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100% 관세 추가” vs 중 “상응 조치”...APEC 앞 ‘관세전쟁’ 재점화

 


APEC 앞두고 중국 ‘희토류 통제 강화’로 무역 갈등 격화
대두에 희토류까지...아픈 곳 찔린 트럼프, ‘치킨게임’ 계속할까?

  • 김백겸 기자 kbg@vop.co.kr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제공 : 뉴시스, AP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던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갈등이 다시 격화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에 '100% 관세 추가'로 경고하고, 이에 중국도 맞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올해 초에 벌어졌던 '관세 전쟁'이 다시 재점화될 가능성도 나온다.

    12일 중국 상무부는 문답 형식의 입장문을 통해 "미국이 고율 관세를 남발하며 협박하는 것은 올바른 관계 방식이 아니"라며 "우리는 (관세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두려워하지도 않으며, 단호히 조치를 취해 정당한 권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중국에 대한 '100% 관세 추가' 등 강력한 무역 보복을 경고한 데 대해 중국 측도 맞대응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미중 간 강대강 공방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나서면서 불거졌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9일 자국산 희토류와 희토류 관련 기술을 이용한 해외기업 생산 제품까지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하는 등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조치를 발표했다.

    또 시스템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 관련 공정 반도체의 제조 장비, 테스트 장비, 소재 생산 등에 사용되는 희토류에 대해서는 개별 심사를 받게 했다.

    특히 중국은 군사 목적으로 사용되는 희토류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수출을 금지했다. 희토류는 첨단무기에 핵심 소재인 만큼 미국의 방산기업들이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6월 런던에서 열린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이 약속했던 희토류 수출규제 완화를 다시 되돌리는 조치다. 올해 초 중국이 미국의 고율 관세에 희토류 수출 제한으로 대응한 당시에도 미국의 방산 업계들이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이에 미국은 100% 추가 관세 등 강력한 무역 보복을 경고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자신이 운영하는 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이 적대적으로 나오고 있다"면서 오는 11월 1일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중국산 제품에 대해 기존 관세에 더해 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핵심 소프트웨어에 대한 (대중국) 수출 통제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중국에 대해 반도체 설계 등에 사용되는 핵심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출을 제재했는데 이 같은 조치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조치에 대해 "중국의 태도는 매우 공격적이며, 이번 조치는 미국을 겨냥한 적대 행위"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도 취소할 수 있다는 입장까지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예정됐던 시 주석과의 회담에 대해 "만날 이유가 없어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기에 중국도 '상응 조치'를 언급하고 나서면서 강대강 대응을 이어갔다. 중국 상무부는 "오랫동안 미국은 국가 안보 개념을 남용하고, 수출 통제를 무기화해 중국을 상대로 반도체 장비와 칩 등 다양한 제품에 대해 일방적인 장기 조치를 취했다"며 무역협상 이후에도 미국의 반도체 등에 대한 제재가 계속됐다고 불만을 표했다.

    중국 장시성 간현의 희토류 광산(자료사진) ⓒ뉴시스

    관세율 100% 넘는 미중 '관세전쟁' 재점화 가능성...협상 전으로 돌아가나


    만일 미국이 100%의 추가 관세를 중국에 부과한다면 올해 초 미중 간 벌어졌던 관세 전쟁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나 2월 2기 임기 초반부터 중국에 대해 펜타닐 원료 공급을 이유로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도 보복관세로 대응하면서 서로 100%가 넘는 관세를 부과하는 등 관세 전쟁을 벌였다. 이후 지난 5월 스위스에서 진행된 양국 간 협상에서 서로 일정기간 동안 관세를 115%p(포인트) 낮추기로 하면서 관세전쟁은 휴전된 상태다. 그러나 미국이 100%의 관세를 추가하고, 중국이 이에 대응해 보복관세를 조치한다면 미중 간 통상 갈등은 5월 스위스 합의 이전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양국 간 갈등이 재점화되면서 오는 31일(현지시간)부터 열리는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의 만남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그러나 중국의 미국산 대두 구매 중단으로 이미 압박을 받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강대강 '치킨게임'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미국산 대두의 최대 구매처였던 중국은 올해 미국산 대두 구매를 중단하고 대신 아르헨티나에서 대두를 구입하고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무역 정책이 미국 대두 농가에 대한 피해로 나타났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아르헨티나 정부와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면서 오히려 아르헨티나를 지원하고 나서자 미국 농가 사이에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불만이 더 확산되는 분위기다.

    여기에 미국 첨단 무기 산업에 직접 타격이 될 수 있는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조치까지 나오면서 중국의 압박이 더 거세진 상황이다. 중국과의 강대강 무역 대치가 계속될 수록 트럼프 행정부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 가능성을 아예 닫지는 않았다. 그는 중국에 대한 100% 추가 관세를 경고했던 지난 10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미중 정상회담 관련 질문에 "우리가 그것(정상회담)을 할지 모르겠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그곳(APEC)에 갈 것"이라며 "나는 아마 우리가 회담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100% 관세 추가 등 무역 보복 시점을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11월 1일로 제시하고 있는 점도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여지를 남긴 것으로 보인다.

    중국 상무부도 "미국 측에 조속히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양국 정상의 중요한 통화 합의를 지침으로 삼아 어렵게 얻은 협상 성과를 잘 유지하며, 중미 경제무역 협상 메커니즘의 역할을 계속 발휘할 것을 촉구한다"며 대화 의지를 보이고 있어 양국 간 대화 가능성은 여전히 열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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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 2025-10-12 18: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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