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록새록 단상 598]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4/10/11 [13:19] 최종편집: ⓒ 자주민보
▲ 합참은 북측이 14.5mm의 고사총(소위 사신총)으로 대북전단을 향해 사격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와이티엔 캡쳐 이정섭 기자
구름이 자주 끼면 비가 온다더니, 남쪽의 보수단체들이 자꾸만 삐라를 날리다가 어제(10월 10일) 끝내 북에서 총탄이 날고 말았다. 예전의 경험에 미루어볼 때, 남쪽 군이 제공한 정보들이나 언론들이 보도한 세부들을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려운데, 몇 가지 기본사실은 확실하다.
1, 북에서 강력대응을 예고했으나, 단체들은 삐라살포를 강행했고, 남은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면서 살포를 적어도 묵인했다. 어떤 살포현장에는 통일부와 경찰들이 지켜보았다.
2. 북은 무엇을 겨냥했던지 고사총사격을 진행했고, 일부 탄알이 군사분계선 이남 민간지역으로 떨어졌다.
3. 남과 북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잠깐 서로 총격했으나 큰 싸움으로 변하지는 않았다. 쌍방초소 거리에 비춰보면 사격은 피해를 주기 어려우니 상징적인 의미가 다분하다.
4. 이 점이 제일 중요한데, 군도 민도 인명피해는 없었다.
북의 고사총탄알이 남으로 날아온 게 휴전협정위반인지는 필자가 잘 모르겠다만 이후에 북이 고사총 정도가 아니라 고사포나 방사포를 쓴다고 할 때 남쪽으로 날아간 포탄들에 누군가의 재물이 파괴되고 지어 누군가의 목숨이 끊어질 수도 있다. 남에서는 오랜 세월 북 무기들의 낙후함과 정밀도의 뒤떨어짐을 선전해온 사람들이 많으니까, 만약 북에서 포탄이 엉뚱하게 빗나갔다고 설명하면 남이 뭐라고 다투기조차 어렵겠다.
남에서는 벌써부터 북 군대의 “경쟁적인 사격”을 걱정하는 발언이 나온다. 사격이 잦아지면 군대 사이의 총격전, 포격전으로 번지기 쉽고, 또 인명피해, 재산피해가 필연적으로 생겨난다. 거대한 군사력이 대치한 반도의 상황에서 불꽃 하나마저 전쟁으로 변할 수 있는 게 현실적 위험이다. 그런데 이른바 “탈북자”단체들은 북의 경고도 남의 “만류”도 무릅쓰고 삐라살포를 강행해왔다. 북주민들의 “알권리”가 중요하다는 논리다. 삐라가 어느 정도 실효를 보는지도 미지수지만 그런 단체들이 제공한다는 정보들이 어느 정도 믿을만 한지도 미지수이다. 바람을 제대로 타지 못해 남에 떨어진 삐라들을 언론들이 보도한데 의하면 전날에 날린 삐라들은 욕설과 루머로 얼룩지지 않았던가.
청와대 현주인은 지난 달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에 대한 모독적 발언이 도를 넘고 있다”고 국무회의에서 주장했는데, 지금껏 말썽을 일으킨 발언이나 글들을 대북삐라들과 대조하면 별거 아니다. 북을 “미수복지역”으로 정의하고 북의 정권을 “적대단체”로 정의하면 별별 욕설도 다 통하겠다만, 북은 수많은 나라들과 수교하고 수많은 국제단체에서 활동하면서 국가로 인정받는 터이다. 청와대 현주인의 논리대로 한다면 북이 “최고존엄”에 대한 모독적 언행에 취하는 강경한 반응과 대응을 반박할 여지가 없겠다.
어느 “탈북자는 북주민들의 ”알권리“가 한 사람의 ”존엄”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한다. 헌데 세계에서 무력집결도가 가장 높은 반도의 허리에서 삐라를 날리는 건 존엄이나 알권리보다는 안전문제이다.
4년 전 연평도 포격전 뒤 상당기간은 삐라살포 예고현장 주민들이 나서서 보수단체들을 밀어냈고, 경찰들도 적극 저지했었다. 그런데 이남 정부가 차차 묵인과 조장으로 입장을 바꾸고(군사기지들이 많은 서해5도에 백령도에 가서 삐라를 뿌린 사람들이 있다는 건 의미심장하다) 북 또한 강경대응경고를 거듭했을 뿐 물리적 행동을 취하지 않았더니 차차 삐라살포가 다시 성행한 것이다. 이번 총격의 약발이 얼마나 오래 갈지는 두고 볼 일이다. 정부와 분계선일대 주민들이 얼마나 강경하게 얼마나 끈기 있게 나서느냐가 관건이다. 헌데 이번 총격을 유발한 연천 일대의 삐라는 항상 예고 없이 슬그머니 살포해온 이 아무개 씨가 날렸다고 하니 사전예방이 쉽지는 않겠다. 이번에는 연천이 당했다만 다음에는 언제 어디서 삐라가 날아가고 총포탄이 날아오는 현상이 생길지 누구도 모른다. 해롭지 않아보이는 트럭 한두 대가 가만히 날린 삐라들 때문에 사람들이 다치고 죽어나간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특정지역에서의 삐라살포를 예고하고 강행해온 박 아무개 씨는 얼굴이 언론들에 많이 드러났고 한때 북의 암살명단에 들어갔다는 보도도 나왔었다. 헌데 지금까지 방식으로 나아가다가는 박씨나 이씨 그리고 다른 삐라살포애호자들에게 정작 위협이 되는 건 “남파간첩”이나 “남파킬러”보다는 어느 다혈질 한국인이 아닐까 싶다. 전날 어느 “귀순용사”가 공중장소 화장실에서 한바탕 두들겨 맞은 전례에서, 한국인의 폭행이유는 ‘네놈 때문에 내가 군에서 몇 달이나 *나게 고생을 더했다.’였다 한다. 삐라살포가 불러온 총격, 포격으로 실질적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생겨나면 장본인들에 대한 적개심이 전날의 폭행자보다 훨씬 강하리라.
관건은 권력을 잡은 사람들이 얼마나 현명한 처사를 하는가에 달렸다. [2014년 10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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