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이다’와 ‘늘리다’
최태호의 맛있는 우리말 [378] ‘늘이다’와 ‘늘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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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독자가 헷갈린다고 하는 것이 바로 ‘늘이다’와 ‘늘리다’이다. 이런 것에 대한 규정은 국어정서법에 기록되어 있지만 독자 중에 정서법에 관한 책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별로 없을 것으로 안다. 실제로 필자에게 이러한 책을 추천해 달라는 문자가 제법 많이 온다. 11년 동안 한국어교실을 운영한 결과다.
‘늘이다’는 기본적으로 ‘고무줄을 늘이다’와 같이 물리적인 길이를 더 길게 만드는 행위를 이르는 말이다. 요즘 아내가 ‘옷이 작아졌다’고 하면서 바지의 허리 사이즈를 ‘늘이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바짓단을 늘이고 선을 늘이는 것으로, 반드시 물리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상황에 대해서만 사용한다.
‘늘리다’는 물리적인 상황이 아닌 시간·양·부피·범위 등을 증가시키는 경우에 사용한다. “수출량을 늘렸다”와 같은 상황에서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태호는 배가 나와서 운동량을 한 시간 늘릴 계획이다” “한문 공부를 통해 지식과 상식을 늘리려 해”와 같이 쓰면 적당하다. 양적 증가 및 개념의 확장 등을 나타낸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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