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체포영장 재발부…공수처장, 이번엔 믿을 수 있을까
법원이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을 다시 발부했다. 첫 번째 영장 집행에 실패하고 유효기간 1주일을 아무 소득 없이 탕진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공수처와 경찰은 이르면 8일, 늦어도 이번 주말까지는 2차 집행에 나설 전망이다. 두 수사기관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여기며 조직의 명운을 걸고 윤 대통령 체포에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각오를 나타내고 있다.
공수처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참여하는 공조수사본부는 7일 오후 7시쯤 "공조본이 피의자 윤석열에 대해 재청구한 체포영장을 서울서부지법이 발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31일 공수처가 서울서부지법으로부터 발부받은 윤 대통령 체포영장 유효기간이 전날 만료된 데 따른 것이다. 경호처 측의 필사적인 저항으로 체포 과정에 상당한 난항이 예상되는 만큼 체포영장 유효기간을 1차 때의 7일보다 늘려 잡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공조본은 영장 발부 판사와 집행 기한 등 세부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수사 기밀상 (영장 기한을)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며 "집행 성공을 위해서도 당분간 유지돼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서부지법 역시 수사 밀행성으로 인해 체포영장은 공보 대상이 아니라며 담당 재판부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 측의 극렬 반발과 국민의힘의 노골적인 압박으로 법원도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영장을 다시 발부해준 만큼 공조본은 이번엔 임전무퇴의 결기로 조만간 2차 집행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내란 잔당 세력을 제외한 대다수 국민이 하루라도 빨리 윤 대통령을 체포하길 염원하고 있어 공조본이 당장 8일 오전에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진입할 가능성도 있지만, 또 실패할 경우 수사 동력을 완전히 상실할 수도 있기 때문에 철저한 전략‧전술적 대비를 갖추느라 좀 더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
내란 수괴의 사병(私兵)이자 순장조(殉葬組)로 전락한 경호처 직원들은 박종준 경호처장과 김성훈 차장, 이광우 경호본부장의 지휘 아래 관저 정문에 3중, 4중으로 차벽을 치고 곳곳에 철조망을 두르는 등 관저를 '요새화'하며 결사항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들이 총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양한 상황에 단련된 베테랑 요원들의 저지선을 뚫고 윤 대통령을 체포하려면 공수처와 경찰도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압도적 물리력으로 제압하는 총력전을 벌여야 한다. 이미 경찰특공대와 기동대, 장갑차와 헬기 등의 투입이 거론되고 있다.
1차 집행 때의 안이하고 무기력한 태도로 엄청난 국민적 지탄을 받은 오동운 공수처장은 이날 국회 법사위에 출석해 국민에게 사죄하며 '비상한 각오'를 밝혔다. 그는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사법부에 의해 정당하게 발부된 체포영장이 제대로 집행되지 못해 법치주의가 훼손되는 모습을 보이게 한 점에 대해 공수처장으로서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국민들한테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나름대로 공조수사본부 차원에서 열심히 준비했지만 예측하지 못한 부분이 많이 발생했고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책임을 통감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2차 집행에 있어서는 그런 차질이 없도록 매우 준비를 철저히 해서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면서 "2차 영장 집행이 마지막 영장 집행이라는 비상한 각오로 철두철미하게 준비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공조본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 처장은 야당 의원들의 거듭된 지적에 "책임을 통감한다" "2차 집행이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준비하겠다"고 여러 차례 다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국민의힘 의원들이 그 자리에서 방해하면 현행범으로 체포하라. 헌법상 불체포특권도 현행범은 예외"라고 주문하자 "유념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야권과 시민사회단체는 공수처와 오 처장에게 두 번 실패는 용서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공수처가 국민의 열렬한 응원과 기대에도 불구하고 일주일을 허비했다. 매우 실망스럽다"며 "체포영장이 재발부되면 경찰과 함께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내란 수괴 윤석열을 반드시 체포하라. 법 집행을 방해하는 자는 그가 누구든 즉각 현행범으로 체포하라. 무너진 공권력의 권위를 바로 세우지 않는다면 범죄자들이 날뛰는 무법천지가 지속될 것이고, 그 책임의 큰 부분을 공수처가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 윤재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공수처의 어이없는 블랙코미디에 대한민국이 분노하고 있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국민의힘 추천으로 공수처장 자리에 앉혀준 자에게 보은하려는 마음이 아니었다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언행으로 일관했다"면서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의 최종 결과와 상관없이 오동운 공수처장의 이해하기 힘든 무능력은 따져볼 구석이 많다. 만약 무능력을 연기한 것이라면, 의도한 무능력자에게 관용은 있을 수 없다. 오 처장은 단단히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성명을 내고 "공수처는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너무나 무책임하고, 무능하며, 기회주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국민은 공수처가 얼마나 허약하고 나약하며 취약한 조직인지 똑똑히 지켜보았고, 이제는 독립적인 수사·기소 기관에게 요구되는 기본적인 신뢰마저 없어지는 상황"이라며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규탄한다"고 이례적일 정도로 강한 표현으로 질책했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좌고우면하지 말고 국민의 뜻을 받들어 조직의 명운을 걸고 내란범 윤석열의 신병확보에 매진하라. 더 이상 국민을 실망시키지 말라"고 촉구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评论
发表评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