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의 문화문법

 최태호의 맛있는 우리말 [382] ‘밥’의 문화문법

입력 2025-01-
 
▲ 최태호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필자의 세대는 참으로 불쌍하게 자랐다. 625전쟁이 끝난 직후의 삶이라는 것은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산에서 탄피를 주워다 엿 바꿔 먹고철모는 똥바가지로 썼다점심 시간이면 읍내에서 옥수수빵을 실은 차가 왔다필자는 교사의 아들이라 배급도 못 받고친구에게 도시락을 주고 빵이랑 바꿔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우리말에는 밥과 관련된 표현이 참으로 많다모든(?) 어휘는 먹는 것으로 통했다
 
밥은 먹고 다니니?” “그러다가 밥줄 떨어진다.” “그 사람 밥숟가락 놓았다는군.” “언제 밥 한번 같이 먹자.” “다 된 밥에 코 빠뜨렸군.” “밥 먹자마자 누우면 소 된다.” 등과 같이 과 관련된 표현이나 속담이 엄청 많다.
 
어린 시절에 인사할 때도 식사는 하셨어요?” 하고 물었던 생각이 난다그래도 그 시절에는 없는 반찬이라도 물에 밥 말아 먹고 가라고 하는 정이 있었는데코로나19 이후 함께 식사하자는 말은 많이 사라졌다우리 민족에게 밥은 곧 정이다정을 나누고 싶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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