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과 극우세력의 준동

평창올림픽과 극우세력의 준동
박찬운  | 등록:2018-01-22 10:34:51 | 최종:2018-01-22 11:03:36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1.나는 원래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조금도 기뻐하지 않았다. 그것 준비한다고 불가피하게 수십 수백 년을 가꿔온 산림을 훼손하고, 개최 이후엔 유휴 시설 관리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자해 요란하게 준비하는 올림픽은 일부 개발도상국에겐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지만 그렇지 않은 나라에겐 큰 짐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이젠 상식에 속하는 이야기다.
때문에 평창 올림픽 또한 과거 정권이 만든 적폐 중의 하나다. 빼도 박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이 정부는 그것을 물려받았고 이제 그 개막식이 코앞에 다가온 것이다. 이 정부가 지금 시점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한 가지밖에 없다. 성공적으로 올림픽을 치른 다음, 환경을 회복하고 경제에 큰 짐이 되지 않도록 함으로써, 올림픽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것뿐이다.
2.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하는 것 중 하나가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위한 노력이다. 북한이 미사일을 마구 쏘아대고 미국 항모가 한반도를 향해 발진하는 상황에서 어떤 나라가 마음 편히 선수단을 대한민국에 보내겠는가. 전쟁터에서 올림픽을 치를 수는 없다.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상징이 북한의 올림픽 참여다. 거기에다 남북한이 단일팀을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은 더 없는 평화에 대한 메시지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가 북한의 올림픽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해 왔고, 이해관계자인 국제올림픽 위원회(IOC)도 그 성사를 위해 한국 정부를 지원하는 것이다.
3.상황이 이럼에도 일각에선 다된 잔칫상에 고춧가루를 뿌리고 있다. 그 대표적 인물이 나경원인데 그는 “평창올림픽이 평양올림픽으로 둔갑하고 있다”면서 IOC에 남북단일팀 출전을 반대하는 서신을 보냈다.
그가 주장하는 것은 북한이 평창올림픽 출전을 체제 선전의 장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보는 이에 따라서는 그럴 지도 모른다. 그동안 어떤 대화에도 응하지 않은 북한이 갑작스럽게 태도를 바꾼 것은 의심할 만하다. 그러나 우리는 북한의 그런 태도를 지난 수십 년 동안 보아 왔다. 새삼스러울 게 없다. 모란봉인지 삼지연인지 예술단이 내려와 공연을 한다고 해서 대한민국 사람들이 북한의 꼬임에 넘어갈 거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모욕에 가까운 말이다.
일부 극우세력에겐 한반도기도 눈엣가시다. 한반도기는 남북화해의 상징기다. 북한이 어떤 곳인가. 아무리 못 살아도 자존심 하나로 지난 수십 년을 버틴 나라다. 그런 사람들에게 인공기도, 한반도기도 흔들지 말라고 하는 것은 올림픽에 오지 말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단일팀을 만들어 출전하는 것이 올림픽 정신에 맞지 않는다고도 비난한다. 원래 올림픽은 전쟁 자주 하던 사람들이 스포츠를 통해 평화를 추구했던 것에서 유래한 것이니, 그 개최 여부는 정치와 무관할 순 없다. 다만 경기 그 자체는 정정당당해야 한다. 그것이 올림픽 정신이다. 단일팀은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평화를 위해서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것이고 그것으로 인해 공정한 게임의 룰이 부정되는 게 아니다. 염려할 게 전혀 없다.
4.
성공적인 평창 올림픽을 기원한다면 북한이 참여하는 축제로서의 올림픽을 만들어 내야 한다. 올림픽으로 북한의 핵무기를 제거할 순 없지만, 한반도의 긴장완화에 도움이 된다면 우리 (정부)에겐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이것을 애써 부인하는 일부 극우보수 세력의 주장에 조금도 눈길을 줄 필요가 없다. 그들은 남북긴장을 통해 자신들의 생명을 연장해 가는 전쟁광이자 우리 사회가 청산해야 하는 최고의 적폐다.
박찬운 /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나경원 “평창올림픽, ‘평양’ 올림픽으로 둔갑”…IOC에 서한 발송
(여성신문 / 이유진기사 / 2018-01-20)
© 나경원 의원 페이스북 캡처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공약이행에 사로잡혀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으로 둔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20일 나경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제라도 단일팀 구성 및 마식령 스키장 훈련 등 합의결과 수정 바람직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나 의원은 “‘빙판 위 작은 통일’ 홍보이벤트를 위해 우리 선수들의 땀과 눈물을 외면한 남북 단일팀 구성, 북한 핵개발 이전 90년대 사고에 갇혀 시대를 역행하는 한반도기 공동입장, 선수는 10여명에 불과한 600명 이상의 소위 ‘북한 선전요원’ 방문단, 김정은의 체제 선전장이자 국제사회에서 북한 인권 탄압의 상징물로 여겨지는 마식령 스키장에서의 남북 공동 스키훈련 등을 합의한 정부가 과연 대한민국 정부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북한에 대해 단 한푼의 지원이라도 이뤄진다면 유엔 대북제재결의나 우리의 5.24조치를 우리 스스로 위반하는 일이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국제사회에 대한민국이 북한의 대북 제재 회피에 동조하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문제”라고 전했다.
나 의원은 “더 이상 평창올림픽이 ‘평양’올림픽으로, 북한의 체제선전장으로 둔갑되어선 안될 것”이라며 “이는 IOC 헌장에 분명히 명시된 올림픽의 ‘정치 중립성’ 원칙에 위배되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우려를 담아 IOC 및 IPC 지도부에 서한을 발송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나 의원은 “문재인 정부 또한 우리의 평창올림픽을 정치 도구화시켜 북한에 내어주는 남북합의 결과를 이제라도 수정해야 할 것”이라며 “다 내어준들 평화는 오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나 의원은 19일 남북 단일팀 구성과 한반도기 공동입장과 관련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에 “올림픽 헌장 위반 소지가 있다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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