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대 거절하고 '단체 만찬' 택한 윤 대통령...의료대란 '빈손' 가능성 커져

 


만찬에 국민의힘 지도부 총출동, 대통령실 "신임 지도부 격려 자리"...야당 "보여주기식 말고 해결책 마련하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2일 체코 공식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 공군 1호기에서 내려 환영 나온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자료사진) 2024.09.22.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오는 24일 '의료대란' 등 굵직한 현안을 의제로 마주 앉는다.

23일, 정치권에선 '의대 증원' 문제를 두고 입장이 다른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당정 지지율 위기 상황 속에 일치된 해법을 도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만찬을 앞둔 두 사람 사이에는 불편한 분위기만 감지되고 있다.

당정은 의료대란 해결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의료 문제는 추석 연휴 직전 여론조사에서 취임 뒤 '최저점'을 기록한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의 영향으로 여당인 국민의힘의 지지율도 '윤석열 정부 취임 뒤 최저치'를 기록하며 동반 하락 중이다.

만찬을 하루 앞둔 이날, 여야에서는 '회동 성과'를 압박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별위원회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만 채우고 성과는 없는 '빈손 만찬'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의료대란을 해결할 수 있는 작은 실마리라도 만들 수 있는 자리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특위는 "단순한 보여주기식 식사 자리가 아니라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삶의 질을 높이는 실질적이면서도 구체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는 자리가 되기를 강력하게 촉구한다"며 "실패할 경우 그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료대란뿐만 아니라 지난 1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도 당정이 입장을 확인해야 하는 중요한 의제다. 아울러 한 대표는 최근 언론을 통해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관한 김 여사의 사과 필요성을 재차 밝혀, 관련 언급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여사에 관한 문제, 채 상병 특검 등 말하자면 그동안 정권의 역린이라고 불려 왔던 여러 가지 이슈들이 여당한테는 지금 제일 중요한 국면 과제"라며 "이 부분을 대통령이랑 담판 짓지 않고서야 '왜 만났냐'는 얘기가 분명히 나올 것"이라고 짚었다.

이번 만찬은 한 대표가 제안한 '여야의정 협의체' 가동을 포함, 산적한 현안에 관해 한 대표가 동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분기점이기도 하다. 다만 이 자리에서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의료·김여사·채상병 등 주요 현안에 관해 얼마나 효과적으로 의사를 전달하고, 합의를 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대표가 우선적으로 제안한 '독대' 형식의 자리는 사실상 대통령실에서 거절한 상태다. 한 대표는 만찬을 앞두고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요청했는데,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일(24일)은 신임 지도부를 격려하는 자리"라며 "독대는 별도로 협의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결국 만찬은 대통령실 주도에 따라 '환영회' 분위기로 준비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만찬에 '총출동'할 예정이다. 한 대표 외에도 최고위원들과 추경호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서범수 사무총장 등 16명이 참석한다. 공간과 일정이 제한되다 보니,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직접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시간도 줄어드는 셈이다.

한 대표는 24일 이후에도 윤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한 대표는 대통령실 관계자의 발언이 나온 뒤,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독대에 관해) 따로 직접 전달받은 건 없다"며 "이번이 어렵다면 조속한 시일 내에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하더라도, 이미 동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뚜렷한 돌파구를 만들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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