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의 유래(由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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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논단] 우리말의 유래(由來)


언어(言語)는 인간의 의사소통 수단이요, 인간만이 사용하는 문명의 도구다. 현재 지구상에는 7396개의 언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에 3686개의 언어로 성경이 번역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언어는 문화의 산물이자 그 언어의 유래와 어원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고 재미있다. 현재 우리들이 쓰고 있는 몇 개의 언어에 대한 유래를 찾아보기로 하자.

①'엿장수 마음'이란 말이 있다. 엿장수가 엿가락을 늘이는 일을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것을 가리킨다. 엿을 만들기 위해 엿기름이 필요하다. 밀이나 보리에 물을 주어 새싹이 나게 한 후 말린 것이 엿기름인데 단맛을 내는 효소가 있어서 엿이나 식혜를 만든다.

엿은 쌀이나 좁쌀, 옥수수 등으로 고두밥을 지은 뒤 엿기름가루와 섞은 뒤 더운물을 부어 7-8시간 두면 삭아서 밥알이 동동 뜨는데 이것을 짜서 우러난 물을 솥에 넣어 끓이면 조청(물엿)이 되고 이것을 반죽으로 만들면 엿이 된다. 이때 엿장수는 마음대로 엿을 늘이기도 하고 줄이기도 할 수 있다.

'엿장수 마음대로다.' 각 지방마다 특색 있는 엿이 있다. 전라도의 고구마엿, 충청도의 무엿, 강원도의 꿩엿·닭엿, 울릉도의 호박엿이 있다. 엿을 먹으면 시험에 합격한다는 속설도 있다.

➁'부대찌개'란 말이 있다. 부대찌개는 부대 고기와 야채를 함께 넣고 끓인 찌개인데 해방 이후 미군들이 들어와 있을 때(미군정시대) 미군 부대에서 나온 고기와 햄 등을 부대 고기라 불렸다. 우리나라가 가난해서 고기가 귀할 때 미군 부대에서 고기가 흘러나온 것을 여러 사람들이 함께 먹을 수 있도록 찌개를 끓여 먹은 데서 유래된 것이다. 1945년 9월 8일부터 1948년 8월 15일까지 미군정시대가 있었다.

➂'조용한 아침의 나라'-조선(朝鮮)이란 말은 '날이 샐 때 햇빛이 맨 먼저 비추는 곳'이란 뜻이다. 나랏일은 보는 곳을 조정(朝庭)이라 하는데 여기도 '아침'이 들어간다. 우리나라 이미지는 '조용한 아침의 나라'다. 이 말은 네덜란드인 하멜이 처음 사용했다. 우리나라에 표류했던 하멜이 귀국 후 <하멜표류기>를 썼는데 그 책에서 우리나라를 '은둔의 나라'나 '조용한 아침의 나라'라고 표현 한 바 있다.

또 1855년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나 <화성과 운하>란 책을 쓴 천문학자 퍼시벌 로웰도 우리나라를 둘러본 뒤 <朝鮮>이라는 방문기를 썼다. 그는 우리나라를 '동화 속 궁전처럼 거의 모든 것이 몇 세기 전 그대로 고이 간직되어 있으며 시간이 정지되어 있는 신비의 나라.'라고 표현했다.

이처럼 서양인들은 우리나라를 '조용한 아침의 나라'로 표현하고 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인도의 시인 타고르도 우리나라를 '조용한 아침의 나라, 아시아의 등불'이라 썼고 <25시>를 쓴 루마니아의 작가 게오르규도 우리나라를 '동방의 해가 지지 않는 나라/조용한 아침의 나라'로 찬미 한 바 있다.

➃함흥차사(咸興差使)-이성계를 도와 개국공신이 된 이방원은 계비의 아들인 방석이 세자로 책봉되자 불만을 품고 난을 일으켰다. "나는 정비의 아들이며 개국공신이다. 그런데 어찌 방석이 세자가 될 수 있는가?" 결국, 2년 뒤 이방원은 스스로 왕위에 올라 조선 3대 왕 태종(太宗)이 되었다.

이에, 불만이었던 태조 이성계는 한양을 떠나 고향 함흥으로 갔기에 결국, 아버지를 쫓아내고 왕위에 오른 꼴이 되고 말았다. 이방원은 함흥으로 차사(임시로 임무를 맡긴 관리/특사)를 보내 아버지를 모셔 오려고 했다. "반드시 태조 대왕을 한양으로 모셔 와야 한다." 그러나 한 번 떠난 차사는 돌아오지 않았다. 아들 이방원에게 울분을 느낀 이성계가 차사가 올 때마다 죽이거나 가두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한 번 간 뒤 소식이 없는 사람을 '함흥차사'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방원은 왕자의 난을 일으켜 왕이 되었지만, 백성들의 억울한 사정을 풀어주기 위해 신문고 제도를 설치했고 주민등록제도와 비슷한 호패법을 실시하는 등 개혁 정치를 펼친 군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같은 어원을 더 공부하려면 <우리말 어원 500가지>(이대문, 박숙희, 유동숙 편저/예담)란 책이 있다. 주요 어휘를 골라 그 유래와 고사를 찾고 실제로 언제 어디서 어떻게 쓰이기 시작했는지를 밝히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달걀'과 '계란'이 다투고 '6.25사변'과 '6.25전쟁'과 '6.25동란' 및 '한국전쟁'이 혼용되고 있으며 '무데뽀', '난닝구' 등의 외래어가 여전히 쓰이고 있다. 우리말을 정확히 알고 아껴 쓰는 일도 애국의 중요한 요소라고 본다.

출처 : 충남일보(http://www.chungnam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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