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만 촛불의 명령... "박근혜를 체포하라"


16.11.26 21:18l최종 업데이트 16.11.27 00:37l











  26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제5차 촛불집회가 광화문 광장과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리고있는 가운데 본행사가 끝난 후 행진을 시작하고있다.
26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제5차 촛불집회가 광화문 광장과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리고있는 가운데 본행사가 끝난 후 행진을 시작하고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6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제5차 촛불집회가 광화문 광장과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리고있는 가운데 본행사가 끝난 후 행진을 시작하고있다.
26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제5차 촛불집회가 광화문 광장과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리고있는 가운데 본행사가 끝난 후 행진을 시작하고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주권자가 명령한다. 박근혜 퇴진하라" '박근혜 즉각 퇴진 5차 범국민행동'에 참가한 시민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 앞에 모여 태극기를 흔들어보이며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 "주권자가 명령한다. 박근혜 퇴진하라" '박근혜 즉각 퇴진 5차 범국민행동'에 참가한 시민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 앞에 모여 태극기를 흔들어보이며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유성호
[최종신 : 27일 오전 0시 20분]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앞 삼청로에서부터 광화문까지 배치된 경찰 차벽 20여 대에 수령인이 '박근혜 대통령'으로 돼 있는 '체포 영장' 수십장이 나붙었다. 시민들이 붙인 체포영장에는 '박근혜는 모든 것을 무시하는 바보' '왜 태어났니'라는 조롱과 함께 '국민의 의견을 무시한 죄' '국정농단, 거짓말쟁이, 사기꾼' 등의 다양한 죄목이 적혀 있었다.

박 대통령을 향한 국민적 분노가 활활 타오른 이날 5차 촛불집회(범국민행동)는 전국 190만 촛불이 켜지며 역대 최대 집회 기록을 다시 한 번 갈아치웠다(주최 측 추산 서울 150만-지역 40만, 경찰 추산 서울 26만). 눈·비가 오고 영하에 가까운 궂은 날씨도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성난 민심을 막지 못했다.

무엇보다 지난 네 차례 집회와 달리 이날 시민들의 구호가 '박근혜 퇴진'에서 '박근혜 구속'으로 바뀌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사실상 박 대통령을 '피의자'로 규정한 검찰의 수사 내용에 대해 '사상누각'이라고 폄훼하며 조사를 거부하자, 시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한 것이다.
 26일 서울 종로구 삼청로에 서있는 경찰 차벽에 시민들이 나붙인 긴급체포영장
26일 서울 종로구 삼청로에 서있는 경찰 차벽에 시민들이 나붙인 긴급체포영장ⓒ 조혜지
"지지율 4%이다 이젠 그만하라" 서울행정법원이 청와대 앞 200m 위치한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집회 행진에 대해 오후 5시 반까지 허용한 가운데,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청와대 인간띠잇기를 벌인 시민들이 '박근혜 즉각 퇴진 5차 범국민행동' 촛불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광화문으로 이동하고 있다.
▲ "지지율 4%이다 이젠 그만하라" 서울행정법원이 청와대 앞 200m 위치한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집회 행진에 대해 오후 5시 반까지 허용한 가운데,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청와대 인간띠잇기를 벌인 시민들이 '박근혜 즉각 퇴진 5차 범국민행동' 촛불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광화문으로 이동하고 있다.ⓒ 유성호
"나홀로 대통령직 수행 말고 박근혜 당장 하야하라" '박근혜 즉각 퇴진 5차 범국민행동'에 참가한 시민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 앞에 모여 촛불을 들어보이며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 "나홀로 대통령직 수행 말고 박근혜 당장 하야하라" '박근혜 즉각 퇴진 5차 범국민행동'에 참가한 시민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 앞에 모여 촛불을 들어보이며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유성호
또 한편으로는, 촛불집회 현장 곳곳에서 '민주주의의 힘'을 직접 확인한 시민들의 희망이 감지됐다. 시민들은 촛불은 물론 스마트폰 플래시와 LED 촛불을 들고 함성을 지르며 흥겹게 끝이 보이지 않는 대형 촛불 파도타기를 연출해 냈다. 내자동 로터리 인근에서는 음악 소리에 맞춰 시민들이 신나게 몸을 흔들었다. 그야말로 민주주의 축제의 장이었다. 수많은 인파가 청와대 인근까지 몰려갔으나, 경찰과 물리적 충돌도 없었고, 연행자와 부상자도 나오지 않았다.

"여자친구와 오늘 헤어졌다. 여자친구는 JTBC 보도국에서 일한다. 너무 바빠서 얼굴 못본 지 한 달이 넘었다. (여자친구가) 너무 힘들어서 헤어지자고 한다. 박근혜 하야하라! 잠이오냐 박근혜!" 

20, 30대 대학생·청년들이 다수 참가한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앞 삼청로 촛불집회에서 자유발언에 나선 한 청년이 울부짖듯 자신의 사연을 토하자 관중들의 박수와 "힘내요" 응원소리가 터져 나왔다. 대로 한편에서는 서울대국악과 학생들이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탈을 쓰고 마당극을 펼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앉아있는 청와대와 불과 400m 떨어진 곳이었다.
청와대 400미터앞까지 접근한 촛불시민 박근혜즉각퇴진 5차 범국민행동에 참가한 시민들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400미터 근접한 정부서울청사 창성동별관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 청와대 400미터앞까지 접근한 촛불시민 박근혜즉각퇴진 5차 범국민행동에 참가한 시민들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400미터 근접한 정부서울청사 창성동별관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권우성
▲  26일 '박근혜 퇴진 5차 범국민행동' 집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수갑을 찬 모양을 그린 등신대 (사람의 크기와 같은 크기) 모형이 등장했다.
ⓒ 권우성
ⓒ 박소영
참가자들은 경찰의 경고방송이 나올 때마다 "경찰도 국민이다" "경찰도 함께 가자" 등의 구호와 함성을 지르며 대응했다. 오후 10시 40분께 집회를 마무리한 시민들은 길을 돌려 광화문광장으로 행진했다. 이들 중 일부는 광화문광장에서 1박 2일 '첫차타고 집에가기' 프로그램에 참석해 '밤샘 필리버스터'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날 전국에 190만여 명의 시민들이 '박근혜 퇴진'을 한목소리로 외쳤지만, 시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쉽게 하야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보연(27)씨는 "박 대통령은 아무리 많은 사람이 나와도 하야하지 않을 것이다. 100만, 200만 명이 나왔지만 앞으로 더 큰 민심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안지은씨는 "박 대통령은 촛불집회에 밀려 스스로 내려올 사람이 아니다. 저는 오늘까지 2차례 촛불집회에 나왔다. 앞으로 계속 나오겠다"라고 밝혔다.

'박근혜 즉각 퇴진! 5차 범국민대회'를 주최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의 한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늘 추운날씨에 거리로 나온 전국 190만 명의 시민도 중요하지만, 밤 8시에 '1분 소등' 행사 함께한 분들도 의미가 있다"라며 "집회에 나온 분이나 안 나온 분이나 마음은 똑같다. 그런 마음이 확인됐다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날 밤 11시 15분께 박 대통령이 수의를 입고 포승줄에 묶인 모습이 그려진 등신대가 경복궁역을 지나 자하문로 촛불집회 현장에 등장해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등신대를 직접 만들어 들고온 최황(33)씨는 "이 장면을 꼭 실사로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날 촛불집회가 마지막이 되지 못한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더 험한 꼴을 목도해야 할지도 모른다.
 
 
[7신 : 26일 오후 10시 10분]
 26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제5차 촛불집회가 광화문 광장과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리고있는 가운데 본행사가 끝난 후 행진을 시작하고있다.
26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제5차 촛불집회가 광화문 광장과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리고있는 가운데 본행사가 끝난 후 행진을 시작하고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6일 오후 서울 경복궁역 인근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5차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사직로를 통해 청운효자동주민센터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26일 오후 서울 경복궁역 인근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5차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사직로를 통해 청운효자동주민센터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 함성, "박근혜 퇴진하라!"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5차 범국민행동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 국민의 함성, "박근혜 퇴진하라!"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5차 범국민행동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이정민
26일 오후 9시 40분 현재 서울 광화문 인근에 연인원 150만여 명(주최 측 추산)이 운집했다. 지역 40만여 명까지 합치면 전국에 190만 촛불이 켜진 것이다. 역대 최대 기록이다.

특히 지역의 경우 집계가 늦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 주최 측이 목표했던 전국 200만 촛불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주최 측은 "춥고 눈이 오는 날씨도 '박근혜 퇴진' 촛불을 끄지 못했다"며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 20개국 50개 지역에서도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가 진행됐다"라고 전했다.

현재 광화문광장은 물론 종로구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앞에서 삼청동 입구까지 시민들로 꽉 차 있는 상황이다. 폴리스라인 바로 앞까지 다다른 2만여 명의 시민들은 눈비에 젖은 거리 위에 서서 구호를 외치거나 자유발언을 경청했다. 방송차량에 있던 사회자가 "우리는 대한민국 역사상 청와대 앞 가장 가까이서 집회한 시민입니다"라고 말하자, 시민들의 뜨거운 함성이 터져나왔다. "경찰 추산 26만명이랍니다"라는 발언에는 "우~" 하고 야유가 쏟아졌다.
박근혜 하야도 스마트하게!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5차 범국민행동에서 한 시민들이 LED촛불을 들고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 박근혜 하야도 스마트하게!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5차 범국민행동에서 한 시민들이 LED촛불을 들고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이정민
박근혜 퇴진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5차 범국민행동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 박근혜 퇴진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5차 범국민행동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이정민
청와대 400미터앞까지 접근한 촛불시민 박근혜즉각퇴진 5차 범국민행동에 참가한 시민들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400미터 근접한 정부서울청사 창성동별관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 청와대 400미터앞까지 접근한 촛불시민 박근혜즉각퇴진 5차 범국민행동에 참가한 시민들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400미터 근접한 정부서울청사 창성동별관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권우성
청와대 400미터앞까지 접근한 촛불시민 박근혜즉각퇴진 5차 범국민행동에 참가한 시민들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400미터 근접한 정부서울청사 창성동별관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 청와대 400미터앞까지 접근한 촛불시민 박근혜즉각퇴진 5차 범국민행동에 참가한 시민들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400미터 근접한 정부서울청사 창성동별관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권우성
딸과 함께 집회에 참여한 한 시민은 "집에 돌아가다가 종각에서 다시 돌아오는 길"이라며 "다른 사람들도 길을 돌아서 합류하는 중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삼청동 방향에서 시민들이 계속 모여들고 있다.

방송차량에서 가수 god의 <촛불하나>가 흘러나왔다. 대학생 등 청년층이 많은 삼청로 집회 참가자들은 "지치고 힘들 땐 내게 기대" 등의 가사를 따라 불렀다. 가사를 모르는 중장년의 참가자들은 박수를 치거나 어깨를 들썩이기도 했다. 인하대에 재학하고 있는 한 대학생은 "낮에는 눈이 내리더니 그쳤다"면서 "온 우주가 도와주니 하늘도 도와주는 것 같다"고 발언해 환호를 받았다.

"국기에 대한 경례 읽어보겠습니다. '나는 자랑스런 태극기 앞에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질문 하나 합시다, 지금 우리나라 자유롭고 정의롭습니까?" 

공주대학교의 한 재학생은 '국기에 대한 경례'를 낭독하며 현 세태를 비판했다. 교사를 꿈꾼다는 이 학생은 "박근혜 하야할 때까지 우리 이 자리 지키기로 약속하자"고 외쳐 시민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촛불시민과 흥겨운 풍물놀이 박근혜즉각퇴진 5차 범국민행동에 참가한 시민들이 26일 오후 광화문앞에서 풍물패와 어울려 흥겨운 마당을 열고 있다.
▲ 촛불시민과 흥겨운 풍물놀이 박근혜즉각퇴진 5차 범국민행동에 참가한 시민들이 26일 오후 광화문앞에서 풍물패와 어울려 흥겨운 마당을 열고 있다.ⓒ 권우성
광화문앞 촛불시민 박근혜즉각퇴진 5차 범국민행동에 참가한 시민들이 26일 오후 광화문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촛불과 각종 피켓을 들고 있다.
▲ 광화문앞 촛불시민 박근혜즉각퇴진 5차 범국민행동에 참가한 시민들이 26일 오후 광화문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촛불과 각종 피켓을 들고 있다.ⓒ 권우성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규탄' 촛불 박근혜즉각퇴진 5차 범국민행동에 참가한 시민들이 26일 오후 광화문앞에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규탄'을 촛불로 만들어 놓고 있다.
▲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규탄' 촛불 박근혜즉각퇴진 5차 범국민행동에 참가한 시민들이 26일 오후 광화문앞에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규탄'을 촛불로 만들어 놓고 있다.ⓒ 권우성
꽃 스티커로 장식된 차벽 박근혜즉각퇴진 5차 범국민행동에 참가한 시민들이 26일 오후 청와대 입구에 세워진 경찰 버스에 꽃 스티커를 붙여 놓았다.
▲ 꽃 스티커로 장식된 차벽 박근혜즉각퇴진 5차 범국민행동에 참가한 시민들이 26일 오후 청와대 입구에 세워진 경찰 버스에 꽃 스티커를 붙여 놓았다.ⓒ 권우성
청와대앞 대형 '전범기' 찢기 박근혜즉각퇴진 5차 범국민행동에 참가한 시민들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400미터 근접한 정부서울청사 창성동별관앞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규탄하며 대형 전범기를 찢고 있다.
▲ 청와대앞 대형 '전범기' 찢기 박근혜즉각퇴진 5차 범국민행동에 참가한 시민들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400미터 근접한 정부서울청사 창성동별관앞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규탄하며 대형 전범기를 찢고 있다.ⓒ 권우성
광화문광장 무대에 오른 밴드 노브레인은 "'아름다운 세상'은 1997년 쯤 만든 노래인데 오늘에야 빛을 발하는 것 같아"며 "촛불로 세상을 움직이는 모습에 감동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아름다운 우리 목소리를 저쪽 뒤(청와대)까지 들려주고자 한다"고 말하며 노래 '비와 당신'을 불렀다.

역시 촛불을 든 시민들로 가득 찬 청와대 앞 자하문로에서도 시민들이 무대에 올라 자유발언을 이어나가고 있다. 한 어린이는 "박근혜 할머니 그만하세요. 우리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박근혜는 퇴진하라"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시민들은 촛불과 깃발을 흔들고 방방 뛰면서 하야송을 같이 부르고, "즉각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정부청사 창성동별관앞 시민들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규탄하며 대형 전범기를 찢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6신 : 26일 오후 9시 18분]
100만 넘어 160만... '박근혜 퇴진' 촛불 역대 최대기록
청와대 향한 분노의 촛불 26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5차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 청와대 향한 분노의 촛불 26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5차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 남소연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분노가 기어코 전국 160만 개의 촛불을 밝히면서 들불처럼 번졌다. '박근혜 퇴진' 촉구 촛불집회 역대 최대 기록이다.

26일 '박근혜 즉각 퇴진! 5차 범국민대회'를 주최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오후 8시 현재 광화문 일대에 130만여 명이 운집했다"라면서 "지역에서도 부산 10만여 명, 광주 5만여 명 등 30만여 명을 합하면 총 160만 명가량이 집결한 것으로 추산된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저녁 광화문 일대에 26만여 명(오후 7시 30분 기준)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급속히 늘어나는 시민들... 전국 200만 촛불 새역사 '눈앞'
세월호참사 아이들 이름 적힌 손피켓 들고 박 대통령 책임 묻는 시민들 경찰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며 청와대 인간띠잇기를 벌인 시민들을 강제해산 시킨 가운데,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시민들이 세월호참사 단원고 학생들의 이름이 적힌 손피켓을 들어보이며 박 대통령의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 세월호참사 아이들 이름 적힌 손피켓 들고 박 대통령 책임 묻는 시민들 경찰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며 청와대 인간띠잇기를 벌인 시민들을 강제해산 시킨 가운데,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시민들이 세월호참사 단원고 학생들의 이름이 적힌 손피켓을 들어보이며 박 대통령의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유성호
경찰, 청와대 앞 인간띠잇기 시민 강제해산 서울행정법원이 청와대 앞 200m 위치한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집회 행진에 대해 오후 5시 반까지 허용한 가운데,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경찰이 청와대 인간띠잇기를 벌인 시민들을 인도 위로 이동시키는 작전을 벌이고 있다.
▲ 경찰, 청와대 앞 인간띠잇기 시민 강제해산 서울행정법원이 청와대 앞 200m 위치한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집회 행진에 대해 오후 5시 반까지 허용한 가운데,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경찰이 청와대 인간띠잇기를 벌인 시민들을 인도 위로 이동시키는 작전을 벌이고 있다.ⓒ 유성호
특히 시간이 갈수록 시민들이 계속해서 촛불집회 장소로 모여들고 있어서, 주최 측이 당초 목표했던 전국 200만 명(서울 150만 명, 지역 50만 명) 달성도 눈앞에 두고 있다. 오후 8시 45분 현재 사직터널 방면에서 동십자각 넘어까지, 서대문 방향 금호아시아나 앞까지, 종로 방향 종각역 너머까지 시민들이 밀려오고 있다.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경복궁역 앞에서 서울시청 광장을 지나 한화 건물 넘어서까지 빈틈없이 가득 차 있다.

현재 촛불집회 참석 규모도 규모지만 늘어나는 속도도 이전과 사뭇 다르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청와대를 포위하는 인간띠 잇기 행진에 20만여 명이 집결했고, 오후 5시는 15만 명이 증가한 35만 명이 청와대 주변을 둘러쌌다. 본 집회가 시작된 오후 6시 광화문광장엔 60만 개 촛불이 불을 밝혀졌지만, 1시간도 채 지나기 전에 40만여 명의 시민이 추가로 합류하면서 지난 12일에 이어 다시 한번 100만 촛불을 만드는 기염을 토했다. 이런 속도라면 이번 5차 촛불집회에서 서울 150만 명을 넘어 '전국 200만 촛불'이라는 새역사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편 이날 본행사가 열린 광화문광장은 거대한 해방구를 방불케 했다. 시민들은 흥겨운 '하야가'에 맞춰 박수치고 소리를 지르며, 때론 몸을 흔들기도 했다. 특히 오후 8시 광화문 광장에서 아름다운 범국민 집단 저항 행동이 벌어졌다.

오후 8시가 되자 130만여 시민들이 사회자의 권고에 따라 일제히 촛불을 껐다. 1분 동안 소원을 빌라고 하자 미리 약속이나 한듯 일제히 "박근혜는 퇴진하라"라고 소리쳤다. 10분  뒤 다시 촛불이 켜졌고, 시민들은 스피커를 통해 흐르는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신명나는 촛불, 박근혜 덕분에 대동"
청와대를 향해! 박근혜 퇴진 촉구!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5차 범국민행동을 마친 수많은 시민들이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 청와대를 향해! 박근혜 퇴진 촉구!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5차 범국민행동을 마친 수많은 시민들이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이정민
박근혜 퇴진하라!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5차 범국민행동에서 퇴진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 박근혜 퇴진하라!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5차 범국민행동에서 퇴진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이정민
경찰은 청와대에서 500m 정도 떨어진 새마을금고 광화문지점 앞 사거리(경북궁역과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사이 중간지점)에 이중삼중 차벽을 세워 청와대로 향하는 시민들의 행진에 대비했다. 본행사를 마치고 광화문광장에서 출발한 행진대열이 차벽 앞 경찰저지선을 밀어냈고, 경찰들은 차벽 뒤로 이동했다. 시민들은 "경찰은 퇴근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경찰은 또 반대편인 삼청로길 정독도서관 마을버스 정류장 앞에 폴리스라인을 쳤다. 방송차량을 앞세운 시민들이 폴리스라인 문턱까지 다다랐고, 시민들은 함성으로 파도를 타거나 집회 차량에서 나오는 노래를 따라부르며 흥을 돋궜다.

광화문광장 오른편 동십자각 맞은편 세종대로에서는 신명나는 풍악 소리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성공회대 풍물동아리 '탈'의 풍악 장단에 맞춰 시민들은 "박근혜 퇴진" "새누리도 공범이다" 등의 추임새를 넣었다. 흥에 겨워 막춤을 추는 할아버지부터 어깨를 들썩이는 할머니까지. 지나던 한 시민은 "박근혜 덕에 대동하네"라고 말했다.
 26일 밤 박근혜 대통령 퇴진촉구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에서 청와대 앞 청운동사무소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26일 밤 박근혜 대통령 퇴진촉구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에서 청와대 앞 청운동사무소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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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
취재 : 최경준, 이민선, 김은혜, 선대식, 김지현, 조혜지, 김윤정, 유지영 
오마이TV : 오연호, 장윤선, 김윤상, 박정호, 황지희, 박소영, 윤수현, 이승열, 정현덕, 조민웅, 홍성민, 정교진
사진 : 권우성, 이종호, 이정민, 남소연, 유성호
지역 : 심규상, 장재완(대전·충청), 윤성효(창원), 이주빈(광주), 조정훈(대구), 정민규(부산)
SNS : 김혜리 /  자막 : 이한기
편집 : 이정환(데스크), 성낙선, 이준호, 김미선,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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