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의 화려한 대미대화공세
<분석과전망>북미대화국면을 열어가는 김계관을 주목하라!
한성 기자
기사입력: 2013/07/08 [16:02] 최종편집: ⓒ 자주민보
▲별 내용 없이도 뜨기만 하면 주목받는 김계관 부상
최근 북미대결전에서 세계의 주목을 가장 많이 끌고 있는 정세지점은 북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행보이다. 김계관 부상은 최근 중국을 방문해 세계언론의 눈을 집중시켰다. 이어 방중 보름 만인 7월 4일에는 러시아를 방문해서는 다시 한번 톱뉴스가 되었다. 이후 북미대결전의 향배를 김계관 행보만큼이나 선명하게 보여주는 정세지점은 현재, 없다.
"러시아는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2005년 9.19 공동 성명에서 합의된 원칙들에 기초해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위한 환경 조성에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외무부가 4일 북러회담이 끝난 뒤 보도문을 통해 "회담에서 양측은 두 나라 관계 발전의 현 상황과 전망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한반도 상황을 논의했다"고 밝히면서 언급한 한반도 상황 관련된 내용이다.
극히 원론적이다. 그리고 그것으로 끝이었다. 외무부의 보도문 어디에도 한반도 정세 안정화와 6자회담 재개 등을 위해 양국이 구체적으로 어떤 조처를 하기로 했는지 등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싱거워할 법도 했다. 그렇지만 중국방문 때도 마찬가지였다. 김 부상이 중국의 6자회담 의장인 우다웨이 특별대표와 회동 직후 "6자회담을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대화를 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 다였던 것이다.
김 부상이 중국과 러시아를 잇달아 방문하여 밝힌 이것들은 사실 상 특별한 내용이라 할 수가 없다.
전문가들이 나서서 목소리를 높혔다. 먼저, 전제조건 없이 대화를 시작하자는 데에 논의의 초점을 맞추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구체적으로는 북의 비핵화에 대한 가시적 조치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미국의 대화전략을 무력화시키고자 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어 회담의 의제와 관련된 논의가 있었을 것이라고 보았다. 북 비핵화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 제공 등까지도 무력화하는 한반도 전체의 비핵화 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입장을 강조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전문가들의 분석에서도 특별한 것은 없었다. 북미대결전에 기본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상식들을 나열한 것에 불과했다. 북이 이미 미국에 고위급회담을 제안하고 난 뒤라 더욱 그랬다. 북이 없어졌다고 부정했던 6자회담을 되살리는 언급 또한 하고 난 뒤라 그런 측면도 있었다.
별 내용이 없을 듯한 김계관의 행보는 그런데 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일까? 김계관이 국제무대에 뜨는 순간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곧바로 세계언론의 주목을 받는다. 이번 북-러회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북-러회담은 비공개회의였다. 그리고 회담이 끝나고 나면 별다른 ‘멘트’가 없을 것은 충분히 예고되었었다. 기껏해야 중국회담을 앞두고 했던 ‘기다려보겠다’는 류의 언급이 전부였을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담장에는 적지 않은 언론사 기자들이 무려 회의가 끝나는 5시간 동안이나 줄지어 있었다.
대미외교를 전담하고 있는 북의 최고인사에 대한 당연한 반응이라고 해야할 것이었다. 그럴 것이 특히 북미대화국면에는 언제라도 그는 그 한 복판에 있었다. 무려 20여년 간 그랬다. 내용이 있건 없건 김계관이 뜨면 항상 그러했던 것이다.
사람들이 지금 김계관 부상에게서 또렷하게 확인하고 있는 것은 미국을 대화국면으로 끌어내기 위해 벌이고 있는 북의 사업들이 얼마나 전면적이고 체계적으로 전개되고 있는지에 대해서이다. 연합뉴스는 7월 5일 보도에서 김계관 부상의 최근행보에 대해 ‘화려한 대화공세’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김계관 부상은 북미군사대결전에서 미국을 대화국면으로 끌어가는 전령사
김계관의 행보 혹은 북의 그 ‘화려한 대화공세’를 전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북미대결전이 만들어내고 있는 전선들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한다.
북미대결전은 기본적으로는 단일전선이다. 정치와 군사를 중심내용으로 한다. 이 단일전선은 특히 군사에서 자주 쳐지곤 한다. 북이 지난해 광명성 3호 발사를 하고 이어 올해 초 3차핵실험을 한 것에 대해 미국이 극렬하게 군사적으로 반발함에 따라 쳐졌던 전선이 가장 비근하고 대표적이다. 그 전선은 북을 한편으로 하고 한미일중러 등 국제사회 전반을 한편으로 해서 쳐지는 전선이다. 북미군사대결전이 갖고 있는 기본특징이다.
북 대 국제사회 전체로서의 양상을 띠고 있는 이례적인 전선이어서인지 북미군사대결전은 세계전체를 긴장시킬 정도로 큰 위력을 갖는다. 세계인들은 한반도의 제2전쟁을 말했다. 핵전쟁을 말했으며 세계3차대전에 대한 언급도 잦았다. 북의 광명성3호 발사 및 3차핵실험 그리고 이에 맞선 미국의 한미연합군사훈련이라는 세계정세에서 세계인들은 그렇듯 긴장하면서 북미군사대결전의 위력을 또렷하게 학습을 한 것이다.
그러나 북미대결전은 북미 단일전선으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북미대결전은 때때로 국제적인 형태로 외양을 변환시켜 전개되기도한다. 그 가장 고전적인 양태가 한미일 대 북중러 전선이다. 북미단일전선에 들어올 수 없었던 중국과 러시아를 포괄하는 만큼 그 전선은 폭이 넓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만들어졌던 6자회담이 그 가장 적절하고 대표적인 예이다. 한미일 대 북중러 전선은 북미대결전의 국제적 표현이다.
북미대결전이 한미일 대 북중러 전선을 구축하여 전개되는 때란 흔히 공개적인 전략이 구사되는 경우이다. 김계관 부상의 대중 대러 행보가 북중러전선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이 누구에게나 쉽게 확인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미국은 이미, 향후 정세를 예견하고 한미일전선은 마련해두고 있는 상태이다. 따라서 지금의 김계관 부상의 행보는 북중러 전선을 마련하여 한미일 대 북중러 전선을 구축하려는 북의 오래전부터 계획된 주도면밀한 대미사업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한미일 대 북중러 전선은 선명해지는만큼 북미대결전을 한발자욱씩 진전시키는 성과를 내오곤 했다. 한미일 대 북중러 전선을 구축하고 있는 북의 행보로 등치되고 있는 김계관의 행보가 결국 북미가 대화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일 뿐만 아니라 북미대화국면에서 북미가 획기적인 성과를 내오게 될 것임을 예고해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최근 남북당국회담이 무산된 이후 냉각기간을 오래 둘 줄 알았던 우리당국이 마침내 개성공단에 대한 원포인트회담을 성사시키고 있는 것 역시도 이후 북미대화국면에 대한 예고쯤으로 읽힌다.
사람들이 김계관 부상의 화려한 대화공세의 보다 진전된 구체적 실체를 보다 뚜렷하게 확인하게 되는 때는 언제쯤이 될 것인가? 그 실체는 미국을 대화국면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북이 공개적으로 벌이는 대미고립압박전략의 결과일 것이다.
그 결과를 많은 사람들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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