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소장파... '태극기'에 갇힌 김병준 비대위
▲ 입장하는 김병준 비대위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성태 원내대표, 김용태 사무총장 등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 |
ⓒ 남소연 |
"오세훈이 없다."
한국당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의 말이다. 여기에는 설명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오 전 시장은 최근 '태극기 부대'를 통합 대상으로 언급하면서 "보수대통합 전당대회의 밀알이 되겠다"고 선언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어진 설명이다.
"2004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오세훈을 말하는 거다. 오 전 시장은 그때 재선이 확실시 됐지만, 총대를 메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5·6공 인사들의 불출마까지 이끌어냈다. 인적쇄신은 그렇게 이뤄지는 거다. 그런데 지금은..."
이는 스스로 몸을 던져 당 쇄신을 주도할 사람이 현재 한국당에 없다는 혹평이다. 그는 그러면서 '김병준 비상대책위'가 추진중인 보수통합론도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총선과 대선, 그리고 6.13 지방선거 모두 사실상 '반(反)박근혜' 진영의 승리로 이어졌는데, 이를 뒤집기 위한 정치공학적 선택인 '통합'이 오히려 역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한국당 핵심들이 대표적인 친박 세력인 '태극기 부대'에 러브콜을 보내면서 기존의 구도만 공고히 하고 있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결국, 취임 100일을 넘긴 김병준 비대위가 핵심 목표인 쇄신과 통합을 통해 향후 성과를 기대하기 힘든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총평이었다.
김병준 위원장의 100일 자평
물론, 김병준 비대위에 대해 혹평만 있는 건 아니다. 6.13 지방선거 참패 후 극심했던 당내 갈등을 비교적 잘 봉합했다는 평가도 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도 지난 24일 한국당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를 통해 밝힌 '비대위 100일의 소회'에서 "▲ 계파갈등 해소 ▲ 새로운 비전·담론·정책·가치체계 정립 ▲ 당 운영체계 개선 ▲ 인적쇄신 등을 취임 당시 4대 과제로 생각했다"면서 앞의 2개 과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공천제도 및 지도체제, 당원 권리 확대 등을 요지로 한 당 운영체계 개선에 대해서는 "비대위 산하 소위를 두고 토론하고 있으며, 복잡한 사안이라 아직 공개는 못하고 있지만 열심히 토론하고 있다고 보고 말씀 드린다"라고 밝혔다. 인적쇄신 부분에 대해서도 "253개 당협위원장들의 사퇴를 일괄 처리하고 조직강화특위를 출범시켰고 이 일을 같이 도우면서 실사를 할 당무감사위원회도 완전히 구성이 돼 움직이고 있다, 조만간 실사를 시작할 것 같다"고만 밝혔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평가는 앞서 비대위 출범 전 '혁신형 비대위'를 주장하며 "의원 114명을 수술대 위에 올리겠다"던 김성태 원내대표의 공언을 감안하면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비대위 활동 마감 시점인 내년 2월 전당대회까지 가시적 성과를 내기 힘들 것이란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2004년 오세훈'은 어디에?
결국, '2004년의 오세훈이 없다'는 앞서의 평가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다. 물론 '2004년의 오세훈'이 특정 정치인 1명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이끌던 당 공천심사위원회는 당시 최병렬 당대표에게 불출마를 권고해 이를 관철시켰다. 오 전 시장이 공동대표로 있던 '미래연대(미래를 위한 청년연대 : 당시 당내 초·재선 소장파 모임)'도 힘을 보탰다. 이 때 함께 했던 이들이 남경필 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바른미래당 정병국·김성식 의원 등이다.
특히 소장파는 당시 '차떼기 사건'과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에 휩싸였던 당을 구조하고 혁신하는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17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의 '천막당사'를 가장 먼저 쳤던 것도 '남(경필)·원(희룡)·정(병국)' 트리오였다. 이는 17대 국회의 '새정치수요모임'으로 이어졌다. 소장파의 DNA는 18대 국회로도 이어졌다.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인 2008년 3월 18대 총선을 앞두고 남경필·정두언·정태근 등 당시 한나라당 수도권 총선 출마자 55명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 이상득 의원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18대 국회 때 새로 구성된 '민본21'도 당을 끊임없이 내부적으로 채찍질했다.
이러한 역사는 당 쇄신은 외부의 비대위나 명망가가 아닌 내부의 동력을 통해 성공할 수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민본21'에서 활동한 정태근 전 의원도 지난 22일 KBS라디오 <열린토론>에 출연해 이 점을 지적했다. 전원책 위원이 제안한 '박근혜 끝장토론'이나 한국당 초선 의원들이 내달 초 황교안·원희룡·유승민·김태호·오세훈 등 범보수 유력주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속토론회 개최 방안을 검토하는 것에 대한 쓴소리였다.
그는 "그 토론(박근혜 끝장토론)도 한 번은 하고 넘어가야지만 그것이 지금 한국당을 살릴 만한 핵심 관건인지에 대해서는 좀 회의적이다"며 "내부에 한국당을 바로 이끌어갈 수 있는 혁신역량이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정 전 의원은 "사실 초선들이 이분들을 불러서 토론할 문제가 아니라 머리를 싸매고 앉아서 '우리의 혁신 방향은 이것이다, 앞으로 이런 인물들이 주도해서 나아가야 된다, 우리가 책임지겠다, 할 사람 없으면 나라도 총대 매겠다' 하는 게 소장 혁신세력"이라며 "흘러간 물들 다 불러 모아서 '어찌 했으면 좋겠다' 물어보는 식은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방향 잘못 짚은 보수통합, 2012년 박근혜는 안 그랬다
'보수통합' 혹은 '태극기 부대' 논란도 이와 연결된다. 내부 혁신·토론을 통해 형성된 목표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저 정치공학적 목적의 '통합' 효과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김병준 비대위가 '태극기 부대'까지 통합 대상으로 명시하면서 그나마 얻을 수 있는 통합 효과가 줄어들 것이란 지적도 안팎에서 나온다.(관련기사 : 김병준 "태극기 부대 영입은 세 강화하는 것... 보수 통합해야" )
여론조사기관 윈지코리아 박시영 부대표는 24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 "지지율이 정체됐고, 인적청산을 할 엄두는 못 내고 있고, 내부 혁신동력도 안 보이기 때문에 손쉬운 카드를 선택한 것"이라며 "세력은 분명히 붙겠지만 영토가 좁아졌다, 전투력은 강해졌지만 전쟁에서는 필패하는 구도"라고 평가했다. 지금의 보수통합 방향이 '반박근혜 진영'을 더 공고히 만들 것이란 앞서의 평가와 맞닿은 얘기다.
이는 데이터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지난 19일 발표된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의 10월 3주차 정례조사 결과, 한국당 지지율은 13%였다. 이념 성향별로 구분했을 때, 자신을 보수라고 본 응답자의 39%, 중도라고 본 응답자의 8%, 진보라고 본 응답자의 2%가 한국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10월 16~18일 전국 성인남녀 1002명 전화조사원 인터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등을 참조)
그러나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본격화 되기 직전인 2016년 9월 2주차 한국갤럽 정례조사 당시 새누리당(현 한국당) 지지율은 34%였다. 특히 이념 성향별로 구분했을 때 자신을 보수라고 본 응답자의 60%, 중도라고 본 응답자의 26%, 진보라고 본 응답자의 11%가 한국당을 지지했다.(2016년 9월 6~8일, 전국 성인남녀 1009명 전화조사원 인터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등을 참조)
최순실 국정농단과 탄핵 정국에서 이탈한 보수·중도층의 지지를 탄핵 불복 운동을 펼치는 '태극기 부대'를 통합해 회복한다는 건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이야기인 셈이다.
이 대목에서 '2012년 박근혜'를 복기할 필요가 있다. 박 전 대통령은 당시 '김종인 비상대책위'를 세워 당명과 당색을 바꾸고 경제민주화와 맞춤형 복지를 앞세웠다. 개혁 보수·중도층을 겨냥한 이 시도는 성공했다. '반MB'를 기치로 단일화에 나섰던 야권을 상대로 2012년 총선과 대선 모두 승리했다. 1997년 총선 참패로 소멸할 뻔 했던 영국 보수당이 노동당보다 더 진보적인 세금·금융 정책을 내놓고, 기후변화·동성애 등 이슈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13년 만에 정권 탈환에 성공했던 사례와 유사하다.
하지만 현재 한국당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 전원책 위원 등 조강특위 위원들은 지난 15일 입장문을 통해 "2012년 비대위가 '경제민주화'라는 진보주의 강령을 받아들이고, 이념과 동떨어진 '새누리당'이라는 정체불명의 당명으로 바꾸고, '보수를 버려야 한다'면서 빨간 색깔로 당색을 바꾸었을 때 한국당은 침몰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두언 전 의원은 지난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한 인터뷰에서 "경제민주화는 헌법에도 있는 가치"라며 "더군다나 그것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됐고,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이 버텼던 큰 이유인데, 다시 그걸 비난하면서 원래대로 돌아가자? 그건 퇴행"이라고 일갈했다.(관련기사 : 전원책을 향한 정두언의 혹평 "한국당, 종 쳤다" )
지난 총선과 대선, 그리고 6.13 지방선거 모두 사실상 '반(反)박근혜' 진영의 승리로 이어졌는데, 이를 뒤집기 위한 정치공학적 선택인 '통합'이 오히려 역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한국당 핵심들이 대표적인 친박 세력인 '태극기 부대'에 러브콜을 보내면서 기존의 구도만 공고히 하고 있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결국, 취임 100일을 넘긴 김병준 비대위가 핵심 목표인 쇄신과 통합을 통해 향후 성과를 기대하기 힘든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총평이었다.
김병준 위원장의 100일 자평
물론, 김병준 비대위에 대해 혹평만 있는 건 아니다. 6.13 지방선거 참패 후 극심했던 당내 갈등을 비교적 잘 봉합했다는 평가도 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도 지난 24일 한국당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를 통해 밝힌 '비대위 100일의 소회'에서 "▲ 계파갈등 해소 ▲ 새로운 비전·담론·정책·가치체계 정립 ▲ 당 운영체계 개선 ▲ 인적쇄신 등을 취임 당시 4대 과제로 생각했다"면서 앞의 2개 과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공천제도 및 지도체제, 당원 권리 확대 등을 요지로 한 당 운영체계 개선에 대해서는 "비대위 산하 소위를 두고 토론하고 있으며, 복잡한 사안이라 아직 공개는 못하고 있지만 열심히 토론하고 있다고 보고 말씀 드린다"라고 밝혔다. 인적쇄신 부분에 대해서도 "253개 당협위원장들의 사퇴를 일괄 처리하고 조직강화특위를 출범시켰고 이 일을 같이 도우면서 실사를 할 당무감사위원회도 완전히 구성이 돼 움직이고 있다, 조만간 실사를 시작할 것 같다"고만 밝혔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평가는 앞서 비대위 출범 전 '혁신형 비대위'를 주장하며 "의원 114명을 수술대 위에 올리겠다"던 김성태 원내대표의 공언을 감안하면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비대위 활동 마감 시점인 내년 2월 전당대회까지 가시적 성과를 내기 힘들 것이란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2004년 오세훈'은 어디에?
▲ 재선에 성공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2010년 6월 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선거사무실에서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두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 |
ⓒ 권우성 |
결국, '2004년의 오세훈이 없다'는 앞서의 평가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다. 물론 '2004년의 오세훈'이 특정 정치인 1명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이끌던 당 공천심사위원회는 당시 최병렬 당대표에게 불출마를 권고해 이를 관철시켰다. 오 전 시장이 공동대표로 있던 '미래연대(미래를 위한 청년연대 : 당시 당내 초·재선 소장파 모임)'도 힘을 보탰다. 이 때 함께 했던 이들이 남경필 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바른미래당 정병국·김성식 의원 등이다.
특히 소장파는 당시 '차떼기 사건'과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에 휩싸였던 당을 구조하고 혁신하는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17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의 '천막당사'를 가장 먼저 쳤던 것도 '남(경필)·원(희룡)·정(병국)' 트리오였다. 이는 17대 국회의 '새정치수요모임'으로 이어졌다. 소장파의 DNA는 18대 국회로도 이어졌다.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인 2008년 3월 18대 총선을 앞두고 남경필·정두언·정태근 등 당시 한나라당 수도권 총선 출마자 55명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 이상득 의원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18대 국회 때 새로 구성된 '민본21'도 당을 끊임없이 내부적으로 채찍질했다.
이러한 역사는 당 쇄신은 외부의 비대위나 명망가가 아닌 내부의 동력을 통해 성공할 수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민본21'에서 활동한 정태근 전 의원도 지난 22일 KBS라디오 <열린토론>에 출연해 이 점을 지적했다. 전원책 위원이 제안한 '박근혜 끝장토론'이나 한국당 초선 의원들이 내달 초 황교안·원희룡·유승민·김태호·오세훈 등 범보수 유력주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속토론회 개최 방안을 검토하는 것에 대한 쓴소리였다.
그는 "그 토론(박근혜 끝장토론)도 한 번은 하고 넘어가야지만 그것이 지금 한국당을 살릴 만한 핵심 관건인지에 대해서는 좀 회의적이다"며 "내부에 한국당을 바로 이끌어갈 수 있는 혁신역량이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정 전 의원은 "사실 초선들이 이분들을 불러서 토론할 문제가 아니라 머리를 싸매고 앉아서 '우리의 혁신 방향은 이것이다, 앞으로 이런 인물들이 주도해서 나아가야 된다, 우리가 책임지겠다, 할 사람 없으면 나라도 총대 매겠다' 하는 게 소장 혁신세력"이라며 "흘러간 물들 다 불러 모아서 '어찌 했으면 좋겠다' 물어보는 식은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방향 잘못 짚은 보수통합, 2012년 박근혜는 안 그랬다
▲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2012년 10월 29일 오전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의 만남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 |
ⓒ 권우성 |
'보수통합' 혹은 '태극기 부대' 논란도 이와 연결된다. 내부 혁신·토론을 통해 형성된 목표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저 정치공학적 목적의 '통합' 효과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김병준 비대위가 '태극기 부대'까지 통합 대상으로 명시하면서 그나마 얻을 수 있는 통합 효과가 줄어들 것이란 지적도 안팎에서 나온다.(관련기사 : 김병준 "태극기 부대 영입은 세 강화하는 것... 보수 통합해야" )
여론조사기관 윈지코리아 박시영 부대표는 24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 "지지율이 정체됐고, 인적청산을 할 엄두는 못 내고 있고, 내부 혁신동력도 안 보이기 때문에 손쉬운 카드를 선택한 것"이라며 "세력은 분명히 붙겠지만 영토가 좁아졌다, 전투력은 강해졌지만 전쟁에서는 필패하는 구도"라고 평가했다. 지금의 보수통합 방향이 '반박근혜 진영'을 더 공고히 만들 것이란 앞서의 평가와 맞닿은 얘기다.
이는 데이터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지난 19일 발표된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의 10월 3주차 정례조사 결과, 한국당 지지율은 13%였다. 이념 성향별로 구분했을 때, 자신을 보수라고 본 응답자의 39%, 중도라고 본 응답자의 8%, 진보라고 본 응답자의 2%가 한국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10월 16~18일 전국 성인남녀 1002명 전화조사원 인터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등을 참조)
그러나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본격화 되기 직전인 2016년 9월 2주차 한국갤럽 정례조사 당시 새누리당(현 한국당) 지지율은 34%였다. 특히 이념 성향별로 구분했을 때 자신을 보수라고 본 응답자의 60%, 중도라고 본 응답자의 26%, 진보라고 본 응답자의 11%가 한국당을 지지했다.(2016년 9월 6~8일, 전국 성인남녀 1009명 전화조사원 인터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등을 참조)
최순실 국정농단과 탄핵 정국에서 이탈한 보수·중도층의 지지를 탄핵 불복 운동을 펼치는 '태극기 부대'를 통합해 회복한다는 건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이야기인 셈이다.
이 대목에서 '2012년 박근혜'를 복기할 필요가 있다. 박 전 대통령은 당시 '김종인 비상대책위'를 세워 당명과 당색을 바꾸고 경제민주화와 맞춤형 복지를 앞세웠다. 개혁 보수·중도층을 겨냥한 이 시도는 성공했다. '반MB'를 기치로 단일화에 나섰던 야권을 상대로 2012년 총선과 대선 모두 승리했다. 1997년 총선 참패로 소멸할 뻔 했던 영국 보수당이 노동당보다 더 진보적인 세금·금융 정책을 내놓고, 기후변화·동성애 등 이슈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13년 만에 정권 탈환에 성공했던 사례와 유사하다.
하지만 현재 한국당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 전원책 위원 등 조강특위 위원들은 지난 15일 입장문을 통해 "2012년 비대위가 '경제민주화'라는 진보주의 강령을 받아들이고, 이념과 동떨어진 '새누리당'이라는 정체불명의 당명으로 바꾸고, '보수를 버려야 한다'면서 빨간 색깔로 당색을 바꾸었을 때 한국당은 침몰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두언 전 의원은 지난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한 인터뷰에서 "경제민주화는 헌법에도 있는 가치"라며 "더군다나 그것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됐고,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이 버텼던 큰 이유인데, 다시 그걸 비난하면서 원래대로 돌아가자? 그건 퇴행"이라고 일갈했다.(관련기사 : 전원책을 향한 정두언의 혹평 "한국당, 종 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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