컴퓨터 자동응답시스템, 표본오차 95%)에서 ‘통합신당’ 지지율은 41%로 새누리당(43.3%)과 접전을 보였다. 통합진보당(2.3%)과 정의당(1.7%) 지지율을 감안한다면 야권(45%)이 여권을 앞선다.
아직 창당도 하지 않은 ‘신당’에 대한 지지율 치고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서울, 인천 등 수도권에서 ‘통합신당’이 새누리당을 여유있게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이런 추세라면 새누리당은 ‘TK 지역당’으로 추락할 수도 있다.
명분 싸움에서 이미 밀리기 시작한 새누리당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통합 발표가 있자마자 새누리당 대변인은 “자력갱생이 불가능한 신생정당과 짝짓기라면 무엇이든 내던지는 제1야당과의 야합”이라며 통합 발표를 강하게 비난했다.
새누리와 수구매체, ‘통합발표’에 일제히 맹비난
새누리당 지도부는 “안철수의 새정치도 자가당착에 빠졌다”고 비하했다. 홍문종 사무총장은 “안 의원의 새정치가 신기루처럼 사라졌다”며 “안 의원은 민주당에 갓 입당한 초선의원이 됐다”고 통합의 의미를 최대한 깎아내리는 데 안간힘을 썼다.
조선·동아·중앙 등 친여 매체도 일제히 포문을 열고 ‘야권통합’에 부정적인 기사를 쏟아냈다. ‘통합신당’의 정치적 의미와 향후 영향은 최대한 축소보도하면서 통합에 대한 일부 인사들의 부정적 입장을 과대 포장하거나 확대 해석하는 보도가 줄을 이었다.
조선일보는 “새정치연합 창당 실무를 맡았던 김성식 공동위원장은 먼저 신당 불참 의사를 밝혔다”는 내용을 머릿기사로 올렸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발언 취지는 “새정치의 뜻을 잃지 않는다면 통합도 나름 길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동아일보는 ‘윤여준 의장이 통합게 강하게 반대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올렸다. 하지만 새정치연합 측은 “윤 의장이 회의에서 반론을 제기한 건 맞지만 일단 창당에 동의하고 당분간 과정을 지켜보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 “의석수가 126(민주당) 대 2(새정치연합)인데 5대5가 가능할까”라며 통합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야권 분열을 획책하기도 했다.
‘통합신당’ 순산 새정치 시민들이 적극 도와야
중앙일보도 ‘윤여준은 격앙, 김성식은 결별 선언’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뽑는 등 통합 발표 직후 ‘안철수 진영’의 혼란한 상황을 최대한 부정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통합까지 1달 여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구성권 모두 국민의 열망을 저버려서는 안 된다. 각자 기득권을 내려놓고 ‘통합신당’이 제대로 출범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한다.
‘통합신당’의 태동을 막으려는 새누리당과 친여언론들의 획책과 흑색선전이 난무할 것이다. ‘통합 진영’이 파열음을 내거나 작게라도 분열될 경우 이를 기화로 대대적인 정치적 공세를 펼칠 가능성도 높다.
‘통합신당’의 출산을 앞둔 시점이다. ‘安·민주 진영’은 흔들림 없이 가야 할 길을 가야하고 새정치를 열망하는 시민들은 이들에게 아낌없는 지지를 보내줘야 한다. [진실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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