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주년 전국노동자대회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될 것”
전국서 노동자 5만여명 집결...“트럼프의 경제수탈 방관하지 않을 것”
- 김백겸 기자 kbg@vop.co.kr
- 발행 2025-11-08 19:18:03
- 발행 2025-11-08 19:18:03

30주년을 맞은 전국민주노동조합연맹(민주노총)이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해 투쟁하겠다"며 새로운 30년에 대한 결의를 밝혔다.
민주노총은 8일 동대문구 장충단로 동대문구 DDP 앞에서 '전태일열사 정신계승 2025 전국노동자대회'를 진행했다.
이날 대회에는 5만여명의 노동자가 모여 "민주주의와 노동자의 권리를 지켜낸 민주노총이 이제는 울타리 밖 모든 일하는 사람과 함께 나아가겠다"고 결의를 모았다.
이날 대회사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민주노총의 지난 30년은 신자유주의와 싸운 30년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여전히 절반의 노동자가 비정규직이고,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는 노동자로조차 인정받지 못한다"며 "이제 모든 일하는 사람의 자부심이 되는 민주노총으로 거듭 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위원장은 "이제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이 되기 위해, 모든 노동자들의 자부심이 되기 위하여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쟁취하자"며 "업종의 담벼락을 넘어 초기업 교섭을 조직하고 울타리 밖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민주노총이 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 초대 위원장을 지낸 권영길 지도위원은 축사에서 "오늘의 민주노총이 전태일의 뜻을 잇는다는 것은, 정규직·비정규직 차별 없는 노동 현장을 만들고, 모든 노동자가 동등한 권리를 누리는 일터를 만드는 것"이라며 "이제 다시 민주노총다운 민주노총의 길을 걸어가자"고 말했다.
또한 권 지도위원은 "트럼프의 통상 조치는 한국 노동자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 베어져 있는 돈을 뺏어가는 날강도 짓"이라며 "미국의 경제침략에 맞서 자주적이고 평등한 사회를 세우는 투쟁에 민주노총이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모든 노동자의 노동권을 보장하고 우리 사회의 자주와 평등을 실현하는 날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민주노총의 새로운 30년을 결의했다.
이들은 이날 결의문을 통해 ▲하청·특수고용노동자들의 교섭권 보장 및 원청교섭 실현 ▲특수고용·플랫폼노동자의 노동자성 인정, 초기업교섭 제도화, 작업중지권 쟁취 ▲미국의 경제침략 저지 ▲국민의힘을 비롯한 내란세력 청산과 사회대개혁 실현 등을 위해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이들은 "우리는 미국 트럼프 정권의 경제수탈과 일자리 약탈을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며 "굴욕적인 대미협상을 전면 백지화하고 3,500억달러 조공을 중단할 것을 이재명 정부에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벌들은 노동자, 민중의 피땀으로 축적한 국부를 미국에 투자할 것이 아니라 한국에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장의 노동자들은 미국의 관세조치와 이를 피하려는 기업의 외국 투자로 한국의 제조업이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정준현 지부장은 "미친 관세와 미국의 횡포는 미국 정권이 바뀌어도 계속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대차 울산1공장은 물량이 없어 휴업을 밥 먹듯 하는 와중에도 현대차 자본은 태국에서 현지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며 "현대제철은 포항2공장은 폐쇄하면서, 미국에다 대규모 일관제철소를 짓겠다고 한다. 도대체 어느 나라 기업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정부는 한국 제조업을 보호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느냐"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회 종료 후 참가자들은 명동 세종호텔과 서울고용노동청 방면으로 두 개 행진대열로 나뉘어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으로"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한편, 이날 전국노동자대회에는 개별 노조와 각 단체들이 27개의 부스를 운영하며 여러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서비스연맹 학교비정규직노조는 학교급식법 제정을 위한 100만 청원운동을 진행했으며, 보건의료노조 대한적십자사본부지부는 무상수혈 제도를 알리는 부스를 열었다.
이 밖에도 여러 시민사회단체들이 인권, 성소수자, 장애, 평화 등 다양한 분야의 주장들을 담은 부스를 열었다.

민주노총 30주년을 기념하는 부스와 전시도 눈에 띄었다. 민주노총 교육선전실에서 운영한 '민주노총 굿즈 부스'에는 여러 사람이 몰려 민주노총 30주년의 의미를 담은 기념품 굿즈를 판매했다. 준비한 굿즈 중에서는 현수막을 재활용한 제품과 민주노총의 마스코트 민총이가 그려진 티셔츠 등이 눈에 띄었다.
김진숙 교육선전실장은 "민주노총 30주년과 전국노동자대회를 맞아 각 노조에서도 참석을 기념할 수 있는 기념품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많아서 굿즈를 제각하게 됐다"며 "윤석열 파면 투쟁 당시 쓰인 현수막을 업사이클링(재활용)한 가방 등으로 자연보호의 의미도 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격이 저렴하지 않지만, 재활용의 의미와 윤석열 파면 투쟁에 민주노총이 함께했다는 의미도 담겨서 반응이 좋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민주노총의 30년을 담은 사진 전시회도 진행됐다. 전시된 사진을 유심히 보던 구로구에서 온 김아라(32) 씨는 "생각했던 것보다 민주노총에 대해 모르던 것을 많이 보면서 뜻 깊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함께 사진전을 지켜본 김민주(27) 씨도 "예전 90년대 일어난 일은 그땐 어려서 잘 모르는 일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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