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노동자 26번째 죽음


쌍차노조 "죽지 않고 싸우겠다"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4/12/14 [13:35]  최종편집: ⓒ 자주민보

쌍용자동차 들의 죽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6번째 희생자가 나왔다.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은 지난 13일 작업도중 허리를 다친후 품질관리부서에서 일하다 퇴직 뒤 퇴직금을 소송비용으로 날린후아르바이트 등로 생활하며 투병생활을 하던 박아무개 조합원이 생을 마쳤다고 밝혔다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은 보도자료를 통해 "대법원의 쌍용차 정리해고 판결이 해고 노동자들을 절망의 구렁텅이로 내몰고 있는 지금 창원공장에서 해고됐던 노동자의 죽음이 또 발생했다."며 "(이번이)26번째 죽음이다. 언제까지 죽음의 고통을 가슴에 묻으면서 세고 있어야 한단 말이냐. 이제 가슴에 묻기도 한계치에 도달했다. 한꺼번에 무고한 생명을 바다 속에 매장시킨 세월호의 참사가 전 국민을 슬픔과 도탄에 빠뜨렸다면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은 죽음은 아직도 여전히 진행중"이라고 애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보도자료는 "특히나 어제 또 한명의 해고노동자의 죽음은 차디찬 겨울 추위에 70미터 쌍용차 공장 굴뚝으로 다시 올라갈 수밖에 없었던 해고자의 삶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 같아 더더욱 슬프다."고 참담함을 토로했다.

또한 "고 박00 해고자는 1996년 쌍용차에 입사해 일하다 허리를 다쳤고, 그로 인해 허리에 무리가 안가는 중앙측정실 QC부서로 이동해 일했다."며 "그리고 모두가 그렇듯 아무런 이유도 모른 채 해고됐다. 죄라면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었던 고인에게 남은 건 허리 디스크와 해고통지서였다. 억울한 나머지 산재소송에 들어갔고 그나마 얼마 되지 않는 퇴직금도 소송비용과 허리 치료에 모두 소진했다. 때문에 가정 생계는 부인이 책임져야 했고, 남한테 의지하기 싫어했고 강직했던 고인은 정신적 스트레스로 정상적인 삶은 물론 끝내 억울한 한을 풀지 못한 채 외롭게 병마와 싸우다 죽어갈 수밖에 없었다."며 죽음의 배후에 자본의 횡포가 깔려 있음을 시사했다.

이어 " 해고 이후의 삶은 그야말로 처참했다."면서 "퇴직금은 산재소송비용과 치료비에 모두 소비하고 주유소 아르바이트와 쌍용차 납품업체 비정규직 삶이 전부였다. 이러한 삶은 자신의 몸도 스스로 추스릴 겨를도 없게 만들었고, 급기야 지난 9월 몸이 아파 병원 진료를 받아본 결과 청천병력과도 같은 간암이라는 판결을 받았다. 12월 13일 부인과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니는 두 딸을 남긴채 운명했다."고 고인이 해고 노동자로 살아야 했던 한스러운 삶을 소개했다.

이울러 "우리의 동료 박00 조합원은 마지막 생을 마감했다. 쌍용차 자본과 정부에게 묻겠다."면서 "고인의 마지막 희망은 무엇이었겠는가? 너무나 많은 해고자들을 죽음으로 떠나보낸 쌍용차 지부로서는 늘어나는 눈물의 양만큼 불행한 미래의 삶도 늘어나고 있다. 언제까지 해고자의 삶을 계속 방치하면서 늘어나는 죽음의 숫자만 세고 있을 것인가? 살을 에는 추운겨울에 공장 굴뚝을 오를 수밖에 없는 해고자의 고통을 눈꼽만큼이라도 알고 있는가? 제대로 된 정부와 기업이라면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정부와 사측이 나서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쌍용차지부는 굴뚝에 오를 수밖에 없는 처절한 삶과 또 한명의 해고된 동지를 하늘로 보내야 하는 비열한 세상에 또 한 번 분노를 느낀다"며 "더불어 억울하게 해고된 노동자들이 반드시 공장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 또한 더욱 명확해졌다. 울분과 분노도 이젠 쌍용차 해고자에겐 사치가 됐다. 겨울 추위의 매서운 찬바람만큼이나 들려오는 하나하나의 소리가 비수가 되어 꽂혀 오고 있다. 최소한의 해고자의 삶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숨구멍조차도 막아버리겠다는 자본의 악랄함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죽지 않고 싸우겠다."며 투쟁 의지를 다졌다.

고 박 아무개 노동자 소개

입사일: 1996년 창원공장 입사
나이: 47세
가족관계: 부인과 중학생, 고등학생 딸 2명
장례식장: 창원 파티마병원 장례식장
발인: 2014년 12월 15일(월)
장지: 김해추모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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