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짐’과 ‘개차반
최태호의 맛있는 우리말 [301] ‘개짐’과 ‘개차반’
순우리말을 SNS에 올리면 많은 사람이 처음 보는 것이라든가, 이상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그만큼 순우리말이 현대 사회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말이다. ‘개짐’이라는 말을 처음 들어 본다는 독자가 많았다. 그나마 개차반은 가끔 들어 본 적이 있는 것 같았다(질문이 덜 들어 왔다는 말이다).
‘개짐’은 순우리말로 ‘여성이 월경할 때, 샅에 차는 물건’을 이르는 말이다. 주로 헝겊 따위로 만든다. 요즘 말로는 생리대라고 한다. 하지만 개짐이 더 정겹지 않냐고 자문해 본다.
‘개’는 변변찮은 물건에 붙이는 접두사이다. 개나리·개살구·개꽃 등의 단어가 접두사 ‘개’가 쓰인 예이다. ‘짐’은 ‘물건’을 말한다. 그러므로 ‘개짐’은 ‘생리혈이 묻은 변변찮은 물건’이라는 말이다.
한편 ‘개차반’은 ‘형세와 마음보가 몹시 더러운 사람을 욕하여 이르는 말’이다. “그 녀석은 술만 먹으면 개차반이야”처럼 많이 사용한다. 원래의 의미는 ‘개가 먹는 차반(맛있게 잘 차린 음식)’으로 ‘똥’이라는 말이다. 예전의 개들은 똥을 찾아다니며 먹은 적이 있다.
요즘 아이들은 ‘개좋아’ ‘개멋있어’ 등과 같이 개를 ‘아주·매우’라는 의미로 쓴다. 오호 애재라, 언어는 이렇게 변하는구나!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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