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관료들, 정신 차리고 3차 산업혁명 준비해야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3/07/30 [09:08] 최종편집: ⓒ 자주민보
[다음은 국가보안법으로 2012년 2월 9일 구속 수감된 후 항소심에서 1년 6개월 형을 선고받고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이창기 자주민보 대표가 편지로 보내온 기사입니다._ 편집자]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산업의 태풍이 점점 힘을 키워가고 있다.
그 진원지는 미국이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관련 산업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신재생에너지 산업에서도 핵심은 축전 시스템 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제레미 리프킨 ‘3차 산업혁명’ 책을 분석한 글에서 이에 대해 지적한 바가 있는데 그대로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http://www.jajuminbo.net/sub_read.html?uid=12764§ion=sc5§ion2=
일부 기업과 대학, 연구소에서 준비를 하고는 있지만 이제는 이 정도 준비로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와트의 증기기관 발명으로 일어난 산업 혁명처럼 세상을 뒤바꿀 정도의 강력한 새로운 산업의 파도가 전 세계를 휩쓸 것이 확실한 상황이다. 다만 그 때가 언제일지만 남았다. 정부와 기업 그리고 주식투자가 등 개인들은 이 흐름을 주목해야 할 상황이다.
그런데 최근 미국 움직임을 보니 그 때가 박두해오고 있음이 느껴진다. 최근 오바마 대통령이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신재생에너지 산업과 친환경 산업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바로 이것이다. 세계를 지배하려는 야욕을 온갖 불법 무도한 전쟁과 전 세계 도청으로 서슴없이 드러내고 있는 미국이 정말 지구를 위해 친환경 산업을 키운다는 말은 믿을 수 없지만 일자리 창출을 위한 새로운 산업으로 보고 있다면 본격적으로 키울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일자리 문제는 자본주의 나라의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컴퓨터 발전으로 공장이 자동화되고 인터넷의 발전으로 교통과 통신의 혁명까지 일어나면서 생산 효율성은 극대화되고 일자리는 기하급수적으로 줄고 있다. 수천 명이 일하던 공장이 무인화 되어 서너 명이서 관리하면 끝이다.
과잉 생산에 일자리를 잃는 실업자의 증가로 소비는 위축되어 더욱 상품은 남아돈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거기에 신흥 산업국에서 저가의 제품이 쏟아져 나온다. 가내 수공업 식 봉제공장이 망한 지 이미 오래고 중소기업도 해외로 나가거나 나자빠지고 있다. 소비를 늘리려고 주택담보 대출을 늘려주었더니 모기지사태가 터져 미국 중산층까지 다 무너졌다. 주된 세금 수입원이던 중산층 붕괴는 곧 미 정부의 재정 붕괴를 초래할 것이다.
물론 미 정부의 재정지출 축소와 프레디 맥, 페니 메이 등 서브프라인 모기지 사태의 근원 금융권을 미 정부와 FRB가 엄청난 채권 구입 즉 양적 완화 정책으로 숨통을 열어주어 최근 이런 금융권에서 세금이 좀 걷히고 저렴한 셰일가스 등을 내세워 해외로 나갔던 기업을 미국으로 다시 불러들여 미국 내의 일자리를 늘려가고 있지만 이게 얼마나 지속될지는 미지수이다.
미국 정부의 재정 적자가 줄고 있는 것이 뼈아픈 구조조정의 덕이 아니라 막대한 양적 완화 정책 덕이어서 양적 완화가 다시 축소되면 그 앞날은 뻔한 일이다. 중산층이 살아나서 주택 경기가 살아난다면 몰라도 좋은 일자리가 없어 중산층이 몰락한 미국에서 주택 경기가 살아난다는 것은 결국 또 과도한 돈 풀기로 또 다른 거품을 만든 것으로 봐야 한다.
셰일가스도 그렇다. 6월 11일 중앙일보에서 보도한 이반 마르틴과 데이비드 휴즈의 셰일가스 ‘마른 우물’ 논쟁만 봐도 셰일가스가 천연가스보다 싸게 공급된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많다.
셰일가스는 화학약품을 투입해야 하고 파이프도 L자 형으로 파고들어가야 하며 엄청난 수압으로 파쇄해야 하기 때문에 천연가스보다 싸게 생산한다는 게 납득이 안 된다. 매장 위치도 천연가스보다 더 깊다.
특히, 파기 시작하면 그 광구에서 고갈 속도가 매우 빠르다. 데이비드 휴즈는 초기 투자비용을 회수하기도 전에 급격히 줄어들어 이후 생산량을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가스전을 뚫어야 하는 등 많은 돈을 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의 계산에 따르면 가스전 7,000개를 유지하는 데 해마다 420억 달러, 즉 천연가스보다 6~7배나 많이 든다고 한다.
거기다가 여기저기에서 셰일가스가 많이 발견되기는 하지만 경제성이 좋은 가스전은 극소수라는 게 정실이라는 것이다.
결국 현재 미국이 셰일가스를 천연가스보다 싸게 공급하는 것은 정치적 의도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유가를 낮추어 이란 등 반미 산유국의 경제를 어렵게 하고 해외로 떠난 미국 기업을 불러들여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따라서 이것도 그리 오래 갈 방법은 아니다.
그래서 미국은 지금 새로운 산업에서 일자리를 만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미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일으켰던 유럽의 경험을 보면 현재 일자리 창출에 가장 큰 효과가 있는 산업이 신재생에너지 사업이라고 제레미 리프킨이 그의 책 ‘3차 산업혁명’에서 지적한 바 있다.
그 유럽의 친환경산업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여파로 밀어닥친 유럽 금융위기 때문에 지금은 침체기를 겪고 있긴 하다. 이것도 미국에 둥지를 튼 세계 금융지배세력이 친환경 3차 산업을 자기들이 주도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만든 작품이 아닌가 싶다.
어쨌든 유럽 금융위기로 미국은 달러를 위협하던 유로화의 힘을 단숨에 제압했고 주요 핵심산업과 기업체를 장악했으며 친환경 3차 산업의 주도권을 유럽이 쥐지 못하게 관련 기업들을 초토화시켰다.
유럽의 친환경 산업을 잡으니 거기에 수출했던 중국, 한국 등의 기업들도 함께 쪼그라들었다. KCC와 같은 우리 대기업에서도 최근 태양광 산업 포기 선언을 하였다.
이에 반해 미국의 테슬라 전기차 회사는 첫 흑자를 내기 시작했으며 미국과 세계를 장악해 온 미국 석유 재벌들도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친환경 산업에 뛰어들고 있고 급기야 오바마 대통령의 친환경 산업 육성 정책 발표까지 나온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세계 금융지배세력들이 남발된 달러를 대체할 화폐로 기후화폐를 구상하고 있다는 주장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중국 비행기에 대해 유럽에서는 영공 통과 시 발생시킨 탄소세를 내라고 요구하는 상황까지 이르고 있다.
결론은 이제 기후산업 즉 신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 기후 산업이 본격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이 확실해 보인다.
미국과 영국에 거점을 둔 세계 금융지배세력들은 이렇게 새로운 산업의 물결을 만들고 그것으로 새로운 세계 지배 질서를 만드는 데 천부적인 재능을 발휘해 왔다. 역사를 거슬러 가면 고대 시대부터 소금개발 등 새로운 산업을 일으켜 부를 거머쥔 세력들이 꼭 있었다. 근현대만 봐도 증기기관과 산업혁명, 석유개발과 산업혁명, 인터넷과 정보산업혁명 등 새로운 기술이 새로운 산업과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 왔다.
이제 친환경 산업으로 그런 새로운 산업의 물결을 일으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현 자본주의의 일자리 문제 등을 결코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다. 새로운 산업이다 보니 자동화가 덜 되어 친환경 산업도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지 이것도 자동화되고 산업시설이 포화에 이르면 또 문제는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자본주의 구조적 모순은 구조의 개혁 즉 자본주의에서 근본적으로 벗어나는 것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허나 일단 이 새로운 파도는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이 파도를 타고 넘을 배를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결국 파도에 떠밀려 패대기 당할 우려가 높다.
현대차에서 수소 전기차를 일본보다 먼저 개발하고 LG화학에서 축전지 관련 신기술을 발표하고, 한화케미컬, SK이노베이션 등에서 태양광이나 재생에너지 개발에 투자를 단행하고 있고 대학과 연구소에서도 속속 관련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정부나 언론에서는 아직 이런 흐름의 감도 잡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정부에서도 창조경제, 창조경제 하며 모호한 말만 반복할 뿐 정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할 전기차 시스템 구축 등에 대해서는 아예 맹하고 있다. 서울시 박원순 시장이 유럽을 방문하여 친환경 산업을 집중 연구하여 서울시에 도입하려 하는 게 뭐가 그리 못마땅한지 보수 언론들은 투지비용 회수가 막막하다느니 하며 발목잡기나 하고 있다.
이 3차 산업혁명은 반드시 정부에서 나서야 할 근본적이며 혁신적인 새로운 초특급 변화이다.
기업은 자기 기업 이익을 중심으로 준비할 것이고 지자체는 지자체 관점에서 준비할 것이다. 정부는 정부의 몫이 있다는 것이다.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주체가 정부이기에 그 역할도 제일 막중하다. 허나 정부는 아직 감도 못 잡고 있는 게 아닌지 걱정이다.
언론 보도 사진을 보니 박근혜 정부의 경제 수장들이 요즘 환한 미소를 지으며 회의를 하던데 그 미소의 의미가 궁금하다. 뭐가 그리 좋은지 정말 궁금할 때가 많다. 국민의 경제 상황은 최악이다. 이명박 정부의 실정 탓이 크다. 여기서 미래 산업까지 준비 못 한다면 정말 희망이 없다.
특히 제레미 리프킨도 ‘3차 산업혁명’에서 주장했듯이 핵에너지는 친환경 에너지로 보기 어려우며 고용창출 효과도 신재생에너지에 비해 매우 낮다고 지적하였는데 박근혜 정부 미래부에서는 올해 핵융합 연구 개발 4개 사업에 1516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납득이 안 된다. 태양광, 풍력, 2차 전지산업도 급한데 이건 번지수가 한참 잘못 되었다.
핵융합은 매우 장기적 사업이다. 왜 이렇게 지금 서두르는지 납득 안 된다.
북에서 핵융합에 성공했다고 발표하니 경쟁심으로 그러는가. 그렇다면 정말 유치한 생각이다. 차라리 북과 협력을 추구하는 편이 백배 낫지 않은가.
핵융합 연구도 하지 말자는 게 아니다. 지금 더 화급한 일이 많다는 것이다. 이명박의 4대강 삽질로 허비한 국가재정과 시간도 치명적인데 박근혜 정부까지 헛발질해대면 도대체 어쩌자는 것인가!
4대강 사업 때문에 수자원 공사 빚이 열 배나 폭증했다고 한다. 정부의 잘못된 선택은 국가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야기한다. 그 피해도 국민의 부담이지만 그로 인해 미래를 준비 못 한 피해는 계산 불가일 것이다. (2013. 7. 14 청계산 사무실에서 이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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