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정부, 사회주의 정책 강화할 듯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2/11/21 [07:27] 최종편집: ⓒ 자주민보 [다음은 지난 2월 9일 서울 자택에서 체포 구속된 이후 국정원과 검찰 조사를 받고 현재 검찰에 의해 국가보안법상 회합 통신 및 고무 찬양 등의 혐의로 기소된 후 2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항소 중인 서울구치소의 이창기 자주민보 대표가 편지로 보내온 기사입니다. _편집자] 최근 시진핑 주석을 새로 세우고 막을 내린 ‘중국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이하 ’18차 당대회’)‘에서 표방한 핵심내용은 크게 3가지로 종합할 수 있겠다. ① 기층 당조직 강화를 통한 부패, 관료주의 등 사회적 모순 해결 ② 선전사업과 사상사업 강화 ③ 중화민족 부흥을 강조하는 민족주의 강조였다. ①과 ②는 북의 언론이 주목한 내용이고 ③은 시진핑 연설에서 강조했다고 한다. 어쨌든 중국 언론보도에서도 이 내용이 주로 강조되었다. 우리나라 제도권 언론과 서방언론은 ‘개혁의 후퇴’, ‘보수회귀’, ‘좌향좌 선언’ 등의 자극적인 표현으로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단 개념부터 잡고 가자. 사실 서방에서 중국에게 ‘개혁’을 논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자본주의로 복귀하는 것은 진보와 개혁의 정 반대인 역사의 퇴보라는 것이 상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후쿠야마라는 자본주의 대표학자가 사회주의 패망을 분석한 ‘역사의 종말’이란 제목의 책을 낸 것 아닌가. 이는 자본주의에서 더 역사의 발전과 진보는 없다는 말이기에 사회주의를 자본주의보다 더 진보, 개혁, 발전한 역사로 보았던 것 아닌가. 그런데 왜 중국의 자본주의 정책은 개혁, 사회주의 정책은 보수라고 쓰는지 의아하다. 이건 기준도 없고 상황에 따라 제 멋대로 가져다 붙인 표현이다. 이런 인식 수준으로 남의 나라 정치를 논한다는 것은 사실 창피한 일이다. 지금까지 중국에서 일단 경제에 집중하자는 차원에서 이런 외부의 평가에 침묵했지만 언제까지 외부의 주제넘은 내정간섭성 평가, 그것도 기준도 없고 역사성도 없는 제멋대로인 평가와 간섭에 대해 두고 보고만 있을 것인지는 의문이다. 사회주의가 실패해서 문제였지 사실 그 지향과 목표는 매우 인간적이며 이상적이고 아름다운 것이라는데 대해서는 자본주의 학자들도 인정하는 사실이 아닌가. 설령 이에 동의하지 못한다고 해도 그것이 사람 때려잡는 내용을 담고 있는 반인륜적 사상과 제도가 아니라면 국가 간 내정불간섭, 주권존중 차원에서 함부로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앞으론 우리 언론도 공신력 있는 언론이 되기 위해서는 관점과 자세, 표현과 단어 개념부터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본론으로 들어가 중국은 지금 급속한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발전으로 국가의 생산력과 부는 급격히 늘고 국제적 영향력도 매우 커졌다. 하지만 개인주의, 물질주의와 같은 서구 자본주의 가치관이 확산되고 내놓고 서양을 동경하고 중국을 비판하는 세력과 이에 동조하는 지식인들과 주민들이 많이 늘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 직접 중국 지식인들과 접촉해 보아도 금방 느낄 수 있는 정서이다. 특히 엘리트 계층과 신흥 부자들 사이에 이런 정서가 확산되고 있다. 오히려 서민들의 중국 공산당 정책에 대한 신뢰가 높았다. 특히 분리 독립 운동이 격화되고 있는 점, 격차가 나는 지역 주민들 속에서 부패관리에 대한 불만과 폭동이 증가하고 있는 점은 중국 공산당에서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이것을 해결하고 공산당의 영향력을 강화할 비책으로 시진핑을 중심으로 한 지도부는 먼저 기층 당조직 강화를 가장 중시하고 있는 것 같다. 기층 당원들이 사회 곳곳에서 모범을 보이고 또 부패한 관료 척결에 앞장에 선다면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법적 처벌보다 훨씬 근본적인 처방이다. 사실 정치력은 핵심들의 역할에서 나온다. 우리나라에서도 새누리당이 여전히 막강한 이유는 통, 반장 등 각 지역 핵심을 장악하고 있으며 종교단체 등을 통해 튼튼히 조직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원들 속에도 충실한 핵심 당원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자연재해 때 그들 속에는 온 몸을 던져 주민을 구하기도 하는 등 이미 실천 속에서 단련되고 검증된 사람들이 많다. 천안문 시위 기념일에 도시락을 들고 와 천안문 광장을 미리 차지하는 이들도 이들이다. 중국 인터넷에서 이들이 새로운 여론을 만들고 주도하려 애를 쓰고 있다. 물론 수적으로는 다수가 아니지만 공통의 이념으로 뭉쳐있기에 영향력이 막강하다. 이 기층 당조직을 더욱 강화하여 그 힘으로 공산당 영향력을 강화해 가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언론과 인터넷 등을 통한 선전사업과 당원교육 등 사상사업을 강화하여 사회전반에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을 높이고 민심을 선도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의 공공기관 건물에는 교육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커다란 강당이 다 있다.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또 경치 좋은 요지마다 당원교육 전용학교가 그렇게 많다. 사상사업을 위한 기반 시설은 이미 충분하다. 여기에 TV, 인터넷에 대한 통제를 더욱 강화해 가고 있다. 외국 방송 소개도 통제하고 있으며 연애타령 드라마까지 시간대를 관리한다. 쇼 프로그램 비율도 줄여가고 있으며 애국주의, 공산주의 투쟁사를 그린 영화 등을 수 없이 제작 방송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구글과 전면전을 치르면서도 유튜브를 기어이 차단하고 있는 것만 봐도 그들이 선전 부분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잘 알 수 있다. 그런데 젊은이들은 중국 혁명사와 관련된 영화 등에 그리 관심이 높지 않다. 중국지도부의 고민지점이다. 그래서 중국 전 주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서는 민족주의 기치를 들어야 한다고 본 것 같다. 시진핑의 연설 첫 대목이 중화민족 부흥이었다고 한다. 민족주의가 민족배타주의나 국수주의, 제국주의로 빠지지 않고 건전한 애국주의로 승화된다면 나쁠 것이 없다. 제 민족의 주권을 존중해 달라고 하려면 남의 민족 주권도 존중해야하기 때문이다. 물론 제국주의시대 자본가들은 다른 나라를 침략할 때 이 민족주의를 국수주의로 왜곡 변형하여 악용한 바 있다. 독일 나찌즘, 일본의 군국주의, 미국의 제국주의가 그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민족주의를 그렇게 악용할 소지는 거의 현재로서는 없다고 본다. 오히려 중국이 제3세계 경제교류사업을 하는 것을 보면 미국과 달리 그 나라의 자립자활력을 높여주기 위해 애쓰는 경우가 많다. 물론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모르니 경계는 해야 할 것이다. 중국도 대국주의를 부린 적이 많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물론 공산주의는 일체의 패권과 대국주의에 반대하기에 중국 공산당이 강화될수록 대국주의도 사라질 것은 자명하다. 이번 중국 18차 당대회를 보면 북이 가고 있는 길을 많이 참고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기층 당조직 강화, 사상사업 강화는 북이 어제도 오늘도 강조해 온 내용이며 앞으로도 계속 강조하겠다는 지향이다. 올 초 북을 방문한 중국 외교부 고위관리가 북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담화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님은 우리(중국)의 스승’이라고 칭송했다는 북 보도내용이 남측 언론에 소개된 적이 있다. 사실 제대로 꼴을 갖춘 사회주의를 흔들림 없이 발전시켜 가는 나라가 북이다. 중국이 북의 모델을 참고할 가능성이 없다고만 볼 수는 없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이 사회주의 지향을 품고 있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적용은 중국 현실에 맞게 할 것이다. 그래서 중국식 사회주의란 말이 요즘 자주 나오는 것 같다. 자, 그렇다면 북-중 관계는 사실 범상치 않은 관계로 봐야한다. 자본주의를 표방하는 북-러 관계와는 또 다른 면이 있는 것이다. 만약 중국이 북의 사회주의를 참조하고 있다면 이것은 매우 주목할 일이다. 북중관계가 단순한 혈맹 이상이라는 말이기에 대북봉쇄의 파탄은 물론 향후 북중 경협 등도 폭발적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남측, 일본, 미국의 자본투자 전혀 없이도 북은 세계 경제발전의 중심지로 부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쨌든 2010년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연이은 방중, 김일성 주석의 항일유적지 방문허용, 후진타오 주석의 장춘환영 등 전례 없는 파격이 일어났던 것은 사실이다. 갈수록 북중관계 심상치 않아 보인다. (2012. 11. 18 청계산에서 이창기)

评论

此博客中的热门博文

[인터뷰] 강위원 “250만 당원이 소수 팬덤? 대통령은 뭐하러 국민이 뽑나”

‘영일만 유전’ 기자회견, 3대 의혹 커지는데 설명은 ‘허술’

윤석열의 '서초동 권력'이 빚어낸 '대혼돈의 멀티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