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강운태 고발 운운은 지독한 지역차별

임두만 | 등록:2013-07-22 09:26:41 | 최종:2013-07-22 09:35:54 ▲ 지난 19일 오후 12시 30분(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세계수영대회 개막식 경기장인 컨퍼런스룸에서 ‘2019 세계수영선수권 대회’ 개최지로 광주가 확정된 뒤 마그넬리온 훌리오 세계수영연맹(FINA) 회장과 강운태 광주시장이 포옹하고 있다. 〈광주·전남사진공동취재단> 7월19일 오후 느닷없이 각 언론은 강운태 광주시장 고발설 뉴스를 보도했다. 그가 세계육상대회 유치를 위해 정부가 지원을 약속하지도 않았는데 지원약속을 받았다는 공문서를 만들어서 거기에 김황식 총리와 최광식 문화체육부장관의 사인을 위조한 유치신청서를 냈으므로 그를 공문서 위조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뉴스는 오늘이 유치전 마지막날로서 광주는 헝가리 부다페스트 등과 가장 유력한 대회개최도시로 떠올라 치열한 막판 유치전이 진행 중이라는 거였다. 그리고 만약 광주가 대회유치에 성공하더라도 정부는 지원할 맘이 없다는 소식도 덧붙여졌다. 나는 강운태 편이 아니다. 강운태가 정부발표대로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정부지원을 약속하는 총리와 장관의 사인을 위조한 죄를 범했다면 이는 광주가 세계수영대회를 유치했다고 해도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범했다. 그리고 그의 정부지원 약속 공문서가 위조되었으며 그 위조된 공문서로 유치된 대회라면 대회유치권은 당연 반납해야 한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나는 이번 정부의 조치를 지역차별이 아니고는 나올 수 없는 조치로 보고 분노한다. 특히 현재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이 정권의 광주차별에 치가 떨린다. 1. 얼마 전 대구에서 세계육상경기대회가 열렸다. 이전 정부는 대회유치전에서 경기가 종료될 때까지 이 경기를 위해 천억원의 정부예산을 지원했다. 유치전도 범 정부적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스포츠의 기본인 육상 볼모지로서 육상경기력 향상을 위해 꼭 필요한 대회라는 것. 또 월드컵 올림픽과 함께 세게 3대 빅 스포츠 이벤트라는 것, 거기다 올림픽 메달밭이므로 우리나라도 필수적으로 육상 붐을 일으켜야 한다는 것....이런 정부와 대구시, 그리고 육상연맹의 논리에 정치권도 국민들도 천억원 지원에 토를 달지 않았다. 2. 광주시가 유치한 세계수영경기대회는 대구시가 유치하여 치러 낸 세계육상경기대회에 비해 절대로 급이 더 낮은 대회가 아니다. 대한민국은 박태환이란 불세출의 수영선수가 나타나 올림픽 메달을 획득했으나 수영 후진국이다. 이웃 일본과 중국은 범정부적으로 수영경기 향상을 위해 꿈나무들에게 엄청난 투자를 한다. 때문에 중국은 경영은 물론 다이빙은 세계 정상급이다. 수영도 육상 정도의 메달밭이다. 특히 육상보다는 세계수준에 수영이 더 가깝다. 어디에 세계육상대회급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가? 광주라서 지원할 맘이 애초부터 없었는가? 3. 광주는 2015년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치른다. 선수들 실력이나 대회의 급은 올림픽에 좀 떨어지지만 경기종목이나 대회참가자 수는 올림픽에 버금간다. 따라서 광주는 이미 이 대회를 치르기 위해 국제규격의 수영장을 짓고 있다. 광주시의 말을 빌리면 세계수영대회를 치르는데 옥외경기장을 짓는데 투자하는 약 20억 원만 추가투입하면 되므로 예산 낭비도 아니라고 한다. 천억원을 투자하여 만들어진 대구의 시설들이 지금 유휴시설로 노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4. 이상 3가지 현실적 문제가 아니라도 자국의 한 도시를 책임지고 있는 시장이 자국의 명예를 위해 외국에서 외국 유치도시들과 치열한 대회유치전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별히 경쟁국인 폴란드는 총리까지 직접 현장에 와서 유치전을 독려했다. 앞서 우리나라의 국제경기대회 유치전을 회상하지 않더라도 이번 수영대회 유치전에 나선 광주시는 사람으로 치면 의붓자식이나 다름 없었다. 그래서인가 그 의붓자식이 한 건 하는게 못마땅하니까 막판 재 뿌리기라도 할 요량으로 투표를 앞둔 마지막 날 유치도시 책임자를 고발한다고 발표하는가? 당신들… 그러면 안 된다. 현장에서 유치전에 성공한 강운태는 정부의 발표를 정면으로 부인하면서 울분을 터뜨렸다는 소식이다. 즉 정부가 주장하는 위조설에 대해 "4월 2일 유치 의향서를 보낼 때 대구육상대회에는 정부가 1천여억원을 들여 훈련센터를 지워줬는데 마찬가지로 수영대회에도 그 정도 돈을 들여 수영산업 발전을 위한 센터를 지어주지 않겠느냐는 문장을 추가했다"며 "곧바로 총리실에서 김황식 전 총리의 사인이 들어간 의향서 초안이 잘못됐다고 연락해와 사과하고 문제를 바로잡았다"고 해명하면서 "정부가 문제를 이미 알고 있고, 문제도 해결됐는데, 중요한 시점에 상식적이지 않은 행태를 자행해 개탄스럽다"고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는 것이다. 그는 "중간과 최종 보고서를 낼 때는 김 전 총리와 최광식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사인이 들어간 원본을 제출했다"며 "세계수영연맹에서 실사를 왔는데 중간 보고서는 (사인이 위조된)변경된 문서가 아닌 원래(공식) 문서를 보냈고, 최종 제안서가 공식 문서이므로 이전에 제출한 의향서는 의미 없다. 사인해서 보낼 때 그동안 제출한 서류는 최종 제안서로 대체한다고 했다"는 설명도 했다. 그리고 그는 "검찰 수사는 달게 받겠다"며 "총리실과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사에서도 실무자 실수로 결론내렸다"고 강조했다. 이것으로 보면 결국 애초 광주시는 유치의향을 보였고, 이명박 정권은 반대했으며, 이에 광주시가 설득했는데...(여기까지는 양측의 주장이 같은 팩트) 정부가 마지막에 지원약속을 하는 사인을 했다(강운태) 정부는 지원약속을 하지 않았으며 강운태가 사인을 위조했다(정부)까지가 양측 주장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광주는 계속 유치전을 진행했으며 유치유력 도시가 되자 박근혜 정권이 이를 막으려고 강운태 고발설을 막판 투표일에 발표한 것이 또 팩트다. 김대중이나 노무현 정권 때 만약 대구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또 이 사건을 보도하는 언론들은 어땠을까? 대구시장 말에 먼저 팩트를 두고 지역차별 들고 나오는 등 난리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 광주건은 강운태 말은 하나도 보도 안되고 정부발표만 대서특필이다. 일타로 광주도 강운태도 같이 죽이는 수법이다. 왜 그럴까? 나는 단 하나의 답만 생각난다. 세계수영대회가 광주에서 개최되면 필연적으로 개최도시인 광주가 국제사회에 크게 소개된다. 그러면 당연히 광주정신...광주민주화운동...등이 부각된다. 덧붙여 김대중과 광주...광주시민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정 등등까지...보수언론들과 이 정권은 그게 싫은 거다. 그렇지 않다면 유치전 마지막날, 투표를 앞둔 직전 시간에 광주시장 고발설이 보도되도록 언론플레이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 같은 노골적 지역차별은 어떤 정권에서도 없었던 일이다. 그러니 울분을 토로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민주당...광주가 안방이라고 말하면 뭐하나? 국회의원 127명 있으면 뭐하나? 대구육상대회 유치부터 대회종료까지 영남정치인들 하는 것 구경도 못했나? 복장이 터지고 화가나서 글도 못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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