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시대를 준비하는 노동자 자주통일운동

평화·번영·통일시대와 노동운동의 과제(3)
4.27판문점선언에서 9월평양공동선언에 이르는 역사적 전환은 한반도에 평화‧번영‧통일의 새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을 알린다. 이에 그 배경과 동력, 각 선언의 내용과 의미, 이와 관련된 노동운동의 과제를 아래 순서로 살펴보고자 한다. 참고로 이 글은 민주노총 정책연구원 9월 이슈페이퍼에 기고한 내용을 일부 수정한 것임을 미리 밝힌다.
1. 평화‧번영‧통일시대의 등장 : 그 배경과 동력
2. 4.27판문점선언과 9월평양공동선언의 내용과 의미
3. 4.27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노동운동의 노력과 과제
3. 4.27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노동운동의 노력과 과제
1) 4.27판문점 선언이행을 위한 노동운동의 노력
(1) 사업계획으로 본 민주노총 자주통일운동
민주노총 통일위원회는 2018년 크게 ‘6가지 사업기조 및 방향’을 잡았다.
○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폐기, 평화협정 체결, 한반도 비핵화와 전 세계의 핵무기 철폐(2013년 중집 결의안) 등의 정신에 의거 반전평화 투쟁 전개
○ 사드배치 철회, 한미합동군사훈련 저지, 한미일 군사동맹 폐기, 한반도 평화실현 투쟁.
○ ‘남북정상회담, 남북자주교류, 전민족대회 성사’로 제2의 6.15 10.4 시대 투쟁 강화.
○ 반전평화, 자주통일의 역량 확대 강화! (현장 실천단, 지역별 지통대, 중통대 등), 8.15전국노동자대회 및 자주통일 민중 총궐기 성사!
○ 반전평화, 자주통일 교육의 혁신과 강화! (강사단 육성, 교육체계 마련, 의무교육 강화)
○ 국가보안법 철폐, 공안탄압 분쇄, 제2의 북한알기의 대중운동 전개
원안에서 앞의 두 기조는 ○ ‘반미자주화’의 기치로 사드배치 철회, 한미합동군사훈련 저지, 한미일 군사동맹 폐기, 한반도 평화실현 투쟁을 강화하자!, ○ ‘우리민족끼리’ 정신으로 남북자주교류 성사, 남북관계 대전환, 제2의 6.15 10.4 투쟁 강화하자! 였는데, 평창올림픽, 판문점정상회담이 예고되는 정세를 반영하여 한미관계영역과 전민족적인 반전평화영역을 구별하여 기조를 수정하였다.
앞의 세 가지는 투쟁영역으로 전민족적인 평화협정체결과 관련된 투쟁, 이남에서의 한미동맹해체투쟁과 사드반대투쟁, 남북이 하나되는 자주교류와 민족대단결 투쟁 영역을 적절히 배치했다. 뒤의 세 가지는 주체역량강화를 위한 계획으로 현장실천단, 지통대, 중통대사업을 핵심으로 8.15전국노동자대회와 자주통일 민중총궐기를 성사시키자는 것이고, 통일간부양성을 위한 교육강화, 대중적인 북바로알기 등을 제출하고 있다.
민주노총 통일위원회가 2018년 제시한 사업구호는 “남북관계 및 한반도 평화실현을 위한 전환적 국면을 열어내자!”, “반전평화, 자주통일 투쟁역량 확대 강화!”이다.
중요사업으로는 군사훈련 저지 투쟁, 연중 방위비 분담금 협상 대응 투쟁, 4.3항쟁 70주년 정신계승 투쟁, 강제징용노동자상 세우기 투쟁, 남북정상회담 성사 촉구와 남북노동자 자주교류 성사투쟁, 각계각층 전민족대회 추진 사업, 현장별 실천단, 지통대, 중통대 사업, 강사단 육성, 교육체계 마련, 의무교육 강화 등을 주요사업으로 설정하였다.
그간 진행된 사업 중 중요한 몇 가지만 살펴보기로 하자.
▲ 8월 11일 상암경기장에서 열린 남북노동자 축구대회 장면[사진 : 노동과 세계]
(2) 노동자 통일축구대회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는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 조직위원회 주최로, 민주노총, 한국노총이 주관하여, 2018년 8월 10일부터 12일까지 서울에서 진행되었다.
서울 남북노동자 축구대회는 매우 급박한 일정 속에서 조직되었다. 원래 민주노총, 한국노총은 북측 직총에 보낸 7월 3일자 팩스에서 8월 13일~16일 기간 동안 노동자 축구대회를 하자고 제안했었다. 그런데 7월 5일 직총은 8월 3일~5일 2박3일간 일정으로 남북노동자 축구대회를 하자고 역제안이 온 것이다. 양노총은 난리가 났다. 8월 3일~5일은 여름휴가기간인데다가 통선대가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직전이었고, 전체 조합원의 동원도 장담할 수 없는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남북간 급하게 팩스가 오고간 끝에 2018년 남북 노동자 축구대회는 8월 10일~12일간 열리게 되었다.
8월 10일 서울을 방문한 65명의 북측 대표단은 양대노총을 방문하고 저녁에 환영만찬을 가졌다. 여기에는 북측 64명 양노총 200명의 인사가 참여했다.
8월 11일에는 직총, 민주노총, 한국노총 3단체 대표자회의가 진행되고, 곧이어 산별지역별 상봉모임이 이어졌다. 이후 북측 대표단은 중앙통일선봉대와 함께 용산 노동자상 참관하고, 오후 4시부터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노동자 통일축구대회가 진행되었다.
8월 12일 마석모란공원 참배를 마친 북측 대표단은 3단체 대표자, 실무자 사업협의회를 끝으로 도라산 CIQ를 통해 육로로 돌아갔다.

상암경기장에 참가한 민주노총 조합원은 9,355명으로 집계되었고, 한국노총은 6,500명으로 보고했다. 노동자 통일축구대회 직전에 광화문에서 개최된 자주통일대행진 행사에는 2,875명이 참석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6.15 노동본부차원에서 진행한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에 대한 총평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① 우선 4.27판문점선언 발표 이후 최초의 대규모 민간교류사업을 성사시키면서, 각계 전반에 평화통일 여론을 크게 조성한 의의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남북교류협력사업이 지속적으로 제안되고 있는 조건에서 노동부문이 그 첫 단추를 꿴 것은 남북연대교류사업 전반에서 노동의 선도성을 유지하기 위한 공동노력의 성과이고, 이번 대회를 계기로 전반적 민간교류가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민간연대교류 전반에서 노동계의 위상과 역할을 더욱 높이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② 공동합의문 발표로 판문점 선언 이행에 대한 남북 노동자들의 조직적, 실천적 과제와 향후 사업 방향 제시했다는 점을 밝혔다.
남북노동자3단체는 공동합의문은 ▲ 10.4선언 발표일을 맞으며 각계각층이 함께하는 거족적인 민족공동행사를 성사시키기 위해 앞장에서 노력 ▲ 오는 8월 15일부터 10월 4일까지를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노동자 통일실천기간>으로 선포하고 다양한 실천 활동 ▲ 10.4선언 발표 11돌을 계기로 <제2차 조국통일을 위한 남북노동자회>를 개최하고 판문점선언을 강령화하기로 하였으며, 해마다 대표자회의를 정례화한다고 명시했다. 특히, 3항에서 ‘남과 북의 노동자들은 6.15시대의 정신을 이어 새로운 판문점선언 시대를 앞장에서 열어나가기 위해 노동자 통일운동의 정치적, 대중적, 조직적 발전을 이루어나가기로’ 합의하였다.
양대노총은 남북노동자 합의문에 기초하여 10.4민족공동행사를 성사시키기 위해 앞장에서 노력할 것이며 아울러 ‘제2차 조국통일을 위한 남북노동자회’ 성사를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고, 판문점 선언 이후 첫 민간자주교류를 실현한 노동자답게 향후 판문점 선언 시대의 남북 노동자 통일운동 강화와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 계획들을 협의해나갈 예정이다.
③ 몇 가지 개선과제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6.15남측위원회와 소통을 통해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 조직위원회>를 구성하여 각계의 참여를 보장하고자 노력했으나, 6.15남측위와 6.15노동부문 간의 적절한 역할 분공을 구체적으로 추진하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집행과정과 관련해서는 공동사무국 운영문제, 재정문제, 조직화 목표달성 문제, 축구대회가 전노대의 의의를 얼마나 살렸는지에 대한 문제, 사전교육의 필요성, 행사팀에 대한 개입력 등의 문제가 제기되었다.
④ 축구대회 직전 광화문에서 개최된 <판문점선언 실천, 8.15 자주통일 범국민대행진>과 연동해서 바라보아야 할 평가지점들도 있다.
이날 행사는 ‘판문점선언 실천, 8.15자주통일대행진 추진위원회’가 주최하고, ‘전쟁반대 평화실현 국민행동’이 주관한 행사로서 8월 11일(토) 13시부터 14시30분까지 시청 앞에서 집회 후 광화문 미 대사관앞까지 행진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6.15남측위는 노동자통일축구대회를 부문행사 수준으로 인식하지 않고 판문점 선언 이후 최초로 남측지역에 열리는 거족적인 민간공동행사의 높이에서 성사될 수 있도록 노력하였으나, 실무적으로는 자주통일 대행진을 안정적으로 개최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가 보장되지 않는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하고, 통선대, 평화통일박람회, 천북대행진, 4.27대합창 등 각 사업의 목표에 따라 실속있게 진행된 것은 성과라고 평가했다. 또한 통일축구대회에서 통일선봉대, 서울시민서포터즈, 4.27대합창 등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 8월 11일 평화통일대행진에 참가하고 있는 통일선봉대[사진 : 노동과 세계]
(3) 통일선봉대
노동자 통선대는 역대 최대참가를 기록했다. 전일정 8.5~12일, 전반기 8.5~8일, 후반기 8.9~12일이었는데, 연인원 325명을 기록했다. 한국노총은 8월 9일부터 12일까지 50명이 참가했고, 민대협 8월 4일부터 11일가지 33명, 진보대학생넷 6월 6일부터 11일가지 30명, 대진연 8월 3일부터 12일까지 107명, 국민주권연대 아라리 5월 5일부터 12일까지 30명이 참가하는 등 총 575명의 통선대가 참가했다.
통선대는 8월 6일 부산 8부두에서 기지투쟁과 공동발대식을 시작하여,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서 “부산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 촉구 통선대 결의대회”로 본격 일정을 시작했다. 8월 8일 통선대는 왜관을 거쳐 성주 사드기지로 총집결했다. 마을회관에서 ‘소성리수요집회 및 명예통선대 발대식’을 가졌고, 사드기지정문으로 달려가 학생통선대를 중심으로 기지 행동전에 돌입했다. 밤에 김천역에서는 김천촛불, 그리고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명예통선대 발대식을 이어갔다. 8월 10일에는 평택에 집결했다. 앞서 기무사 해체투쟁에 다녀온 통선대원들은 평택에서 기지투어, 군기지 폐쇄 촉구 결의대회 및 명예통선대 발대식을 진행했다. 8월 11일 서울에 입성한 통선대는 일본대사관 앞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규탄집회를 하고, 미대사관 앞으로 이동하여 815자주통일대행진에 합류했다.
통선대 활동에 대한 내부 평가가 현재 진행 중이다. 몇 가지 초벌적으로 나온 이야기만 간단히 요약해서 옮겨본다.
2017년과 마찬가지로 통선대 ‘노학연대’ 활동이 가장 좋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동 선곡에 맞추어 공동율동도 만들고, 공동일정과 공동투쟁들을 함께 기하고 잦은 일정변경에도 불구하고 노동과 대학생은 함께 한다는 기조에 최선을 다했다는 평가다.
통선대 발언에서도 노동대원은 ‘대학생들과 함께 하니 좋다’ 는 내용의 발언이 많았고, 대학생대원은 ‘이후에도 계속 노학연대를 통해 세상을 바꿔나갔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발언이 많이 나왔다.
지역과 함께하는 미군기지 투쟁의 상을 세운 것, ‘명예통선대 발대식’ 등도 좋았다는 평이다. 통선대는 미군기지 투쟁을 이후 전면화한다는 결의와 지역에서 투쟁하는 분들과 함께하는 통선대를 기조를 세우고, 부산, 왜관, 소성리(성주, 김천), 평택 미군기지 등에서 해당 지역과 사전 소통하며 집회를 만들고, 발언도 배치하는 등 지역과 함께 하는 통선대 투쟁모델을 만들어 내었다. 또한 소성리(성주, 김천), 평택에서는 지역에서 투쟁하는 13명의 대표들에게 명예통선대원 수여했다. 수여식을 진행하며 ‘일상이 투쟁이 되어버린 분들에게 우리 통선대가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통선대의 마음을 드린다’ 고 할 때 많은 분들이 박수치며 감동했으며, 명예통선대원들은 ‘우리의 부대가 왔다’, ‘정말 고맙다’ 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감동적 풍경이 이어졌다.
▲ 8월 11일 상암경기장에서 응원하고 있는 노동자통일선봉대[사진 : 노동과 세계]
(4) 2018년 상반기 민주노총 통일위원회 사업 총평
2018년 상반기 민주노총 통일위 사업에 대한 평가는 이른 감이 있지만, 내부의 간단한 총평은 있었다.
급박한 정세에 따라 통일위가 집행해야 할 사업이 급격하게 늘어났고, 이에 따른 인력과 재정 투입이 보완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컸다.
통일위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한 숙제로 떠올랐다. 통일위가 건설되어 있지 않은 가맹, 산하 지역본부에 통일위를 세우는 것이 우선적 과제로 제기되었다.
통일위는 연대사업이 많은 반면, 민주노총은 공문으로 집행이 처리되는 조직이기 때문에 통일관련 연대단취에서 좀 더 빠른 집행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한편 4.27 판문점 선언이후 정세에 대한 교육 요구는 많았으나 정세 교육자료들이 시의성이 떨어져 활용하기 힘든 상황이 많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육의 시의성, 도달성 등을 고려하여 일상적 교육활동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제기이다.

현장에서 할 수 있는 대중적 행동전이 결합되는 사업기획에 대한 요구도 높았다.
판문점 선언에 군축에 대한 약속이 있으나 이를 위반하고 있는 사드에 대한 투쟁을 잘 하지 못한 점에 대한 반성도 있었다.

미국전쟁반대노조협의회와 두 차례 교류를 통해 ‘남북 인민이 한반도 평화의 조건을 결정할 권리를 미국 노동자들이 지지한다’는 메시지가 부각되었던 점은 연대사업의 좋은 사례로 평가되었다.
▲ 8월 11일 상암경기장에서 열린 남북노동자 축구대회에서 응원하고 있는 서포터즈[사진 : 노동과 세계]
2) 노동자 자주통일운동의 과제
(1) 노동자 자주통일역량 강화
민주노총은 모든 사업에서 역량강화에 더욱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과거 6.15시대에도 엄청난 남북노동자 교류 사업이 있었고, 통일위원회는 그 어느 위원회보다도 활성화되어 있었다. 통일선봉대 운동도 풍미했다. 2000년대에는 민주노총 조합원만으로도 1만여 명이 넘는 8.15노동자 대회 행사를 치르곤 했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그 이후 노동자 자주통일역량이 얼마나 축적되고 강화되고 이어지고 있는지 평가해야할 대목이 많다. 수많은 사업과향사들이 진행되었지만 정작 노동자 자주통일역량은 얼마나 강화된 것인지 평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살펴보아야 한다.
이제 막 열리고 있는 “평화‧번영‧통일의 새시대”에 노동자가 주역으로 나서려면 단순히 행사와 이벤트를 치러내는 역량만으로는 부족하다. 시대의 흐름을 읽어내고 시대를 선도하는 노동자 자주통일운동의 부대를 만들 필요가 있어 보인다.
민주노총이 2015년 민중총궐기로 박근혜 정권의 몰락의 단초를 열었지만 정작 촛불혁명의 시기에는 큰 힘을 쓰지 못하고 주도권을 상실하고 말았다.
앞으로 진행될 평화‧번영‧통일의 한반도시대에도 이런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려면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노동운동은 노동자 자주통일역량강화를 모든 사업의 최우선의 목표로 삼을 필요가 있다.
(2) 간부양성, 대중운동의 영역에서의 새로운 시도
자주통일정세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할수록 일은 많고 일손은 부족하다는 호소가 늘어나는 것 같다. 그런데 “천일양병 일일용병”이라는 말이 있듯이 평소에 노동자 자주통일 간부를 키워놓지 못했으니, 평화‧번영‧통일의 새시대라는 엄청난 정세변화 앞에서 간부와 일손이 부족한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런데 앞서 분석했듯이 평화‧번영‧통일의 새시대는 이제 시작이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민주노총은 앞으로 무조건 노동자 자주통일간부를 키우는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그러면 앞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가맹산하조직, 큰 규모의 단위노동조합에서 통일위원회체계가 안 서 있는 문제부터 풀어야 할 것 같다. 노동자 자주통일사업에 대한 지도집행력, 전국적 네트워킹이 완성되어야 한다.
자주통일 교육사업, 강사진 구성, 양성사업에서 미진했다는 평가가 반복적으로 나오는 것은 심각한 문제로 보인다. 결국 간부양성은 교육을 통해서 진행되는데, 사업을 많이 벌이는 것 보다 간부양성교육이 내실있게 진행될 필요가 있다.
대중운동 영역에서 2017년에 진행한 강제징용노동자상 같은 사업이 모범적이라고 평가 받았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중앙에서 큰 판을 짜고 구체적인 집행은 각 가맹산하 조직이 자신의 능력과 조건에 맞게 자발적으로 진행했다. 이런 유형의 사업들이 더욱 많이 펼쳐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4.3 노동자 대회도 몇 년간의 경험을 축적하여 2018년부터 가맹산하 조직에서 책임지고 진행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것도 중요한 성과이다. 이런 발전 속에서 가맹산하 단위에서 4.3강사단, 안내원 요구가 높아지는 것을 수요에 맞게 예측력 있게 보장하는 역할이 중앙의 역할이라고 판단된다.
평화‧번영‧통일의 한반도시대에 걸맞은 대중운동을 다양하게 개발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올해는 때를 놓쳤지만 하반기에 잘 준비해서 2019년 단체협약에 4.27판문점 선언 이행조항을 새로 체결하는 운동을 전개하는 것도 방법이다. 사회공헌기금에 4.27판문점 선언 이행항목을 포함시킬 수도 있다. 이런 큰 틀을 제시하면, 가맹산하 각 노동조합에서 매우 창발적이고 역동적인 임단협 체결운동, 4.27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현장운동의 모델이 창조될 것으로 믿는다.
(3) 촛불혁명 완성과 평화번영통일을 위한 노동계급의 역할
앞으로 노동운동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정치적 판단을 수반하는 상황들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의 대상으로서의 자본자계급과 보수와 진보를 뛰어넘은 평화번영, 통일의 길에서 손을 잡아야 하는 복잡한 형국이 도래하고 있다.
노동존중, 노동기본권 보장에서 우유부단한 문재인 정권에 한편으로 저항하고 비판하면서도 평화번영, 통일의 길에서는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정황들이 많이 발생한다.
함께 손잡고 나가야 할 통일의 길에 정작 정권차원의 자주통일진영에 대한 배제가 진행되기도 한다.
앞으로 경제, 사회교류가 더욱 활성화되고 전면화될 경우 여기에서 노동의 입지가 과연 더 보장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도 예견된다.
이런 문제들에게 대해 민주노총과 노동운동은 전략적 계획을 세워야 한다.
단순히 계급적, 계층적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자주와 통일의 길에서 각계민중이 하나로 뭉치는 길, 진보와 보수가 하나로 뭉치는 길이 어디에 있는지 민주노총은 확고한 전략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민주노총이 이 땅 노동계급의 가장 주되는 착취자가 미 제국에 있다는 점을 확고하게 인식하고 내부적으로 인식상의 통일을 이루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과거와 달리 이 점에 대한 통일성은 높다. 97년 IMF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공황, 신자유주의 폐해의 경험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중동침략전쟁을 함께 목격하고 함께 저항했으며, 한반도 전쟁위험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노동기본권도, 경제주권과 경제민주화도, 항구적 평화체제와 자주통일도 결국 이 땅에서는 미 제국을 몰아내고 민족이 하나되는 길에 달려있다는 점만 분명하게 하면 나머지 문제에서 차이란 크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이 인식상의 통일에 기반해서 이 땅 노동자들이 민주노총을 크게 단결시키고 더 큰 세상의 주역으로 나서야 한다.
김장호 기자  jangkim21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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