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신문 솎아보기] 이재명 “영일만 석유, 십중팔구 실패” 조선 “하지 말자는 건가”
경향 “기후위기로 탄소중립이 과제, 유전가치 떨어져” 한겨레 “가능성 단계 유전 탐사, 걱정 커져”
중앙 “‘언론재갈법’ 발의 양문석, 11억 불법 대출 의혹” 윤석열 “평화는 힘으로 지켜야”
기자명장슬기 기자
입력 2024.06.07 07:10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영일만에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이 높다’며 시추 계획을 발표한 이후 비판이 커지고 있다. 에너지기업 우드사이드가 이미 지난해 1월 사업성이 낮아 철수한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야당에서 비판이 나오자 조선일보는 “하지 말자는 건가”라며 정부의 시추 계획을 지지하는 입장을 보였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언론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22대 국회에서도 추진하자 중앙일보가 반대하는 사설을 냈다.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양문석 민주당 의원도 이름을 올렸는데 그는 총선 당시 불법 대출 의혹이 제기되자 당선되면 언론에 징벌적 손배제를 관철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6일 현충일 추념사에서 “평화는 굴종이 아니라 힘으로 지키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북한을 “암흑의 땅”이라고 칭했다. 그러면서 “서해상 포사격과 미사일 발사에 이어 최근 정상적인 나라라면 부끄러워할 수밖에 없는 비열한 방식의 도발까지 감행했다”며 “정부는 이러한 북한의 위협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다.
석유·가스 시추, 의혹부터 풀어야
경향신문은 사설 <글로벌 대기업도 손 뗀 ‘동해 광구’, 하나부터 열까지 의혹>에서 “해당 광구는 호주 최대 석유개발회사인 우드사이드 에너지가 2023 반기보고서에서 장래성이 없어 철수했다고 밝힌 지역”이라며 “이 회사는 2007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석유공사와 동해8광구와 6-1광구를 탐사했는데 석유공사는 우드사이드 에너지 철수 후 공동탐사 자료를 미국 자문업체 액트지오에 넘겨 ‘유망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전한 뒤 “에너지 전문기업들 진단이 엇갈렸음에도 소규모 자문업체 판단에 기대 시추 결정은 물론 대통령이 직접 나서 발표까지 한 것은 정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기후위기로 탄소중립이 과제가 되면서 유전의 가치는 떨어지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어떤 판단과 의도로, 누구 조언을 듣고 시추를 결정하고 서둘러 발표했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 정부가 할 일은 글로벌 대기업이 철수한 사업을 왜 재개하게 됐는지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관련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라고 했다.
리니지M 사전예약 중
동해 심해 가스전 탐사자료를 분석한 미국 자문업체 ‘액트지오’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은 7일 오전 10시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출입기자단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연다. 경향신문은 5면 기사에서 “대왕고래를 도출한 근거를 포함해 액트지오의 직원 수나 매출이 매우 소규모라 제기되는 전문성 논란 등도 아브레우 고문이 기자회견에서 밝혀야 할 사항으로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도 사설 <굴지 업체는 철수, ‘석유 시추’ 국민적 의문부터 풀어야>에서 “윤 대통령의 어설픈 ‘깜짝’ 발표로 아직 가능성 단계인 유전 탐사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걱정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며 “외국 업체와 실무선에만 미뤄둘 게 아니라 정부가 책임지고 제기된 의문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는 사업성이 의심되자 야당에서 비판이 나오는 부분에 집중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6일 SNS에 “십중팔구 실패(성공확률 최대20%) 할 사안으로 전액 국민 혈세를 투입하는 것도 걱정”이라며 “국회 차원에서 철저히 점검해야겠다”고 썼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대통령 지지율 20%가 깨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기획된 국면전환용 정치쇼”라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사설 <모호한 사업성에 정치 셈법 대상 돼 가는 동해 유전>에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원을 확보하는 건 에너지 안보를 위해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일”이라면서도 “이 사안이 정치적 셈법의 대상이 되는 것은 경제성이나 사업성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부족한 탓이 크다”고 지적한 뒤 “경제성을 철저하게 따져 유전 개발에 나선다면 정쟁이 설 자리는 없다”고 했다.
중앙일보와 달리 조선일보는 야당에서 나오는 주장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이재명 “영일만 석유, 십중팔구 실패”, 그래서 하지 말자는 건가>에서 “모든 자원 개발은 극히 희박한 가능성에 희망을 걸고 수많은 실패를 거쳐야 결실을 거둘 수 있다”며 “이재명 대표처럼 ‘실패 확률이 십중팔구’라며 비아냥거릴 사안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신문은 “현재 야권은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던 자원 외교를 옥석을 가리지 않고 모두 적폐로 몰면서 사실상 해외 자원 개발을 중단시켰다”고 과거 예시를 들면서 “세계 각국은 광물 자원 개발을 경제를 넘어 국가 안보 문제로까지 인식하고 정부가 앞장서고 있는데 우리만 진영 논리로 자해를 할 셈인가”라고 했다.
‘언론 재갈법’ 또 발의, 의도부터 의심스럽다는 중앙
정청래 의원 등이 발의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보면 악의적 보도로 인격권이 침해되면 손해액의 3배 범위에서 배상을 명할 수 있다. 해당 개정안에는 반론보도를 수용하면 원래 보도와 같은 분량으로 방송·게재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했고, 정정보도를 청구할 수 있는 기한을 6개월 이내에서 3년 이내로 확대했다.
이에 중앙일보는 7일 사설에서 “기존 형법상 명예훼손죄로 충분히 처벌이 가능한데도 별도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가하겠다는 것은 언론을 위협해 비판 보도를 막겠다는 얘기밖에 안 된다”며 “반론보도를 원보도와 같은 분량으로 게재하라는 조항도 비현실적이다. 비리 의혹을 받는 인사의 엉터리 해명을 같은 비중으로 보도하기 시작하면 언론의 진실 추적 활동은 무력화하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법안 발의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앙일보는 “3년 전 국회에서 ‘언론징벌법’을 주도한 인사는 이상직 전 의원이었는데 당시 횡령·배임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었고 나중에 결국 구속됐다”며 “이번에 발의에 참여한 양문석 의원은 새마을금고에서 11억 원의 불법 대출을 받은 혐의로 검찰 소환을 앞둔 상태”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권력자나 재력가들은 자신에게 불편한 보도가 나올 때마다 죄다 ‘가짜뉴스’라며 보복성 소송을 걸 게 뻔하다”며 “그 결과 언론의 권력비판·사회고발 기능은 크게 훼손될 것이고 강자의 눈치를 살피는 기사들만 넘쳐날 것”이라고 우려한 뒤 “그런 게 민주당이 꿈꾸는 세상인가”라고 물었다.
윤석열 현충일 추념사 “평화는 힘으로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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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에서 북한에 대해 언급하자 경향신문은 사설 <대북전단 보낸 날 대통령은 “힘으로 평화”, 충돌 조장하나>에서 윤 대통령의 강경 메시지로 인해 “지난 2일까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각지 1000개 가까이 떨어지며 한국 사회를 혼란에 빠뜨린 북한 오물 풍선 살포가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우려했다. 한국은 대북 확성기 선전방송을 재개하고 대북 전단를 살포하고 북한은 오물 풍선을 다시 띄우며 분위기가 험악해지면 군사적 충돌 위험도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경향신문은 “헌재는 국민의 생명과 신체 안전을 보장하고 남북 간 긴장을 완화하며 평화통일을 지향해야 하는 국가 책무를 달성하기 위해 경찰관직무집행법으로도 전단 살포를 제지할 수 있다고 봤는데 정부는 이런 책무를 이행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정부는 철저한 대비 태세를 갖추면서도 충돌 방지를 위해 적극적인 상황 관리 노력을 해야하지만 윤 대통령의 현충일 연설을 보면 기대난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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