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624] 애독자 댓글들에 감동되어
[새록새록 단상 624] 남북언어 차이 극복의 옳은 방향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4/11/06 [00:03] 최종편집: ⓒ 자주민보
어제 발표한 [새록새록 단상 623] “북에만 있는 “히”자 이름“(http://www.jajuminbo.net/sub_read.html?uid=18269§ion=sc43§ion2=)에 달린 ”한국시민“님과 ”애독자“님의 무게 있는 댓글들을 보고 무척 감동되었다.
우선 “한국시민”님의 댓글은 다음과 같았다.
“중국시민님께..
고진희 이름 한자가 高珍姬가 아니라 高眞姬라 되어 있습니다... (8월 21일부터 26일까지 황해도 해주(海州)에서 개최된 인민대표자대회에 참가, 이때 제주에서 참가한 자 중에서 강규찬(姜圭贊)과 고진희(高眞姬)부부, 이정숙(李貞淑), 안세훈(安世勳) 등과 함께 최고인민회의 제1기 대의원...) 참고 요망!”
우리 민족 현대사에 나오는 인물들의 한자표기들이 통일되지 않아 한자만 보고 두 사람, 지어 세 사람으로 착각되는 인물들도 꽤나 된다. 이런 문제를 풀어보려고 필자는 반도 남북의 책들을 재간껏 찾아보았는데, 친일파를 다룬 어느 한국 책은 인물등장 순서대로 한자이름들을 노트에 적어넣다가, 여러 사람의 이름이 앞뒤표기가 다르게 나오는 바람에 집어치우고 만 쓰라린 교훈이 있다. “한국시민”님 댓글의 문풍을 보면 어느 원시자료나 진지한 연구서적에서 인용한 모양인데, 자료의 출처를 알려주시면 대단히 고맙겠다. 지금 얻을 수 있는 자료라면 필자가 얻어보고, 얻기 어려운 희귀자료거나 책이라면 관련내용이라도 사진을 찍어 《자주민보》편집부에 보내면, 필자의 궁금증을 크게 덜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미리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한국시민”님의 댓글 덕분에 생각나는 현상이 하나 있다. 예전에 한자 “보배 진(珍)”과 “참 진(眞)”은 통용한 경우가 꽤나 되는 현상이다. 예컨대 구슬은 “진주(珍珠)”라고도 표기하고 “진주(眞珠)”라고도 표기했다. 중국어발음도 두 가지가 똑같아 모두 “쩐주”이다. 여자의 이름에 “진”자가 들어갈 때, 한자로 분명히 “眞”인 경우를 내놓고는 필자는 “珍”자를 쓰고 싶다. “보배”라는 뜻이 보다 그 여성의 가치와 미를 돋우어준다는 나름대로의 생각에서이다.
다음으로 “애독자”님의 댓글은 다음과 같았다.
“히-희 애독자
북은 소리대로 표시하려는 (편의성, 과학성) 욕구에서 이름에 '히' 가 있지 않을까? 사실 '희' 는 발음하면 저절로 '히' 가 되지 '흐이' 라고 발음하기는 매우 힘들다. 박정희 초까지만 해도 애써 희망 (히망)을 '흐이망' 이라고 발음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이후는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 '희' 라는 우리말이 원래 없는 것은 자음을 'ㅎ'자리에 골고루 넣어보면 알 수 있다. ㄱㄴㄷ ㄹ ㅁ ㅂ ㅅ ㅇ ㅈ ㅊ ㅋ ㅌ ㅍ ㅎ 중에 'ㅢ '가 붙을 수 있는 말은 '의, 희' 밖에 없는데 '의'는 앞의 말에 연음되어 어렵지 않게 발음이 되는데 '구국의 '히'망, '의'사'... '희' 단독으로는 발음하기가 힘들다. 그런데 '히' 에 해당하는 한자는 없는가 보다.”
어느 나라, 어느 민족이나 발음과 글자는 조금씩 변화하는 게 상례이다. 반도 남과 북의 표준발음법만 보더라도 수십 년 사이에 각기 변화를 가져온 게 사실이다. 누군가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다루자면 굉장히 두터운 학술저서를 내놓아야 충분히 얘기할 것 같다. 필자가 아는 지극히 작은 범위에서는 “ㅢ”모음의 경우 옛날에 쓰이던 “긔”가 반도의 남북에서 모두 실용가치를 잃어 “긔중”이 “기중”으로 되는 등 “기”에 통합되었다.
“히”와 “희”가 북에서 구체적인 발음차이가 어떻게 나는지 잘 모르겠는데, 현실적으로는 이름자로 “히”도 쓰고 “희”도 쓰는 터이다. 명인의 예로 전쟁시기 공화국영웅칭호를 받은 첫 여성의 이름은 조옥희(1923.9.25~ 1950.11.27)로 표기되고, 남성공화국영웅 가운데도 로찬희(1925.9.16~1990.10.30)가 있다.
그리고 “의”는 비교적 특수한 사례로서 입말에서는 “으이”에 가깝게 발음하지만, 노래에서만은 “사회주의”, “공산주의”같은 명사들을 내놓고 토로서 쓰일 때에는 “에”로 발음한다는 게 주체발성법의 규정이다.
우리말발음에서 원래 지역차이가 존재했던데다가 광복 후 남과 북이 각자로 표준발음법을 고쳐왔기에 남과 북의 사람들은 대화에서 100% 다 알아듣지는 못한다. 서로의 차이점을 승인하고 존중하면서 될수록 줄여가는 방향으로 노력해야겠는데, 남의 일부 사람들은 북 사람들이 분명 “~니다”라고 발음한 경우에도 “~네다”로 표기하여 이른바 “북한말투”를 강조하고 또 혹은 노골적으로 혹은 은근히 촌티 난다고 비웃는다.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들을 줄이기 위해서는 전문가들만이 아니라 “애독자”님 같은 보통사람들의 관심과 노력도 빠져서는 안되겠다. [2014년 11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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