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가는 북미대결전
끝나가는 북미대결전 | ||||||
기사입력: 2018/01/12 [05:59] 최종편집: ⓒ 자주시보 | ||||||
미국이 북과 대화로 급격히 돌아서고 있다는 본지 분석과 전망이 1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현실화되어가고 있다. (www.jajusibo.com/sub_read.html?uid=37462)
일단 북미대화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급격하게 추진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요 며칠 미국의 숨가쁜 변화들을 보면 한 숨돌리자는 것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북미대결전을 여기서 끝내자는 것일 가능성이 더 높아보인다.
✦ 대화전제조건, 비핵화를 포기한 트럼프
그 가장 결정적인 근거는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북미대화의 조건으로 한반도 비핵화라는 말은 언급하지 않고 핵과 미사일 시험 중단을 전제로 제시했다는 점이다.
물론 미국의 일부 관료들과 정치인들은 한반도 비핵화를 전제로 대화해야한다고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 전제를 북의 군사적 도발중단으로 못을 박았고 같은 날 국무부의 미국의소리방송과의 대담에서 그것을 재확인했다.
북미대화 시기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은 적절한 시기라고 애매하게 말했지만 같은 날 펜스 미 부통령이 평창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다고 발표함으로써 그 북미대화를 최대한 빨리 추진할 의사를 내비쳤다.
이미 9일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북은 남측 평창올림픽에 고위급대표단을 보내기로 합의했다. 그런 평창에 미국에서 공식서열 2인자인 펜스 부통령을 보낸다는 것은 아래 단위부터 차근차근 대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고위급, 최고위급이 바로 나서서 직방 본질적인 문제로 들어가겠다는 의사표현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이 부통령까지 보내주며 언제 한국의 올림픽을 걱정할 정도로 우리를 아껴준 적이 있는가. 지금도 한미FTA재협상을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는데 조금이라도 더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협상을 바꾸기 위해 온갖 압박을 다 가하고 있는 나가가 미국이다.
펜스 부통령과 같은 고위급이 평창에 오는 것은 오직 북과의 대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미국이 북미대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의지가 있음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10일(현지시간)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와의 회담에서 미국과 북한의 위기는 전쟁 없이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한 데서도 엿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좋은 대화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고, 좋은 기운이 많다"며, "바라건대,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미 좋은 대화들이 진행되고 있다는 말이 1.9 고위급회담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북미 사이에 물밑접촉이 진행되고 있음을 더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고 본다.
✦ 왕성하게 진행되고 있을 북미 막후 접촉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가 발표되자마자 트럼프의 책상 핵버튼 크기 비교 발언이 나왔고 펜스 부통령,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국무부 등이 나서서 이 발언을 옹호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강하고 단호한 그런 의지가 북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남북대화를 이끌어낼 것이라며 북미대화국면을 만들어내기 위한 포석을 착착 깔아나갔다. 결국 딱 10일 만에 북미대화를 진행할 뜻을 공식화했고 그 조건도 한반도비핵화가 아닌 북의 군사도발 중단으로 밝히고 있는 것이다.(www.jajusibo.com/sub_read.html?uid=37440)
평창올림픽에 참여하는 시기에 북이 군사적 도발을 할 가능성은 아예 없다. 그리고 이미 완전한 국가핵무력완성을 선언한 조건이고 미국이 키리졸브-독수리훈련도 평창올림픽을 이유로 연기한 상태이기 때문에 북으로서는 굳이 군사적 도발을 할 긴급한 이유도 없다. 이미 이루어진 전제로 미국의 북과 대화를 선언한 것이다.
북미대화 국면이 이렇게 신속하게 만들어지고 있다. 이 어찌 저절로 만들어졌겠는가. 북미사이에 물밑 접촉이 이미 분주하게 가동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런 움직임은 러시아에서 진행된 세계핵비확산대회에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그 후 북이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쏘기는 했지만 그것은 대화가 잘 추진되지 않게 되자 북이 군사적 압박차원에서 가한 결정적 조치였던 것 같다.
그 후 지난해 12월 들어 틸러슨 국무장관이 날씨 이야기라도 좋으니 전제조건 없이 무조건 만나자는 공개적인 제안을 내놓았다. 미국 내의 강경파들에게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는 했지만 그 덕에 북미 물밑접촉이 활기를 띠고 진행되어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북미대화에 들어갈 수 있는 그림이 어느 정도 북미사이에 그려진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펜스부통령이 북 대표단을 만나서 의미있는 대화를 나누려면 사전에 실무급에서 뭔가 많은 논의를 거쳐 합의한 것이 있어야 한다. 그게 있기 때문에 펜스 부통령의 방한이 저렇게 전격적으로 결정되어 발표될 수 있었을 것이다.
✦ 미국에서 터져나오는 북핵인정 필요성
이외에도 제임스 클래퍼 전 미 국가정보국장이 미국시간으로 2일 한반도비핵화는 이미 역을 떠난 기차이다며 북의 핵을 비핵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그것을 인정하고 대화를 통해 더 이상의 사태 악화를 막는 길이 최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www.jajusibo.com/sub_read.html?uid=37413)
이와 똑같은 주장이 10일(현지시간)에도 나왔다. 미 국무부 정보조사국 동북아실장을 역임한 존 메릴 박사가 자유아시아방송과 대담에서 1.9 남북고위급회담이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치달았던 한반도 긴장국면을 되돌리는 출발점이 됐다고 평가하면서 미국이 이 기회를 살려 북미관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대북군사훈련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군대는 물론 훈련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훈련하는가 하는 건 다른 문제입니다. 수만 명의 미군과 여러 척의 항공모함, 거기다 전략 폭격기까지 동원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은 한반도 안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존 메릴
그는 또한 “현재로선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없다”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험 중단 등 가능한 목표를 먼저 이뤄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자유아시아방송은 “가능한 목표를 먼저 성취하고 이를 토대로 걸림돌을 차차 제거해 나가는 것이 이룰 수 없는 목표를 설정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는 것”이라고 해설하였다.
11일 연합뉴스도 존 아이켄베리(John Ikenberry)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교수 겸 경희대 석좌교수가 11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서울캠퍼스 본관 2층에서 '북한 위기와 동아시아의 미래'를 주제로 한 강연 내용을 보도했는데 그 속에도 이와 비슷한 주장이 담겨있었다.
그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올림픽 기간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멈추는 시기를 활용해 전 세계적 공동대응 국면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는데 그 공동대응 세부 방향으로 "경제적 제재를 통해 북한을 압박하는 한편으론 6자·5자 회담을 열거나 북한 측에 핵실험 중지를 요구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대한민국은 미국과 연합 훈련을 중지하는 방법이 있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그는 또 현재 상황을 '전환점'이라고 언급하며 "긍정적 미래는 핵 협상 타결, 부정적 미래는 미사일 테스트와 핵전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즉, 이번에 북미가 현재의 긴장고조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결국 끊임없는 북의 군사적 도발과 핵전쟁을 피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아이켄베리 교수는 아울러 한반도 문제는 이제 미국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되었다고 지적하고 "새로운 동아시아를 위한 공동의 비전이 필요하다"며 "대한민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선진국이 주도해 한반도를 세계적 문제의 원천이 아니라 새로운 진보적 국제 질서의 탄생지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문제해결의 현실적 목표가 한반도 비핵화가 아니라 북의 군사적 도발 중단이고 그것을 위해서는 한미합동군사훈련 중단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문제를 해결하면 한반도가 세계적 전쟁과 긴장의 중심지에서 새로운 진보적 국제질서 즉, 제국주의 군사패권이 아닌 호혜평등과 평화번영의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반도가 평화적으로 통일되면 가장 큰 대양인 태평양과 가장 큰 대륙인 유라시아 대륙을 연결하는 다리가 개통되는 것과 같다. 그 다리로는 엄청난 경제적 물동량만이 아니라 세계의 아름다운 문화와 이념이 넘나들어 세계의 번영과 진보를 추동하게 된다는 것이다.
2018년 새해가 밝은지 단 10일만에 이런 엄청난 일들이 진행되고 있고 또 이런 급격한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것이 과연 자연발생적으로 일어난 일이겠는가.
이번에 진행될 북미대화가 반드시 성사되리란 보장은 없지만 성과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설령 파탄나더라도 그후 시간끌기는 불가능하다. 북의 추가적 도발과 미국의 선제타격 등 더 심각한 방식으로 전환될 뿐이다.
미국에게 그것은 너무 부담스런 일이다. 미국의 위정자들이 제정신이라면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사실상 북미대결전을 평화적인 대화로 해결할 마지막 기회라고 본다.
다시 말하지만 북의 핵은 그냥 핵이 아니다. 50년 한국전쟁은 장시 중단되고 있을 뿐 현재 진행 중이다. 선전포고 없이 어느 일방이 총격을 가하도 제네바협정 위반이 아니며 정전협정이 끝나고 다시 전쟁 상태로 돌아가게 된다. 그래서 북이 연평도에 수백발을 포탄을 쏘아 불바다로 만들었지만 미국에서 먼저 국제법 위반이 아니라고 말했던 것이다.
그런 북이 핵으로 미국 본토를 공격할 능력을 지난해 만천하게 과시한 것이다. 이를 미국도 더는 두고 볼 수 없게 되었다. 어떻게든지 해결하지 않을 수 없다. 그 평화적 해결의 마지막 기회가 이번 평창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 문재인 정부의 역할
문재인 대통령도 통일부도 너무 장기적 관점에서만 보지 말고 통이 크게 판을 그려볼 줄도 알아야 할 상황이다.
그래서 통일부 장관이 리선권 대표와 첫 만남에서 리 대표의 선물보따리 발언에 대해 통 크게 '좋다 민족에게 대박 선물보따리를 안겨주자'고 화답은 못할망정 무슨 '끈기'를 가지고 대화를 하자는 말을 대답이라고 하는지 잘 납득이 되지 않았다. 그러면서 또 무슨 비핵화를 운운하는지 참으로 답답했다.
미국에서도 비핵화는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는 지금을 현실을 똑바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북미대화가 깨지면 결국 가장 곤경에 처하는 나라는 미국이다. 핵을 보유한 북과 전쟁을 한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이번 북미대화마저 깨져 북이 또 미사일을 펑펑 쏘아서 미국 본토 상공에서 불꽃축전를 벌리는데도 “북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었지만 큰 위협이 아니어서 쏘지 않았다.”고 일본 열도 위를 통과했을 때처럼 변명할 수 있겠는가.
미 본토 위를 통과하는 순간 미국은 진 것이다. 그걸 막지도 못하면서 북과 전쟁을 하겠다고 하면 미국 국민들이 하라고 하겠는가. 일본 열도를 넘긴 북인데 미국 본토라고 못 넘기겠는가.
문정인 특보, 정세현 전 장관 등도 언론에 나와 너무 과거의 경험에 얽매어 한국이 북미대화를 이렇게 저렇게 중재해야 하네 어쩌네 하고 있는데 변화된 지금의 상황을 바로 보고 판단을 해야할 것이다.
우리 정부도 북이 핵과 미사일을 시험으로 다 보여주었다는 현실을 인정한데 기초해서 실현가능성이 있는 제안을 해야 할 것이며 우리민족끼리 정신에 입각해 주도적으로 남북관계 발전시켜나가는데 모든 지혜를 다 모아야 할 것이다.
너무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전전긍긍하는 것 같아 안타까워하는 말이다.
관련기사
| ||||||
评论
发表评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