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문예교류가 민족 화해협력을 촉진시킨다”


<남북관계 개선 촉구 릴레이 1인 시위 9> 양기환 스크린쿼터 문화연대 이사장
정성희 기획위원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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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2.26  09: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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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저물고 있다. 내년이면 분단 70년이다. 일제 수난기의 무려 두 배. 이 장구한 세월을 남북갈등으로 허송하고 있다. 그래서 이 추운 겨울날, 사회 각계 인사들이 절박한 마음으로 거리에 나섰다.“분단 70년 오기 전에 남북관계 풀어라! 삐라 대신 대화를! 인권공세 대신 인도적 지원을! 5.24조치 대신 남북경협 금강산관광을! 통일대박론 대신 6.15 10.4선언 실천을!”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12월 16일부터 30일까지 매일 12시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정부에 남북관계 개선을 촉구할 계획이다.
<통일뉴스> 기획위원인 정성희 소통과혁신연구소 소장이 매일 12시, 1인 시위에 임하는 사회 각계 인사들을 만나 미니 인터뷰도 진행한다. 25일은 그 아홉 번째 날로서 양기환 스크린쿼터 문화연대 이사장이다. / 편집자 주

  
▲ 남북관계 개선 촉구 릴레이 1인 시위 여덟 번째 날에 참가한 양기환 스크린쿼터 문화연대 이사장. 양 이사장은 “남북 경제협력 활성화로 문예교류가 왕성해지고 문예교류가 민족 화해협력을 촉진시킨다”며 문화예술의 가치를 강조했다. [사진 - 통일뉴스 정성희 기획위원]
“문화예술인들은 민주주의 사회의 표현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
정성희 소장 : 아침 일찍 평택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70미터 굴뚝 농성투쟁 현장에 다녀오시고 곧바로 광화문의 남북관계 개선 촉구 1인 시위를 하게 되었습니다.
양기환 이사장 : 국내외 상황으로 볼 때 우리가 사는 한반도가 녹록치 않지만, 화해와 협력,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작은 목소리를 낼 수 있어 기쁘고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성희 소장 : 바로 옆에서 어느 영화배우가 매일 쌍용차 해고자들의 절규를 시민들에게 전하고 있어요.
양기환 이사장 :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필(Feel, 느낌)이 꽂히면 못 말리지요.
정성희 소장 : 남북의 대립과 갈등, 전쟁위협, 특히 국가보안법이 문예인들의 그 필(Feel)을 무디게 하여 우리 민족의 문화예술역량을 많이 위축시키고 있지 않나요?
양기환 이사장 : 문화예술인들은 좌우를 넘어서 세상의 모든 것을 용광로에 집어넣어 녹이는 역할을 합니다. 동시에 민주주의 사회의 표현-창작의 자유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그런데 분단과 보안법이 표현-창작의 자유를 거세, 말살시키고 미리 자기검열하게 만들어 문예 창의력의 극대화를 방해하고 있습니다.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오고 가며 남북문예교류가 잦았어요. 문화예술교류가 남북 긴장을 완화시키고 이념을 넘어 같은 역사의 뿌리를 가진 민족공동체로서 동질성 회복에도 기여했습니다. 지금은 막혀있는데 다시 트인다면 일제 36년의 잃어버린 역사기록, 분단으로 인한 반쪽짜리 역사기록을 온전히 복원하고 이 과정에 수많은 문화예술 창작품들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민족공동체를 더 끈끈하게 만들고 후대에 넘겨주는데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민주정부’ 10년 동안 일부 문예인들의 엉덩이가 따뜻해졌지요”
  
▲ 지인이 함께 했다. [사진 - 통일뉴스 정성희 기획위원]
정성희 소장 : 재미교포 신은미 토크콘서트를 '종북콘서트'로 매도하고 통합진보당을 '종북정당'으로 몰아 강제 해산시켰습니다. 이런 종북몰이를 통한 민주주의 파괴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양기환 이사장 :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을 정상으로 보는 분들은 극히 제한적일 것입니다. 우리역사 속의 친일파, 극우파와 그들을 동원해 정권을 유지하려는 일단의 무리들뿐이지요. 그들의 과대포장과 사실왜곡으로 일어나는 소동이에요.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특히 언론이 정권의 눈치를 살피고 알아서 기고 스스로 권력을 지향하면서 사실 보도, 진실 보도가 없어지고 박근혜 정권은 더 독주하고 있어요. 오늘날 한국언론들이 '기레기'라고 불리는 이유를 깊이 성찰했으면 좋겠습니다.
정성희 소장 : 요즘은 대북 삐라문제와 북 인권공세문제를 둘러싸고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꼬이고 있습니다.
양기환 이사장 : 평화체제의 전제는 공존과 교류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체제와 제도의 차이를 인정해야 합니다.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자꾸 삐라를 날려 비방하고 중상모략하면 화해와 평화를 지킬 수 있겠어요. 그리고 인도적 지원, 문화예술체육의 교류, 경제협력이 정치적 이유로 차단되어서는 안 되지요. 적대적 관계가 계속 유지되면 누가 피해를 보겠습니까? 우리 민족 모두이지요. 빨리 해소해야 합니다.
정성희 소장 : 1980년대 민예총은 민족민중문화예술을 크게 일으켰는데,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참여정부를 거치면서 많이 약해진 것 아닙니까?
양기환 이사장 : 저 개인적으로 두 가지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신자유주의체제가 우리의 삶을 내면화시켰습니다. 여기에 자유롭지 못한 게 문화예술입니다. 상당 부분 상업화되어 진정한 의미의 문예활동이 위축되었어요. 또 하나는, '민주정부'라 불리는 지난 10년 동안 일부 문예인들이 엉덩이가 따뜻해졌다고 해야 할지, 온돌방에 오래 앉아있으면 바깥에 나가기 싫어지죠. 그래서 신자유주의와 분단으로 인한 고통은 여전한데, 민중의 삶에 기반한 문예활동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일부에 그치고 있습니다.
“남북 문예교류가 민족 화해협력을 촉진시킨다”
  
▲ 학생들도 양기환 이사장의 1인 시위에 힘을 보탰다. [사진 - 통일뉴스 정성희 기획위원]
정성희 소장 : 5.24조치 해제로 남북경협을 활성화하고 북방경제를 개척해야 신자유주의 경제체제를 완화하고 민족민중문화예술의 부흥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어요?
양기환 이사장 : 당연합니다. 경제협력이 활성화될수록 그 산물로 문예교류가 왕성해집니다. 동시에 문예교류가 얼어붙은 상황을 녹이고 화해협력을 촉진시킵니다. 그런데 뜻있는 문예인들의 노력이 있으나 이를 소통 공유 확산시키는 공간이 좁은 게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정성희 소장 : 문예운동이 진정한 민주주의와 분단 극복의 선도적 기능을 가지는데, 내년의 활동을 어떻게 구상하십니까?
양기환 이사장 : 시, 그림, 노래, 영화 등 각 장르의 개별적 움직임은 있으나 아직 대규모 집단적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데, 신자유주의와 분단의 족쇄와 자기검열에서 벗어나 좀 더 적극적인 모색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년은 광복-분단 70년, 6.25전쟁 65년, 한일수교 50년, 6.15선언 15주년으로 중요한 한 해인데, 문예계도 자기의 역사적 소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정성희 소장 : 2015년을 맞아 국민들에게 당부의 말씀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양기환 이사장 :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 고입니다. 그 고인 물속에 서 하늘이 보입니다. 민심은 천심이지요. 오늘 성탄절인데, 하느님도 가장 낮은 곳에, 민중들 속에 계실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처절하게 싸우는 쌍용차 해고자들,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노동자들, 기륭전자 노동자들의 오체투쟁, 세월호 유족들의 계속되는 농성을 비롯해 보이지 않는 곳의 수많은 사람들이 삶의 현장에서 내몰리고 있습니다.
함께 연대하고 함께 공감하고 함께 나누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한 사람의 백 가지보다 백 사람의 한 가지로 백을 만드는 마음으로 어려운 곳을 향하여 주시길 간절히 빕니다. 그래서 함께 웃는 세상, 더불어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어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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