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명품백 수수 의혹 종결에 한겨레 “대통령 부부 위한 권익위”
[아침신문 솎아보기] 경향 “국민 바보로 여겨”, “해외 순방에 꽃길 깔아줘”
민주당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 조선 “총선 압승을 ‘입법 폭주 면허증’으로 착각”
국회 의사일정 전면 보이콧 국민의힘에 조선·동아 “무책임”
기자명박서연 기자
입력 2024.06.11 07:37
수정 2024.06.11 07:38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을 조사해온 국민권익위원회가 사건 접수 116일 만에 조사를 종결 처리했다.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1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대통령 배우자에 대해 청탁금지법상 공직자들의 배우자의 제재 규정이 없기 때문에 종결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과 이 사건 제공자(최재영 목사)에 대해 직무 `관련성 여부, 대통령 기록물인지 여부에 대해 논의한 결과 종결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권익위 법정 처리기한은 최장 90일인데 기간을 훌쩍 넘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은 마침 김건희 여사가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6개월 만에 해외 순방을 떠난 날이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권력의 시녀로 전락한 권익위, 김건희 특검법만이 답”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12월19일 참여연대는 권익위에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신고했다.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가 지난해 11월 김 여사가 윤 대통령 취임 이후인 2022년 9월13일 재미교포인 최재영 목사로부터 300만 원 상당의 디올 명품 가방을 받았다며 몰래 찍은 영상을 공개하면서 이뤄진 신고다. 이후 권익위는 60일 조사 기간 후, 30일을 연장한 뒤, 한 번 더 기간을 연장했다.
김건희 디올백 수수 의혹 종결에 한겨레 “대통령 부부를 위한 권익위”
경향신문은 <결국 ‘배우자’는 명품백 받아도 된다는 권익위> 1면 기사에서 “권익위가 과도하게 시간을 끌었다는 지적도 불가피해 보인다. 권익위는 지난 1월 사건 접수 한 달이 다 되도록 조사를 하지 않는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그제서야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고 지적했다.
이어지는 <김건희 명품 백 면죄부 준 권익위, 존재 이유 없다> 사설에서는 “어이가 없다. 권익위는 국민을 바보로 여기는가.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원석 검찰총장조차도 검사 3명을 투입해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하겠다고 밝힌 사안에 이런 식으로 ‘면죄부’를 주는 것은 반부패 총괄기관으로서 권익위의 존재 이유를 의심케 한다”며 “권익위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성역화하고, 대통령 부부의 해외 순방에 꽃길을 깔아줬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도 <김 여사 6개월 만의 출국 당일 면죄부 준 권익위> 사설에서 “윤 대통령 부부의 6개월 만의 순방에 맞춰 면죄부를 준 것”이라며 “김 여사는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데도 마치 아무 일 없다는 듯 당당하게 나갔다. 국민 대다수는 여전히 김 여사의 공개 행보 재개에 부정적이고, 검찰 수사에 대한 불신도 크다. 국정 최고책임자라면 당연히 국민에게 이해를 구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만, 윤 대통령 부부는 사과 한마디 없이 출국했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권익위를 향해 “법리가 복잡하지도 않은 사건을 6개월이나 뭉개다 출국일에 맞춰 종결 처리한 것이다. 권익위 스스로 존재 이유를 부정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고 평가했다.
김건희 여사에게 디올백을 건넨 최재영 목사가 검찰 조사에서 디올백과 샤넬 화장품을 선물한 이유에 대해 ‘청탁의 의미도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최재영 목사는 화장품을 건넨 뒤에는 김창준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의 대통령 국정자문위원 임명을 청탁하는 메시지를 김 여사에게 보냈다고도 했다.
이에 한겨레는 “그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김 여사는 단순히 김영란법(청탁금지법) 위반이 아니라 형량이 더 센 알선수재 혐의가 적용된다”며 “영부인이 대통령인 남편을 이용해 금품을 챙겼다면 국가적 망신이 아닐 수 없다. 수사 의뢰를 해도 시원찮을 판에 면죄부를 주다니, 권익위는 대통령 부부를 위한 권익위인가”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 조선 “총선 압승을 ‘입법 폭주 면허증’으로 착각”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등 야당이 10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17개 상임위원장 중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했다. 나머지 7개 위원장 후보도 국민의힘이 내놓지 않으면 민주당은 그 자리도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국회 운영위원장에 박찬대 의원, 법제사법위원장에 정청래 최고위원, 교육위원장에 김영효 의원, 과방위원장에 최민희 의원, 행안위원장에 신정훈 의원, 문체위원장에 전재수 의원, 농해수위원장에 어기구 의원, 복지위원장에 박주민 의원, 환노위원장에 안호영 의원, 국토위원장에 맹성규 의원, 예결위원장에 박정 의원 등이 선출됐다.
동아일보는 1면 <野, 상임위장 ‘한밤 단독선출’… 與 “국회 보이콧”> 기사에서 “. 야당이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과 상원 역할을 하는 법사위원장, 대통령실을 피감기관으로 둔 운영위원장을 독차지한 건 헌정 사상 처음”이라며 “민주당은 이르면 11일부터 위원장 선출을 마친 상임위를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주 내로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 선출까지 밀어붙인 뒤 이달 중 첫 대정부질문도 강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도, 국회도 이재명 1인 독재 체제로 전락했다’며 향후 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는 국회 본회의는 오후 2시 예정이었으나,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원내지도부 간 회동이 이어지면서 오후 5시와 오후 8시로 두 차례 미뤄졌다. 국민의힘은 법사위만 여당 몫으로 주면 운영위와 과방위는 민주당에 내줄 수 있다고 제안했으나, 민주당이 법사위와 운영위, 과방위원장 모두 민주당 몫이라고 거부해 합의는 불발됐다고 한다.
동아일보는 “결국 우 의장은 의장실 앞에서 항의 농성을 벌이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뚫고 본회의장에 들어가 ‘원 구성과 개원을 마냥 미룰 수 없다’며 상임위원장 표결 안건을 상정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한 정당의 국회 점령과 독재는 결국 부메랑 될 것> 사설에서 “그동안 1당이 국회의장을, 2당이 법사위원장을, 집권당이 대통령실을 담당하는 운영위원장을 맡는 게 관례였다. 국회 운영이 다수결로만 이뤄지면 승자 독식이 불보듯 뻔하니 최소한 이들 상임위엔 ‘견제와 균형’의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그러나 민주당은 지금까지 의회가 만들고 지켜왔던 불문율을 모두 무시하고 있다”며 “총선 압승을 ‘입법 폭주 면허증’으로 착각한 것처럼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 정당이 국회를 마치 점령이라도 한 듯이 상임위원장을 독식할 경우 그 결과는 다수당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다. 그리고 민주당의 힘에 의한 국회 운영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의 명분만 쌓아줄 뿐”이라고 덧붙였다.
동아일보는 <민주당은 승자독식 무리수, 국민의힘은 무기력한 보이콧> 사설에서 “이로써 민주당은 국회의장, 법사위원장, 운영위원장 등 국회 운영의 핵심인 3자리를 모두 차지하게 됐다”며 “민주당은 18개 상임위 중 국민의힘 몫으로 남겨둔 7개 위원장 후보를 여당이 내지 않으면 그 자리도 차지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정당이 핵심 세 자리를 모두 차지한 건 21대 국회 전반기에 딱 한 차례(2020~2022년) 있었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그때 집권 민주당은 18개 상임위를 독식하고 각종 입법을 밀어붙였지만, ‘오만’과 ‘폭주’라는 비판 여론 앞에 후반기엔 국민의힘에 법사-운영위원장 자리를 양보했었다. 이번에도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가져갈 경우 두 번째 독식 기록을 세우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여야 원구성 협상이 결렬된 것은 각종 특검 등 민감한 현안이 쌓여 있는 법사위를 놓고 팽팽히 맞섰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신속한 법안 처리를 위해 상임위의 마지막 관문인 법사위 위원장을 다수당이 맡아야 한다고 했지만, 결국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방탄 목적으로 법원 검찰 등을 관할하는 법사위원장을 가져가려 한다는 게 ‘진짜 속내’라고 국민의힘은 주장한다”며 “22대 국회는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독주하고 여당인 국민의힘은 무기력한 상태로 끌려가는 모습을 연출할 공산이 커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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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국회 의사일정을 거부하고 상임위원장 후보를 선출하지 않는 국민의힘이 무책임하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향후 상임위 활동을 비롯해 국회 의사일정을 전면 보이콧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하지만, 집권 여당의 이런 모습 또한 무책임하다”고 했다. 동아일보도 “여당은 국회 보이콧 외엔 별다른 대응 수단을 갖지 못한 채 ‘차라리 18개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가라’는 식의 태도까지 보이고 있다. 21대 국회 때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독식했다가 역풍을 맞은 전철을 밟도록 하자는 계산인지 모르겠으나 집권당으로서 무책임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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