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 16년 새 4배…인구 빠져나간 지방에 ‘새로운 이웃’으로
[한겨레 창간기획] 우리안의 세계화 - 이주민
225만8248명, 어디에 얼만큼 모여사나
한국에 체류하는 이주민은 2022년 11월 기준 225만8248명이다. 이주노동자와 결혼이민자, 유학생, 외국국적동포, 귀화자, 이주민 자녀 등을 포함한 숫자다. 충청남도(219만3천명) 인구를 넘어서는, 적지 않은 수다. 외국인주민 통계가 처음 작성되기 시작한 2006년 53만6627명에서 4배 이상 늘어 증가 폭도 크다. 다만 전체 인구 대비 비율은 4.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4%)에 한참 못 미친다. 몇가지 열쇳말로 다문화사회 초입에 들어선 우리 사회 세계화 양상의 특성을 살폈다.
동네마다 큰 편차
어느 지역을 중심으로 살피느냐에 따라 이주민 밀집 체감도는 다를 수 있다. 분포가 고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주민들은 대개 일자리가 많거나 출신 나라별로 네트워크가 형성된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모여 산다.
행정안전부 ‘2022년 지방자치단체 외국인주민 현황’ 통계를 보면, 경기 안산 단원구가 주민 5명 중 1명(20.3%·7만1천명)으로 이주민 비율이 가장 높았다. 반면 대구광역시 수성구의 이주민 비율은 0.8%에 불과했다. 이주민 수가 1만명 이상이거나 그 비율이 5% 이상인 ‘외국인주민 집중거주지역’(행안부 분류)은 2006년 8곳에서 2014년 57곳, 2022년 97곳으로 늘었다.
비수도권에서 약진
외국인 밀집지역은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퍼져나가는 추세다. 2006년 기준 이주민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서울 용산(6.4%)이었고, 경기 화성(5%)·포천(4.6%)·양주(4.5%)·김포(3.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8년 뒤인 2014년에도 이주민들의 주된 터전은 수도권이었다. 이주민 인구 비율이 10%를 넘은 경기 안산 단원(18.3%), 서울 영등포(15.2%)·금천(11.6%)·구로(10.6%) 4곳 모두 수도권이었다.
2022년 현재 이주민 비율 1위는 여전히 안산 단원(20.3%)이지만, 충북 음성(15.9%), 전남 영암(14.2%), 충북 진천(12.5%) 등 비수도권 지역에서 이주민 비율이 크게 늘었다. 지역소멸과 인구절벽으로 인한 일손 부족 때문이다. 인구 서울·수도권 쏠림 현상이 가속화하는 사이, 이주민이 그 빈자리를 채운 셈이다. 실제 이주민의 수도권 거주 비율은 2006년 65.6%→2014년 63.1%→2022년 59.4%로 낮아졌다.
지역 따른 특화도
같은 지방이라도 특성에 따라 이주민 구성도 다르다. 충북 음성, 전남 영암, 경기 포천은 이주민 가운데 노동자 비율이 36∼41%로 대표적인 ‘노동자 밀집형’ 지역이다. 안산 단원, 서울 영등포·구로·금천, 경기 수원 팔달은 ‘동포 밀집형’(34∼41%)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주민 비율이 7%인 서울 동대문구는 그 절반 가까이(47%)가 유학생인 ‘학생 밀집형’이다.
이주민 자녀 급증
이주민 인구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18살 이하 이주배경 아동·청소년도 늘고 있다. 2006년 2만5천명이던 이주민 자녀(귀화자의 자녀 또는 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인의 자녀)는 2014년 20만4천명, 2022년 29만9천명으로 급증했다. 이들 중 94.2%는 아버지나 어머니가 한국인이거나 귀화자여서 태어나자마자 한국 국적을 얻었다. 부모의 출신은 △베트남(10만3천명) △중국(5만3천명) △중국동포(4만명) △필리핀(2만4천명) △캄보디아(1만2천명) △미국(1만1천명) 순이다. 행안부 통계인 ‘이주민 자녀’에는 부모가 모두 외국인인 경우가 빠져 있어 한국에서 자라나는 이주배경 아동·청소년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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