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정부가 적폐 정부들과 비슷한 작태, 용납 못해”

전쟁반대국민행동, ‘욱일승천기’ 단 일본군함 국제관함식 참석 규탄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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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01  15:5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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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은 1일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욱일승천기를 단 일본군함의 국제관함식 참석을 규탄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일본의 군함은 욱일승천기를 달든 안달든 침략전쟁 범죄국가로서 아무런 사과와 책임도 없이 한국 땅에 들어온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은 1일 오후 1시 주한 일본대사관이 있는 서울 율곡로 트윈트리타워 앞에서 ‘욱일승천기를 단 일본군함의 국제관함식 참석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은 그 어떤 군사적 무기도 앞세우고 한국 땅에 오면 안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제주 강정 해군기지에서 10~14일 열리는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 행사에 15개국 해군 함정이 참가할 예정이며, 우리 해군은 참가국들에 자국 국기와 태극기를 함께 달아달라고 요청했지만 일본은 자국 국기 대신 일본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승천기’를 달고 입항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 참가자들은 욱일승천기를 '전범기'라며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참가자들은 예수살기 최헌국 목사가 낭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침략전쟁의 상징인 전범기 욱일승천기를 달고 어떻게 한국땅에 올 수 있는지 상상이 안 간다”며 “일본은 침략전쟁과 그로 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그 어떤 사과조차 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한국 정부도 국민의 분노가 이러한데 ‘협조’니, ‘공문’이니 하지 말고 적극 나서야 한다”며 “도대체 무엇이 두려워 국민의 분노는 보지 못한 채 공문으로 협조만 하는 수준인가”라고 반문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은 지난달 28일 “자위대 함대기의 게양은 국내법으로 의무화돼 있고, 유엔 해양법 상으로도 군대 선박의 국적을 나타내는 외부표기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며 욱일승천기 게양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더구나 <아사히신문>은 익명의 방위성 관계자를 인용, “비상식적 요구다. 내리는 게 조건이라면 관함식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일 국회 답변과정에서 “관함식에 자위대 함정이 오는 것은 합당하다”고 전제하고 “다만 식민지배의 아픔을 기억하는 한국인의 마음에 욱일기가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는 일본도 섬세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완곡하게 일본의 태도변화를 촉구했다.
  
▲ 엄미경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엄미경 위원장, 최헌국 예수살기 목사, 박행덕 전농 의장,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엄미경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은 “우리 민족에게는 치떨리는 이 깃발은 상처이며, 고통”이라며 “태평양 일대를 총칼로 짓밟을 때 앞세워 들고왔던 전범기”라고 규정했다.
특히 “민주노총은 10월 10일, 11일, 1박2일 제주도로 총력 집중해서 이걸 막는 투쟁을 전개해나가겠다”며 “많은 시민사회 연대단체들과 어깨를 걸고 진정한 평화의 나라로 나가기 위해서 일제식민지 역사부터 청산하는 투쟁에 당당히 걸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선경 청년민중당 대표는 “욱일기를, 이 전범기를 일본 해군의, 자위대의 상징으로 달고 있는 것이 비상식이고 몰염치이고 예의없는 것 아니냐”며 “일본 대사관은 이 발언 즉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정부에서 적극 막아나설 것을 요구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다시 제주 강정의 해군기지 앞으로 온 국민이 달려가 싸울 것이다. 민중당, 국민들의 분노에 함께 행동하고 연대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행덕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의장은 “전농에서는 그같은 부랑무식한 자들을 절대로 입항시켜서도 안 되고, 정부에 요구하기를 그들과 외교를 단절하는 한이 있어도 그들을 입국시켜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대한민국이 국교를 수립하고 소통하고 왕래하고 있는 국가는 평화국가인 일본국이다. 전범국가인 일본제국이 아니다”고 전제하고 “욱일기라고 쓰는 거 앞으로 전범기로 다시 이름을 바로세우는 정명(正名)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이 무례하지만 한편으로는 한국 정부가 자초한 것 아니냐”며 “미국 항공모함이 들어온 것도 모자라서 전범국가인 일본 자위대가 왜 들어오느냐. 그런 국제관함식 안 해야 한다. 차제에 이번 기회에 국제관함식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국민적 투쟁이 있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아예 강정을 말그대로 평화의 항구로 만들기 위한 국민운동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을 촉구한다”면서 “촛불 정부가 적폐 정부들과 비슷한 작태를 보이는 것 용납할 수 없다.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함께 투쟁하자”고 호소했다.
  
▲ 기자회견은 욱일승천기를 칼로 베는 퍼포먼스로 마무리됐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와 박행덕 전농 의장 등이 욱일승천기를 베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욱일승천기를 칼로 베는 퍼포먼스를 갖고 욱일승천기를 단 일본 자위대 군함의 제주 강정 국제관함식 참석을 반대하는 의사를 강하게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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