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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부의 흑역사’, 약탈 금융 신랄하게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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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혁 민주노동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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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5.10.04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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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스 헤이븐의 저자 니컬러스 색슨이 쓴 ‘부의 흑역사’(번역 김진원)

온라인 기차표 판매처인 트레인라인에서 표를 사면 1,300원 정도의 예매 수수료가 부과된다. 기차 여행은 간편하지만 1,300원 예매 수수료가 고객의 은행 계좌를 떠난 뒤 지나는 경로는 놀라울 만큼 복잡하다. 트레인라인닷컴 유한회사가 런던에 기반을 두고 이 사업을 운영하는데, 이 회사의 소유자는 트레인라인홀딩스이다. 이를 또 다른 회사가 소유하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트레인라인닷컴 위로 층층이 쌓인 5개 회사를 거치고 나서, 고객이 낸 예매 수수료는 영국을 빠져나가 조세피난처인 저지섬을 들러 다시 런던으로 돌아온다. 런던에서 5개 회사를 더 거치고 저지섬에 한 번 더 다녀온 다음, 유럽 대륙으로 넘어가 조세피난처인 룩셈부르크의 두 회사 계좌로 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은행들은 서로 돈을 빌리고 고율이자를 매긴다. 이후 카리브해 조세피난처인 케이먼 제도에 있는 회사 3~4개를 거친다. 여기까지 총 20개 정도의 회사를 거치기 때문에 예매 수수료는 전 세계에서 흘러나오는 수많은 금융의 시내와 강물에 휩쓸려 둥둥 떠내려간다.

다시 이를 한데 합쳐 미국 투자회사 KKR(사모펀드 운영사)로 들어간 후, 최종적으로 KKR 주주의 계좌(슈퍼은행과 투자 펀드, 슈퍼 부자들)로 들어간다. KKR 투자자인 억만장자 조지 로버츠와 헨리 크래비스도 이 명단에 들어 있다.

KKR은 주식의 일부 또는 전부를 사들여 유망한 300개 회사를 장악했다. KKR의 돈 버는 수법은 이익이 나게 회사를 재편해서 매각하거나 파산하는 것이다. MBK가 국내 유통 2위였던 홈플러스를 남의 돈으로 인수하여, 부동산을 팔고 남은 재산도 쪼개 판 후 파산시키려는 방식과 비슷하다.

KKR은 지금도 4,000개가 넘는 법인체를 소유·지배하고 있는데 실재하는 회사는 180개이다. 나머지는 대부분 회계사가 설계한 가상현실에서만 장부상으로 존재하는 페이퍼회사이다.

과거 기업의 목적은 이익을 창출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직원과 공동체, 사회에 이바지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금융화를 거치면서 회사 소유자인 주주의 부를 최대한 불리는 것으로 기업의 목적이 바뀌었다. 이러한 기업들은 복잡한 기업구조, 즉 금융구조를 만들어 실제 경제활동 위에 군림하며 첨단기술로 정교하게 돈을 위로 뽑아 올린다.

금융화 시대에 기업의 경영자와 자문가, 그리고 금융 부문은 생산적인 부를 창출하지 않고, 금융기술을 이용해 경제에서 부를 수탈하는 방향으로 성장했다. 이렇게 상층에서 부를 독점하면 토대를 이루는 경제에서 일하는 서민들의 삶의 터전은 무너진다. 금융은 다른 경제 부문에서 부를 약탈하며, 정치를 장악하고 법과 규정, 사회를 바꾸어 놓는다. 이 결과 경제성장은 둔화하고 불평등이 심화하며 공공서비스가 와해하고 부패가 성행하면서, 민주주의와 사회가 파괴된다.

이 책은 ‘경쟁과 세금’, ‘신자유주의는 기업 천국’, ‘금융제국 영국’, ‘독점의 폐해’, ‘제3의 길로 가는 진보 좌파’, ‘금융위기 원흉 월스트리트’, ‘슈퍼부자를 만드는 금융기법’, ‘수탈자 사모펀드’, ‘경제를 망치는 금융’, ‘부의 약탈을 옹호하는 경제학자’ 등을 주제로 역사적 사례를 들어가면서 약탈 금융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자본통제를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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