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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와 다른 선택한 ‘베테랑’, 어떻게 보십니까‘

 


[리뷰] 사적제재에 대한 메시지에 방점… 전작의 유쾌함과 통쾌함은 희석돼

▲ 영화 '베테랑2' 스틸컷 
▲ 영화 '베테랑2' 스틸컷 

한국의 대표적인 형사물 ‘베테랑’이 ‘범죄도시’와 마찬가지로 시리즈물로 돌아왔다. ‘베테랑’은 한국 사회의 문제를 보여주면서도 유쾌하고 통쾌한 형사물로 주목 받았다. 

※ 주의 : ‘베테랑2’의 주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1편과 달랐던 2편

뚜껑을 열어보니 2편은 1편과는 꽤 다른 작품이었다. 이야기의 근간이 되는 대결구도부터 차이가 크다. 1편은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라는 명대사를 남긴 소시민을 대표하는 서도철(황정민) 형사가 “어이가 없네”라는 대사로 상징되는 재벌 조태오(유아인)라는 극단에 선 인물과 대립하는 구도였다. 반면 2편에선 일명 해치로 불리는 사적제재를 행하는 범죄자를 추적하는 구도로 바뀌었다.

이야기의 ‘방점’도 달라졌다. 1편은 실제 사회의 부조리를 보여주는 소재들을 적극 활용하면서도 이야기의 방점은 “판 뒤집어졌어”라는 말과 함께 시작되는 통쾌한 권선징악형 결론에 뒀다. 이 과정에서 서도철 형사와 팀 동료들은 개성을 드러내며 유쾌함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반면 2편은 사적제재, 사이버렉카 등 사회 문제를 소재로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서서 극의 중심에 뒀다. 끝내 범죄자를 무찌르고, 팀원들도 그대로 등장하고, 개그 요소도 있지만 사회적 메시지를 강하게 녹여내면서 극 자체의 분위기는 한결 무거워졌다.

리니지M ‘VANGUARD’
‘사적제재’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

‘베테랑2’는 사적제재, 사이버렉카, 그리고 허위정보 문제를 극 전면에 내걸었다. 물론 사적제재를 다룬 콘텐츠는 ‘지옥’, ‘비질란테’, ‘모범택시’, ‘살인자ㅇ난감’ 등 이미 많은 작품들이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사적제재에 반대한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 영화 '베테랑2' 스틸컷 
서도철 형사는 처음엔 사적제재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하지만 살인으로 이어지자 명확히 거리를 둔다. 시체를 앞에 두고 “잘 죽었다”고 말하는 후배 형사와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 앞에서 서도철 형사는 “좋은 살인이 있고 나쁜 살인이 있냐”며 분노하는데 이는 관객들에게 던지는 직접적인 메시지이기도 하다. 

사이버렉카가 좌표를 찍고 해치가 살인을 시도하는 인물 중에는 허위정보의 피해자도 포함돼 있지만 사이버렉카와 해치는 개의치 않는다는 점에서 사적제재의 한계도 보여준다. 결국 이들은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누군가를 ‘악’으로 만든다는 점에서 한계를 갖고 있다. ‘사회정의’는 목표가 아닌 ‘도구’일뿐이라는 점을 드러내며 사적제재를 경계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그래서 ‘베테랑’다운 영화였나

‘범죄도시’는 1~4편 모두 같은 이야기 구조를 유지한 채 ‘악랄한 빌런’만 바꿨다. 성공공식을 유지하며 안전한 선택을 한 것이다. ‘베테랑2’는 등장인물을 그대로 유지하지만 새로운 시도를 했다. 상업적 성공에 안주할 수 있음에도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점은 높게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관객들 입장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 1편을 기대하고 지갑을 연 관객들, 특히 추석을 맞아 가벼운 오락영화를 보러 영화관을 찾은 관객들 입장에선 ‘베테랑2’의 시도는 당황스러울 수 있다. ‘베테랑2’가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네이버 기준 실관람객 평점은 6.57점에 그칠 정도로 혹평이 많은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사회적 메시지를 중심에 두면서 1편의 강점이 됐던 ‘통쾌함’과 ‘유쾌함’은 주변부로 밀려는 상황이 됐다. 그렇다보니 “판 뒤집어졌다”는 대사가 등장하지만 전작만큼 카타르시스는 주지 못한다. 팀원들도 전작 그대로 등장했지만 프롤로그 외엔 팀원들의 개성이 도드라지지도 않고, 극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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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 돼서 그런지, 극 자체가 부자연스러워 보이는 면도 곳곳에 있다. 영화는 해치 캐릭터가 사적제재에 나선 동기를 전혀 묘사하지 않는다. 해치가 누구인지 알게 되는 과정도 억지스럽다. 사적제재에 대한 서도철 형사의 태도 변화의 계기 또한 명확히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전작을 탈피하려는 후속작의 시도 자체는 의미 있다. 사적제재에 대한 메시지 자체도 인상적이다. 영화 자체는 충분히 잘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가 꼭 ‘베테랑’시리즈여야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물음표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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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미디어오늘(https://www.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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